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신문 상임이사
사)기본사회 충남공동대표/천안상임대표
전)천안시체육회 사무국장
일본은 어떻게 인기·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세계 수준으로 발돋움해 스포츠 강국이 되었는가?
― 토양과 환경을 먼저 가꾸는 체육 시스템
북중미 축구 월드컵 32강에서 탈락했지만, 일본 축구는 여전히 월드클래스로 인정받고 있다.
'왜 일본은 저렇게 꾸준히 성장할까?'
한두 명의 천재 선수가 나타나 만들어 낸 성과라면 설명은 쉽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거의 모든 종목에서 일정한 경쟁력을 유지하는 나라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답은 시스템에 있다.
우리는 흔히 일본 스포츠를 이야기할 때 성실함과 근성, 장인정신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그것도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일본 스포츠의 진짜 경쟁력은 사람의 의지보다 시스템의 힘에서 나온다.
일본의 지방도시 후쿠오카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는 시청과 교육위원회, 학교, 경기단체, 기업, 지역사회가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유망 선수를 발굴하고, 훈련과 학업을 연계하며, 진학과 취업, 은퇴 이후 지도자 과정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다.
한 기관이 모든 것을 책임지지 않는다. 지역사회 전체가 한 명의 선수를 함께 키운다.
그래서 일본은 선수를 육성하는 나라가 아니라 스포츠 생태계를 만드는 나라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메달의 숫자가 아니다. 선수 한 사람의 성공 뒤에는 수많은 사람과 제도, 공동체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천안 역시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우리는 선수를 기술자로만 키우고 있는가? 아니면 스포츠가 자랄 수 있는 토양과 환경을 만들고 있는가?
지금까지는 체육회와 자치단체가 주로 그 역할을 감당해 왔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체육은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천안시와 교육지원청, 학교, 대학, 기업, 시민사회, 체육회가 하나의 협력체를 이루는 '천안형 융합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
학교체육은 꿈을 키우고, 생활체육은 시민의 일상이 되며, 엘리트체육은 전문성을 높인다. 기업은 선수와 팀을 후원하고, 지방정부는 정책과 시설을 뒷받침한다. 각자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스포츠는 도시의 문화가 된다.
천안은 일본을 그대로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모방만으로는 경쟁력이 될 수 없다.
배워야 할 것은 시스템이고, 만들어야 할 것은 천안만의 모델이다.
지역의 특성과 교육환경, 기업의 역량, 시민의 참여를 하나로 묶어 내는 천안형 스포츠 생태계야말로 미래 체육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나는 이것을 '기본체육'이라고 부른다.
기본체육은 단순히 생활체육을 확대하자는 정책이 아니다. 모든 시민이 스포츠를 누릴 권리를 보장하고, 모든 체육인이 존중받으며, 선수 한 사람의 성장이 공동체의 기쁨이 되는 체육 철학이다.
스포츠의 경쟁력은 메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사람을 존중하는 문화, 함께 책임지는 공동체,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에서 시작된다.
C2030은 바로 그 미래를 향한 질문이자 비전이다.
천안이 대한민국 지방체육의 새로운 표준과 모델이 될 수 있는가.
그 답은 선수의 기록보다 우리가 어떤 시스템을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