3차 토론회, 천안 먹거리돌봄 구축 포럼 후 기념촬영
[편집자 주] 한 끼의 식사를 건강과 안부, 지역공동체로 연결하는 ‘먹거리돌봄’ 논의가 천안에서 이어지고 있다. 천안아산신문은 세 차례 토론회·포럼에서 제기된 내용을 바탕으로 천안형 먹거리돌봄의 필요성과 실행 과제를 2회에 걸쳐 살펴본다. 1회에서는 식사 지원의 사각지대와 서비스 방향을, 2회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체들의 역할, 재정 및 제도화 과제를 짚는다.
박찬무 이사장 “행정과 의회, 시민사회, 사회연대경제조직이 함께 실행 방안 협의해야”
지역 농산물과 돌봄 연결할 운영체계·재정·역할 분담 과제로
“이제는 논의를 넘어 행정과 의회, 시민사회, 사회연대경제조직이 함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협의하고 제도화해 나갈 과제가 남았습니다.”
박찬무 사단법인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은 세 번째 먹거리돌봄 토론회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세 차례 공론장을 통해 모은 문제의식과 제안을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안 먹거리돌봄 논의가 실행 단계로 나아가려면 누구를 지원하고, 누가 서비스를 제공하며, 비용과 품질을 누가 책임질지 정해야 한다. 농업과 복지, 보건과 사회연대경제를 연결하자는 제안이 실제 시민의 식탁에 닿기 위한 조건이다.
박 이사장은 “지난 7월부터 지역의 먹거리돌봄을 화두로 토론회와 포럼을 준비해 왔습니다”라며 공론장 마련의 배경을 전했다. 이어 “먹거리돌봄의 영역은 어디까지인지, 왜 필요한지,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지 아직은 낯설게 느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라며 “이러한 질문을 지역의 공론장에서 함께 나누고 의견을 모으고자 세 차례의 토론회를 마련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10월 28일 열린 천안 먹거리돌봄 구축 포럼에서는 지역 농산물 공급과 사회연대경제조직의 참여, 기초연구에 기반한 정책 설계가 논의됐다. 추진위원회가 제공한 자료에는 공공센터 설치와 조례 정비, 재원 마련 등을 천안시에 제안하는 방향도 담겼다. 현재는 이러한 제안을 행정·의회와 협의해 실행계획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단계다.
■ 공론장에서 실행으로…천안시가 맡아야 할 조정과 책임
박 이사장이 제시한 후속 과제의 핵심은 여러 주체의 공동 협의와 제도화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의 책임과 민간의 수행 역할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참여기관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부서 간 공백이나 서비스의 단절이 해소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장기수 천안시장이 토론회에 앞서 먹거리돌봄에 대한 지지, 지원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
(1차 토론회)
천안시 먹거리정책의 추진 방식도 열린 상태다. 10월 27일 천안시의회 임시회의록에 따르면 장기수 시장은 "먹거리재단 설립에 필요한 절차와 시간을 설명하면서, 재단 형식에 얽매이기보다 지역 농산물을 공공·민간 급식 등에 공급할 실용적인 방안을 선택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먹거리재단이나 공공센터가 어떤 기능을 맡아야 하는지부터 따져야 하는 이유다. 농산물 유통과 공급을 담당하는 기능, 돌봄 대상자의 필요를 판단하고 사례를 관리하는 기능이 어떻게 협력할지 설계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통합돌봄 이용 절차는 대상자의 상태와 욕구를 조사해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통합지원회의를 거쳐 서비스를 연계하도록 하고 있다. 먹거리돌봄 역시 이러한 체계 안에서 보건·복지 서비스와 연결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천안시는 기존 식사 지원 사업의 대상과 예산, 제공기관, 운영일수 등을 함께 파악하고 중복과 공백을 점검해야 한다. 전담 조정 기능을 어디에 둘 것인지, 부서 간 의견이 다를 때 누가 결정할 것인지도 정해야 한다. 시의회는 필요한 조례와 예산을 심사하고 서비스의 접근성과 집행 결과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 지역 농산물과 사회연대경제, 공동체로 이어질 협력 구조
박 이사장은 먹거리돌봄이 지향하는 지역의 변화를 두고 “지역농산물과 사회연대경제조직이 먹거리돌봄의 중요한 주체로 성장하고, 그 성과가 지역공동체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이 기대를 구체화하려면 농산물 생산에서 조리·배송, 이용자의 식생활 확인으로 이어지는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 지역 농가의 판로 확대와 돌봄 서비스의 질을 함께 높일 수 있도록 각 단계의 역할과 거래 조건을 정해야 한다.
