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블교육센터평생교육원장
남서울대학교 AI소프트웨어 학과 겸임교수
AI는 산업계뿐 아니라 구인·구직 시장과 주식시장까지 몰라보게 바꿔 놓았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람들은 모이면 AI를 이야기한다. 그중에서도 AI가 바꿀 미래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이미 상당 부분 달라진 오늘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생성형 AI는 이제 일상이 됐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인식은 여기에 머물러 있다.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고, 한두 번쯤 사용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에이전틱 AI'가 무엇인지 알고, 직접 활용해 업무에 적용해 본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필자의 지인 한 명은 클로드 유료 계정을 사용한다. 잠들기 전 그날 사용한 토큰량이 적으면 왠지 뒤처지는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바람직한 몰입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대로 하루 종일 생성형 AI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토큰'이라는 용어조차 낯설다면, 이미 변화의 흐름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이런 격차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문서를 작성할 때 타자기를 쓰던 시절이 떠오른다. 상업고등학교 앞에는 주산·부기·타자 학원이 즐비했고, 타자기를 빌리려는 학생들이 줄을 서서 이름을 적곤 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엑셀·파워포인트가 등장하자 학생들은 MS 오피스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금 AI는 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물론, 어렵게만 느껴졌던 기능과 수식까지 손쉽게 처리해 준다.
분명 편리해졌다. 그러나 더 부담스러워진 것도 있다. 변화의 속도다. 과거에는 MS 오피스나 한글과컴퓨터가 새 버전을 내놓아도 문서를 작성하는 방식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AI는 다르다. 불과 6개월에서 1년 사이에도 새로운 버전이 나오고, 나올 때마다 기능은 눈에 띄게 진화한다.
예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 두 회사의 프로그램이 사실상 전부였다. 지금은 문서 작성, 이미지 편집, 보고서 작성, 프로그래밍 등 분야마다 강점을 가진 AI 서비스가 경쟁하고 있다. 심지어 최고라고 평가받는 서비스도 수시로 바뀐다. 챗GPT가 앞서가는가 싶으면 제미나이가 주목받고, 다시 클로드가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AI 도구를 배우고 직접 활용해야 하는 시대다.
그 흐름의 한가운데에서 필자가 가장 관심을 두는 분야는 에이전틱 AI다. 특히 이를 활용한 업무 효율의 고도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주변에도 에이전틱 AI를 적극 활용해 보라고 권한다. 대화형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과 에이전틱 AI를 사용하는 것의 차이는 같은 과제를 중학생에게 맡기는 것과 대학생에게 맡기는 것만큼 크다고 말하곤 한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비유다.
그럴 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에이전틱 AI가 뭔가요?"
필자는 이렇게 답한다.
"목표를 주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파일을 읽고, 코드를 수정하고, 명령어를 실행하며, 결과까지 확인합니다. 내 PC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실행해 목표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AI입니다."
이런 인지 격차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 경험률은 44.5%로 전년보다 11.2%포인트 증가했다. 20대는 75.3%인 반면 60대는 14.3%에 그쳐 세대 간 격차도 뚜렷했다.
그런데 이 격차를 걱정하는 사이 산업 현장은 한발 더 앞서가고 있다. 가트너는 2026년까지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40%에 작업 특화 AI 에이전트가 통합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5%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여덟 배 증가하는 셈이다.
기업 간 격차도 뚜렷하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AI 활용 수준 차이는 여러 조사에서 확인된다. 이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과제인 만큼 다음 글에서 따로 살펴보고자 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생성형 AI가 등장하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편리함이 어느새 피로함으로 바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불안을 조장하기 위해서도, 뒤처지지 말라고 재촉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적어도 지금, 우리 곁에 이미 얼마나 많은 변화가 와 있는지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작은 실천이다. 매일 반복하는 이메일 정리나 자료 조사, 보고서 초안 작성 가운데 하나만이라도 에이전틱 AI에 맡겨 보자. 처음부터 완벽하게 사용할 필요는 없다. 낯선 용어 하나를 검색해 보고, 무료 AI 도구 하나를 직접 실행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시작으로 자신의 AI 활용 수준을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래 링크에서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현재 자신의 AI 활용도를 간단히 진단해 볼 수 있다.
AI 활용도 자가진단 https://ai-utilization-checkup.vercel.ap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