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표광해 할머니의 시 ‘멍에’, 노래로 다시 울리다
94세 표광해 할머니의 시 ‘멍에’, 노래로 다시 울리다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6.03.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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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TV ‘기수왔수다’ 출연 사연에 감동한 유튜버, 시에 선율 입혀

천안 직산에 거주하는 표광해(94) 어르신의 시 「멍에」가 노래로 다시 태어나며 지역사회에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표 어르신은 지난 3월 13일 저녁 유튜브 채널 ‘장기수TV’의 토크 코너 ‘기수왔수다’에 출연해 자신의 삶과 시 속에 담긴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었다. 선천성 뇌병변장애를 가진 아들 이승(73) 씨를 평생 돌보며 살아온 세월, 그리고 “아들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담담히 전한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방송을 본 한 유튜버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표 어르신의 시 「멍에」에 곡을 붙여 노래로 제작했다. 완성된 영상은 유튜브 채널 ‘쓱보고가’를 통해 공개됐으며, 온라인에서도 조용한 공감을 이어가고 있다.

표 어르신은 몇 해 전 천안노인복지관 문학 공모전에 「멍에」를 출품해 당선되며 이름을 알렸다. 작품에는 장애를 지닌 아들을 돌보며 살아온 어머니의 긴 시간이 담백하면서도 절절하게 녹아 있다. 특히 ‘이 멍에를 끝까지 감당하게 도와주소서’라는 구절은 선택이 아닌 책임으로 이어져 온 돌봄의 세월을 고백하듯 반복된다.

아들 이 씨는 선천성 뇌병변장애로 장애 2급 판정을 받았으며, 대장 절개 수술과 경추 수술 등 여러 중증 질환을 겪어왔다. 요양등급 3급 판정을 받은 고령의 어머니 역시 허리가 굽고 무릎 관절 질환을 안고 있지만, 지금도 하루하루 아들의 곁을 지키고 있다.

표 어르신은 한국전쟁 당시 ‘1·4 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온 실향민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 피란길에 올라 남쪽에 정착했고, 이후 가족을 이루며 삶을 이어왔다. 그 시간을 바탕으로 자서전 『내가 넘은 삼팔선』도 집필했다.

방송에서 장기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표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은 뒤 “이 삶은 개인의 희생만으로 감당할 일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돌봄의 문제”라며 복지 정책의 방향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복지는 시민이 찾아다니며 신청해야 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와 행정이 먼저 살피고 다가가는 ‘지급주의’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94세 어머니가 평생 짊어져 온 ‘멍에’는 이제 시를 넘어 노래로 이어지며 많은 이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남기고 있다. 과연 이 돌봄의 무게를 앞으로는 누가, 어떻게 함께 나눌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노래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HHafCgCVDl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