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성호수공원 재디자인, ‘단순 산책로’ 넘어 시민 휴식·문화 거점으로 거듭나야
성성호수공원 재디자인, ‘단순 산책로’ 넘어 시민 휴식·문화 거점으로 거듭나야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6.09.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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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백 박사경영학박사 경영지도사(사)충남소상공인연합회 고문
이상백 박사
경영학박사
경영지도사
(사)충남소상공인연합회 고문

도시의 공원은 단순한 녹지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바쁜 일상에 지친 시민에게는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터이자,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문화와 일상이 교류하는 삶의 공간이다.

천안시 서북구의 핵심 수변공간으로 자리 잡은 성성호수공원 역시 개장 이후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도심 속 대표적인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금의 성성호수공원이 시민들의 다채로운 삶을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탁 트인 호수와 수변 경관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계절과 날씨에 따라 이용에 제약이 있고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아쉬움도 있다.

이제 성성호수공원은 단순히 ‘걷는 공원’을 넘어 남녀노소 누구나 머물고, 즐기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복합 쉼터’로 한 단계 도약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원의 공간과 기능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다시 디자인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첫째, ‘걷는 공원’에서 ‘쉬는 공원’으로

가장 먼저 강화해야 할 것은 공원 본연의 기능인 ‘쉼’이다.

성성호수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여름철 강한 햇빛이나 비를 피하면서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인공적인 파고라나 휴게시설을 곳곳에 설치하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호수 주변에 나무와 숲이 어우러진 그늘길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나무의 색과 향기가 달라지는 숲길은 단순한 보행공간을 넘어 도심의 소음과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생태적 치유공간이 될 수 있다.

공원의 가치는 얼마나 많은 시설을 설치하느냐에만 달려 있지 않다. 시민들이 얼마나 편안하게 머물고 쉴 수 있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둘째, 아이와 청소년이 찾는 ‘놀거리’를 만들어야

두 번째는 가족과 청소년을 위한 ‘놀거리’다.

현재의 공원이 호수 경관을 감상하고 산책하는 정적인 이용에 치우쳐 있다면, 앞으로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더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모험심을 키울 수 있는 친환경 놀이공간, 청소년과 젊은 세대가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스트리트 스포츠 공간,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 등 세대와 이용 목적에 따른 다양한 소광장을 검토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시설을 한꺼번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다. 공원의 자연환경과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연령별 이용 수요를 세심하게 반영하는 공간 설계가 필요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청소년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며 가족들이 함께 머물 수 있을 때 성성호수공원은 비로소 ‘모두의 공원’으로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셋째, 자연과 문화가 만나는 ‘볼거리’를 만들어야

세 번째는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성성호수공원의 수려한 수변 경관은 그 자체로 훌륭한 무대가 될 수 있다.

호숫가에 소규모 버스킹 공연이 가능한 공간과 야외 전시공간, 주말 프리마켓 등이 열릴 수 있는 가변형 예술광장을 마련한다면 공원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시민과 만나는 새로운 무대가 되고, 시민들에게는 별도의 공연장이나 전시장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산책 중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자연과 문화가 결합된 공간은 성성호수공원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만드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시설을 더하기보다 시민의 목소리부터 들어야

무엇보다 성성호수공원의 재디자인은 공급자 중심의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원을 실제로 이용하는 어린이와 청소년, 가족, 어르신, 장애인, 반려동물 동반 시민 등 다양한 이용자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환경단체와 조경·도시계획·문화예술 분야 전문가 등의 의견도 함께 반영해야 한다. 개발과 보존, 이용 편의성과 생태적 가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시설물을 새로 설치하는 것만으로 공원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어디에서 쉬고, 무엇을 즐기며, 얼마나 오래 머물고 싶은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진정한 재디자인의 출발점이다.

성성호수공원의 ‘두 번째 도약’을 준비하자

성성호수공원은 천안시가 가진 소중한 도시 자산이다.

이제는 공원을 조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시민의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늘이 드리워진 숲길에서 시민들이 여유롭게 쉬고, 소광장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며, 예술광장에서는 음악과 그림이 시민들의 일상과 만나는 모습.

이러한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성성호수공원은 단순한 수변 산책로를 넘어 천안을 대표하는 휴식· 문화·여가가 결합된 수변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잘 만드는 것’이다. 기존 자연환경과 경관을 최대한 살리면서 시민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필요한 시설을 단계적으로 채워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성성호수공원의 미래는 행정만의 몫이 아니다. 시민이 원하는 공원의 모습을 함께 그리고, 전문가의 지혜를 더하며, 행정이 이를 실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성성호수공원이 천안의 대표적인 산책로에 머물 것인지, 시민의 일상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수변 복합문화공간으로 도약할 것인지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

천안시의 적극적인 행정과 담대한 비전, 그리고 시민의 참여가 모인다면 성성호수공원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성성호수공원의 ‘두 번째 도약’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