포럼에서 김병수 천안시농민회장은 중소농·고령농의 기획생산과 계약재배, 로컬푸드 직매장을 활용한 식재료 소분·배송을 제안했다. 장동순 사회적협동조합 천안사회경제연대 상임이사는 사회연대경제조직의 공공서비스 수행과 수익의 지역 재투자를 강조했다.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와 돌봄 서비스를 연결하려면 생산 단계부터 수요를 공유해야 한다. 필요한 품목과 물량, 공급 시기, 가격 기준을 협의하고 작황 변화에 대비한 대체 공급 방안도 준비해야 한다. 지역산 사용이라는 목표와 이용자에게 필요한 식단을 함께 충족하는 운영 능력이 중요하다.
조리와 배송을 맡는 사회적기업·협동조합·자활기업 등에는 위생관리와 인력 확보, 정시 배송, 이용자 응대 역량이 요구된다. 참여 기준과 선정 과정, 서비스 평가를 투명하게 운영하고 필요한 교육과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복지기관은 대상자 발굴과 사례관리, 보건의료 인력은 건강·영양 관련 자문, 대학과 연구기관은 수요 조사와 평가에 기여할 수 있다. 김혜경 천안여성의전화 대표가 제안한 실증적 기초연구도 이러한 역할 분담의 근거가 된다. 이용자와 가족이 서비스 설계와 평가에 참여할 통로 역시 마련해야 한다.
■ 지속가능한 한 끼…적정 비용과 단계적인 실행계획 필요
박 이사장이 강조한 제도화는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과제와 맞물린다. 협력 의지를 실제 서비스로 유지하려면 안정적인 재원과 적정한 비용, 성과를 확인할 기준이 필요하다.
한 끼의 비용에는 식재료와 조리비뿐 아니라 포장·배송, 영양관리, 안부 확인, 교육과 운영비까지 반영해야 한다. 특히 배송 거리가 긴 지역이나 별도 조리가 필요한 식사는 비용 구조가 다를 수 있다.
1차 토론회에서 심재우 제이티푸드솔루션 대표는 공공급식과 기업 거래 등의 수익을 돌봄 재원과 결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검토할 수 있는 방향이지만 시장 매출에는 변동성이 있다. 필수적인 식사 지원이 판매 실적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기본 서비스의 재정 책임을 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수익의 지역 재투자 역시 운영 규칙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사업별 회계를 구분하고 재투자 실적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적정한 서비스 단가와 계약 기간을 마련해 종사자의 저임금이나 과도한 자원봉사로 비용을 메우는 구조도 피해야 한다.
실행은 수요 조사, 시범사업, 평가와 보완, 확대의 순서로 구체화할 수 있다. 시범사업에서는 도심과 읍·면의 전달 여건, 서비스별 비용, 이용자의 선택과 만족도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토대로 대상자 기준과 운영 방식, 필요한 제도와 예산을 조정하는 접근이다.
평가도 배달 건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용자의 식생활 변화, 서비스 지속률, 위기 발견 후 지원 연계, 지역 농산물 구매 실적과 종사자 노동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의료비 절감 같은 장기 효과는 별도 분석을 통해 검증할 과제다.
박 이사장은 “세 차례 공론장을 통해 먹거리돌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넓혔다면, 이제는 행정과 의회, 시민사회와 사회연대경제조직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협의할 차례”라며 “생산자와 서비스 이용자의 목소리를 담아 실행계획과 재정 분담, 점검 기준을 구체화할 때 지역공동체의 발전이라는 기대도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강재 기자 kyccmc@gmail.com 천안아산신문 ca@c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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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 먹거리돌봄 추진위원회는
지역의 먹거리와 복지·농업·사회연대경제를 연결하고 천안형 먹거리돌봄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구성된 지역 협의체다.
제공된 구성 자료에 따르면 사회적협동조합 천안사회경제연대, 사단법인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백석대학교 앵커사업단, 한국사회연대경제 통합돌봄추진단, 한살림천안아산, 충남광역자활센터,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 천안센터, 먹거리돌봄전국네트워크 등 9개 단체가 참여한다.
추진위원회는 9월 7일과 30일, 10월 28일 토론회·포럼을 통해 정책 전환 방향과 사각지대, 서비스 설계 및 제도화 과제를 논의했다. 천안시의 법정·행정위원회와는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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