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로 뺀 살, 왜 다시 찔까?
마운자로로 뺀 살, 왜 다시 찔까?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6.09.2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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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현상의 숨겨진 열쇠, 자율신경과 휴식기 에너지 대사
김동운 원장(아이본 병원)‘열나요’ 어플 개발자
김동운 원장(아이본 병원)
‘열나요’ 어플 개발자

마운자로를 비롯한 비만 치료제의 등장으로 과거에는 어려웠던 체중 감량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진료실에서는 또 다른 고민을 듣게 된다.

“마운자로를 맞을 때는 살이 잘 빠졌는데, 중단하니 다시 찌기 시작합니다.”

“예전보다 적게 먹는데도 체중이 늘어납니다.”

약물을 중단한 뒤 식욕이 돌아오는 것만이 원인일까? 체중 감량 과정에서 우리 몸의 에너지 소비 체계에도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닐까?

필자는 비만 치료에서 식욕 조절과 함께 ‘휴식기 에너지 대사’와 이에 관여하는 자율신경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1. 쉬는 동안에도 에너지는 소비된다

많은 사람이 살을 빼려면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운동은 중요하지만, 하루 동안 소비하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운동하지 않고 쉬는 동안 사용된다. 이를 휴식기 에너지 소비(Resting Energy Expenditure)라고 한다.

잠을 자거나 누워 있을 때도 심장은 뛰고, 폐는 호흡하며, 간과 신장, 뇌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골격근도 휴식 중 에너지를 소비한다. 뇌와 심장, 간, 신장처럼 체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도 단위 무게당 에너지 소비가 높은 기관들의 역할 역시 크다.

따라서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서는 운동으로 소비하는 칼로리뿐 아니라 휴식 중 에너지 소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다만 이것이 운동보다 휴식이 체중 감량에 더 효과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근육량 유지와 건강 관리에 필수적이다.

2. 체중 감량 후 달라지는 에너지 소비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되며, 심박수와 혈압, 소화, 체온 조절, 지방 분해와 열 생산 등에 관여한다. 그 기능은 수면, 스트레스, 호르몬, 영양 상태 및 신체활동과도 연결되어 있다.

체중이 줄면 신체 크기와 구성의 변화에 따라 필요한 에너지량도 감소한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로 예상되는 수준보다 에너지 소비가 추가로 줄어드는 ‘적응성 열생산 감소(Adaptive Thermogenesis)’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과정에는 갑상선호르몬, 렙틴, 교감신경 활성 등 여러 조절 기전이 관여한다.

체중 감량 후 식욕은 증가하고 에너지 소비는 감소하면,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요요 현상을 환자의 의지 부족이나 식습관 문제로만 설명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3. 경추와 골반의 기능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

필자는 비만 환자를 진료할 때 체중뿐 아니라 경추와 골반의 상태, 자세, 근육 긴장도, 호흡 양상과 수면 상태도 살펴본다.

경추나 골반의 정렬 이상이 곧바로 자율신경 장애를 일으키거나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근골격계의 기능 이상은 통증, 수면장애, 움직임의 제한 및 신체활동 감소와 동반될 수 있다.

급격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량이 줄거나 기존의 통증이 악화되면 활동량이 감소하고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필요한 경우 도수치료와 운동치료, 자세 재교육 등으로 통증과 움직임의 제한을 개선하는 것은 신체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척추 수기치료가 자율신경 기능을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휴식기 에너지 소비를 늘리거나 요요를 예방한다는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경추·골반 치료는 비만 치료의 대체 수단이 아니라 신체활동을 돕기 위한 관리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4. 수면과 호흡, 호르몬도 함께 살펴야 한다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는 식욕과 포만감 조절에 영향을 미치고, 피로와 활동량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비만 환자에게 동반될 수 있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의 질과 심혈관계·대사 건강에 영향을 준다. 갑상선 기능 이상과 같은 내분비질환도 체중 변화에 관여할 수 있다.

따라서 마운자로 치료 이후 체중이 다시 증가한다면 식사량과 운동량만 볼 것이 아니라 수면과 호흡 상태, 호르몬 및 대사 건강, 근육량과 신체활동 수준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 자율신경 기능 이상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원인에 맞게 치료해야 한다.

5. 감량 이후에는 유지 전략이 필요하다

마운자로는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지만, 중단 후에도 감량한 체중이 저절로 유지되지는 않는다. 티르제파타이드의 장기 체중 관리 효과를 평가한 SURMOUNT-4 임상시험에서도 약물 중단군의 상당한 체중 재증가가 관찰됐다.

약물 치료 중에는 충분한 영양 섭취와 근육량 유지를 위한 근력운동, 적절한 수면과 신체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중단을 고려할 때도 환자 상태에 맞는 장기적인 유지 계획이 필요하다. 통증이나 수면장애, 활동 제한 등이 있다면 함께 관리해야 한다.

다만 자율신경 조절 치료나 경추·골반 교정만으로 약물 중단 후 요요를 예방할 수 있다는 임상적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휴식기 에너지 소비와 자율신경 기능, 체성분 및 장기적인 체중 유지 효과를 함께 살피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

6. 비만 치료의 목표는 건강한 유지다

비만 치료는 체중계의 숫자를 낮추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식욕을 조절하면서 근육량을 유지하고, 수면과 호흡을 개선하며, 신체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마운자로는 체중 감량을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치료의 성공은 얼마나 빠르게 살을 뺐느냐보다 감량한 체중을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는 식욕과 함께 쉬고 있을 때의 에너지 대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