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테라 대표
개혁신당 전)천안시장 후보
저는 지난 6월 천안시장 선거에서 낙선했습니다.
낙선자는 대개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조용히 사라지거나, 억울함을 토로하거나. 저는 세 번째를 택했습니다. 계속 쓰는 것입니다.
"낙선한 사람이 무슨 할 말이 있느냐"고 묻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가장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낙선자입니다. 당선자는 시민의 기대를 짊어져야 하고,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은 당과 여론을 의식해야 합니다. 저는 잃을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듣기 좋은 말보다 필요한 말을 하려 합니다.
선거 기간 내내 저는 한 문장을 말했습니다.
"천안은 커졌습니다."
인구 70만 명(외국인 포함)을 넘어선 충남 최대의 도시. 천안은 분명 커졌습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현장을 걸으며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커진 것과 성장한 것은 다릅니다.
도시의 몸집은 외부 환경이 키울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서 유입된 인구가, 인근 산업단지의 일자리가, 정부 예산이 도시를 키웁니다. 그러나 성장은 다릅니다. 도시는 스스로 성장해야 합니다.
벌어서 크는 도시와 받아서 크는 도시는 겉보기엔 비슷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차이가 드러납니다.
저는 제조업 회사를 창업해 운영했고, 회사를 매각한 뒤 지금은 작은 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늘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스스로 돈을 버는가, 아니면 투자금으로 버티는가."
매출이 커 보여도 외부 자금에 의존하는 회사는 지원이 끊기는 순간 흔들립니다. 도시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질문을 천안에 던져보려 합니다.
천안의 상권은 스스로 손님을 끌어들이고 있는가?
천안의 인구는 자연스럽게 늘고 있는가?
천안의 일자리는 천안이 만들어내고 있는가?
저도 아직 답을 모릅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 지면을 통해 하나씩 현장을 확인하며 답을 찾아가려 합니다. 어떤 날은 천안의 골목에서, 어떤 날은 세계 여러 도시의 사례에서 그 해답의 조각을 찾아보겠습니다.
한 가지는 약속드립니다.
"제가 시장이 됐더라면…"
이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가정에 머물 뿐입니다. 저는 낙선자가 아니라 시민의 시선으로 쓰겠습니다. 천안에서 태어나고 자라 세계를 경험한 뒤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두 아이를 키우는 시민으로서 천안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천안은 커졌습니다.
이제는 다른 질문을 던질 때입니다.
우리 도시는, 스스로 성장하고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