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9만여 명 방문·61개국 참여…외형 성장 넘어 지역경제·도시브랜드 확장 과제로
천안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인 ‘천안흥타령춤축제 2026’이 오는 10월 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펼쳐진다. 2003년 첫선을 보인 이후 대한민국 대표 춤축제로 성장한 흥타령춤축제는 올해도 전국춤경연대회와 국제춤대회, 거리댄스퍼레이드 등을 중심으로 시민과 국내외 춤꾼들이 함께하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흥타령춤축제는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행사에 머물지 않는다. 전문 무용인과 생활문화 동아리, 청소년과 대학생, 해외 민속무용단, 스트릿댄서가 같은 공간에서 만나고 시민이 관람객을 넘어 축제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축제를 개최하는 천안시와 천안문화재단이 올해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지난해 확인한 대규모 집객력과 국제적 외연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브랜드 구축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다.
2003년 시작해 대한민국 대표 춤축제로 성장
천안흥타령춤축제는 2003년 처음 개최된 이후 20년 넘게 이어져 왔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축제에 8차례 선정됐으며, 6년 연속 지역대표공연예술제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부터는 명예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는 등 역사성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흥’과 ‘춤’이라는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소재를 축제의 중심에 놓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천안삼거리의 흥타령이라는 지역 문화자산에 현대무용과 스트릿댄스, K-댄스, 세계 각국의 민속춤을 결합하면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축제 구조를 만들어냈다.
축제 공식 캐릭터 ‘흥이’와 ‘춤이’ 역시 한글의 ‘흥’과 ‘춤’을 형상화했다. 지역의 언어와 정서를 시각적 콘텐츠로 확장해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에게 축제 이미지를 전달하는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
링크 : 천안흥타령춤축제 공식 소개
89만 명이 찾은 축제…전문성과 대중성 함께 확장
지난해 열린 천안흥타령춤축제 2025에는 주최 측 추산 89만4000여 명이 방문했다. 61개국에서 무용단과 방문단 등 4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거리댄스퍼레이드에는 국내외 37개 팀, 2000여 명이 무대에 올랐다.
전국춤경연대회와 국제춤대회, 국제스트릿댄스챔피언십, 전국대학치어리딩대회 등에 더해 대한민국무용대상과 전국 댄스스포츠 선수권대회, 펌프잇업 월드 챔피언십이 새롭게 도입됐다. 전통춤과 전문무용, 생활체육, 스트릿댄스, 게임문화까지 축제의 영역이 확장된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참여형 공연과 춤 배우기, 청년층을 겨냥한 K-EDM 공연, 세대의 추억을 소환한 레트로 파티도 운영됐다. 전문 춤 경연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가족·청년 관람객을 생활문화형 콘텐츠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폐막식에서는 불꽃놀이 대신 1000여 대의 드론을 활용한 라이트쇼를 선보인다. 축제장 내 다회용기 사용과 함께 환경친화적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링크 : 천안흥타령춤축제 공식 언론보도
거리퍼레이드, 축제장을 넘어 도시 전체를 무대로
흥타령춤축제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거리댄스퍼레이드다. 공연장 안에서 진행되는 무대는 관람객이 찾아가야 하지만, 거리퍼레이드는 춤꾼들이 시민의 일상으로 들어오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외 참가팀이 도심을 행진하며 춤을 선보이고 시민은 도로변에서 공연을 관람한다. 도시는 거대한 무대로 바뀌고 참가자와 관람객의 경계도 자연스럽게 허물어진다. 축제가 특정 장소에 고립되지 않고 도시의 상권과 거리, 시민의 일상까지 연결되는 순간이다.
2026년 거리댄스퍼레이드 참가팀 모집도 진행됐다. 축제는 전국춤경연을 비롯한 주요 춤 경연 참가팀을 모집하며 본격적인 개최 준비에 들어갔다.
링크 : 천안흥타령춤축제 참가 안내
관람객 숫자보다 중요한 ‘지역에 무엇을 남겼는가’
대규모 축제의 성과는 방문객 숫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이 천안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지역 음식점과 숙박업소·전통시장·골목상권을 얼마나 이용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축제장 안에서 모든 소비가 끝나는 구조라면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천안역과 신부동, 중앙시장, 성정동, 불당동 등 주요 상권을 연결하는 교통·관광 동선을 만들고, 빵과 호두과자 등 천안의 먹거리와 독립기념관·천안박물관·성성호수공원 같은 관광자원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
해외 참가단과 외지 관광객을 위한 다국어 안내, 숙박·음식·관광 통합정보 제공도 중요하다. 축제 관람 전후로 천안에 하루 더 머물 수 있는 관광상품이 마련돼야 ‘방문형 축제’가 ‘체류형 축제’로 발전할 수 있다.
방문객 집계 방식과 소비 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카드 매출과 이동통신 데이터, 숙박률, 대중교통 이용량 등을 활용해 축제가 지역경제에 남긴 실질적인 효과를 공개한다면 시민의 신뢰와 정책적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세계적인 춤축제, 천안만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흥타령춤축제는 이미 국내를 넘어 세계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국제문화교류의 장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규모의 확대와 함께 ‘천안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천안삼거리와 능소설화, 흥타령 등 지역의 문화적 뿌리를 현대적인 춤 콘텐츠로 재해석하고, 지역 예술인과 청년 창작자가 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개발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축제 기간에만 공연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창작·교육·연습·공연이 연중 이어지는 춤 생태계도 구축해야 한다.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천안흥타령춤축제 2026은 천안이 ‘춤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리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성과의 기준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녀갔느냐를 넘어, 시민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지역경제와 문화예술계에 무엇을 남겼느냐에 달려 있다.
흥타령춤축제가 세계인이 찾아오는 축제를 넘어 시민의 일상과 지역의 미래를 춤추게 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천안아산신문 ca@canew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