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학교 763곳 중 90% “방송·정보기기 관리, 교사가 담당”
충남 학교 763곳 중 90% “방송·정보기기 관리, 교사가 담당”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5.11.2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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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통계서 드러난 심각한 업무 과중…전담 인력 배치 요구 확산

충남 지역의 유치원·초·중·고교 763개교 중 약 90%가량이 방송 시설과 정보기기 유지·관리 업무를 교사에게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충남지부가 자체 설문조사에서 확인한 수치(61%)보다 30%포인트가량 높은 비율로, 충남 교육현장의 실제 업무 과중이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교조 충남지부가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이지윤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을 통해 확보한 충남교육청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도내 763개 학교 중 701개교(91.9%)에서 교내 네트워크 유지, 기기 고장 신고 접수, 장비 관리 등의 정보기기 관련 업무를 교사에게 맡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교무행정지원인력 중 전산실무원이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학교는 29개교(3.8%)에 불과했다. 교사가 이 역할을 담당하는 학교 수보다 무려 24배 적은 셈이다. 교무행정사 등 다른 교무행정지원인력이 맡는 경우까지 포함해도 108개교(14.2%)에 그쳤다.

방송 시설 관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763개교 중 676개교(88.6%)가 방송 장비 점검과 유지·보수 업무를 교사에게 맡기고 있었으며, 전산실무원이 담당하는 학교는 고작 20개교에 그쳤다.

“40학급 고교도 전산실무원 0명…수업보다 기기 관리가 더 바쁜 현실”

충남교육청은 학교 규모와 관계없이 ‘1교 1명’ 기준으로 교무행정지원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교무행정사·전산실무원·과학실험실무원 등 네 직종을 묶어 학교당 1명만 배치하는 방식이다.

충남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 도내 전산실무원은 총 37명뿐이며,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아산 지역 교사가 근무하던 학교에는 단 2명만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아산 등 과대학교가 밀집한 지역에서도 학교 크기와 학급 수에 관계없이 동일 기준을 적용하면서 대부분의 정보기기 관리가 교사에게 떠넘겨지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아산의 한 40학급 규모 고등학교에서도 전산실무원이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 학교에서 정보교육을 담당하는 한 교사는 “네트워크라도 고장이 나면 수업 진행이 마비될까 늘 불안하다”며 “본연의 교육보다 기기 관리에 신경을 쓰다 보니 교육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태블릿PC까지 교사가 관리…“책상 밑으로 기어들어가 일련번호 확인”

학생용 태블릿PC 관리 역시 대부분 교사 몫이다. 전체 763개교 중 723개교(94.76%)가 학생용 태블릿PC의 점검·분실 확인·업데이트 등을 교사가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 교사들은 “일련번호 확인하려고 책상 밑으로 기어들어가야 했다”, “학생 태블릿을 분실하면 사비로 변상해야 했다”, “수십~수백 대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모두 교사가 감당했다” 등의 어려움을 전하고 있다.

과학고엔 4배 배치…“문제 심각성 교육청도 알고 있는 것”

전교조 충남지부에 따르면 충남과학고에는 교무행정사 3명, 과학실무원 1명 등 총 4명의 교무행정지원인력이 배치돼 있다. 이는 일반고 기준 대비 4배에 달하는 규모로, 충남교육청이 학교 성격에 따라 인력 배치를 조정하고 있음에도 일반 학교에 대해서는 ‘1교 1명’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이는 교육청이 교사가 교육에 전념하기 위해 추가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정책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임시방편 말고 전담 인력 채용해야”…현장 교사들 한목소리

충남교육청은 다음 달 말까지 방송 시설 및 정보기기 관리 업무에 대한 종합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 교사들은 “업무분장 조정”이나 “테크센터 인력 확충”과 같은 기존 대책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1교 1인 배치라는 비현실적 기준을 폐지하고, 교사를 관리 업무에서 완전히 제외할 수 있도록 전담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며 “교사의 행정업무 경감이 교육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