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일지
승마일지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5.10.1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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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천안서당초등학교 4학년 정라온입니다. 생전 처음 말을 탄 경험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첫날은 안전에 대한 설명과 말에 대한 소개를 받고 2일차부터 말 등에 올라갔어요. 하루하루 말 등에 오를 때마다 느낌이 달라 4회차까지 쓴 글입니다. 앞으로 6회차가 남았는데 나머지도 일지를 써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2025년 10월 3일 금요일

오늘은 승마 2일차다. 저번 주에 탔던 말은 얌전했는데 오늘 탄 말은 얌전하지도 않고, 내 지시를 잘 따르지 않았다. 자꾸 왼쪽으로 머리를 틀어서 오른쪽으로 고삐를 당기느라 손이 아팠다. 조금만 고삐를 약하게 잡으면 왼쪽으로 가고, 세게 당겨야 겨우 제대로 갔다. 말에서 내려서 장갑을 벗어보니 손바닥이 빨개져 있었다. 너무 왼쪽으로 가고 말을 안들어서 새로운 말로 바꿔탔는데, 그 말은 얌전하고 잘 걸어 다녔다.

새 말과 함께 평보로 다니면서 척추 운동에 대해 선생님께서 설명해주셨다. 척추 운동은 말을 탄 사람의 엉덩이와 상체가 움직이면서 체중 이동으로 말에게 신호를 주는 것이다. 내 몸이 앞으로 기울면 말은 점점 더 빨리 가고, 내가 뒤로 눕듯이 체중을 옮기면 말이 천천히 가거나 멈춘다.

입으로 소리를 내고, 발로 말의 옆구리에 신호를 줘서 말을 출발시키거나 더 빠르게 가도록 하는 법도 배웠다. 소리로 말을 출발시키는 것은 짧은 소리로 말에게 ‘가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말은 겁이 많은 동물이라서 소리를 들으면 소리가 나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뛰어가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말의 귀보다 뒤쪽에 앉아 있기 때문에 소리를 내면 말이 앞으로 가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발로 말을 출발시키는 방법은 발 뒷꿈치로 말의 옆구리를 툭툭 쳐서 앞으로 나가게 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왜 옆구리를 툭툭 치면 말이 출발하는걸까? 간지러워서 앞으로 가는 걸까? 이 방법을 쓰면 왜 말이 앞으로 가는건지 궁금하다.

첫 번째 말이 말을 잘 안들어서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말을 멈추는 법과 출발시키는 법도 배우고, 말이 겁이 많은 동물이라는 것도 배워서 알찬 수업시간을 보낸 것 같아서 뿌듯하다. 나도 말처럼 겁이 많은데, 앞으로 승마를 하면서 말이랑 더 친해지고 싶다. 교관 선생님께 말에게 간식을 줘도 되는지 여쭤봤는데 당근이나 각설탕을 줘도 된다고 허락을 받아서 신난다. 다음에 승마하러 올 때 간식을 챙겨와서 주고, 말과 더 친해지고 싶다.

2025년 10월 4일 토요일

승마 3일차다. 얼굴과 발에만 흰 털이 있고 나머지 털은 모두 검은색인 말을 탔다. 키가 엄청 큰 그 말의 이름은 백두이다. 파리를 싫어하는지 자꾸 얼굴을 흔들어서 망사를 씌워줬다. 처음에 백두 위로 올라갈 땐 높아서 무서웠지만 올라가니 괜찮았다.

평보를 시작으로 연습하다가 경속보를 배웠다. 경속보를 하면서 말 위에서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했는데 손을 모으고 발에 힘을 주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었다. 혼자서 “워~”하고 말하며 고삐를 잡아당겨서 백두를 멈춰보기도 하고, 뒷꿈치로 살짝 신호를 주고 입으로 소리를 내서 출발시켜보기도 했다.

승마연습이 끝나고 백두에게 당근을 줬다. 어떤 모양의 당근을 잘 먹을지 몰라서 길쭉한 막대모양으로도 잘라오고 납작한 모양으로도 잘라왔는데, 네모난 당근을 더 잘 먹었다. 납작한 당근은 먹기가 어려운지 떨어뜨리기도 했다. 다음부터는 길쭉한 막대모양으로만 당근을 준비해와야겠다.

어제 쓴 일지를 잘 썼다고 단장 선생님께서 닭들이 낳은 계란도 주셨다. 무정란이면 먹고 유정란이면 부화시켜서 병아리를 한 마리 키우고 싶다. 유정란을 먹으면 병아리를 먹는 것 같아서 찝찝하다. 단장 선생님께 유정란인지 무정란인지 여쭤봐야겠다.

선생님께서 다음 시간엔 활쏘기도 가르쳐주신다고 하셨다. 휴게실에서 활을 꺼내와 활을 쏘는 자세도 간단하게 알려주셨다. 승마 연습을 하는 곳에 호랑이가 그려진 판이 있는데, 그 판이 활쏘기 연습할 때 쓰는 과녁인 것 같다. 내가 그 과녁에 활을 명중시키는 날이 오면 멋질 것 같다.

2025년 10월 8일 수요일

승마 4일차다. 말을 타기 전에 승마일지를 선생님께 보여드렸는데, 일지를 구체적으로 잘 썼다고 칭찬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추석 전에 주신 달걀은 무정란이라고 대답해주셨다. 선생님께서 “저번에 누가 백두 탔니? 오늘 누가 백두 탈래?” 물어보셔서 내가 타겠다고 당당히 말씀드렸다. 나는 또 백두를 탔다.

그런데 초반에 내 바로 뒤에 아이가 타고 있던 말이 간격을 유지하지 않고 바짝 붙어서 따라오더니, 백두 꼬리랑 엉덩이를 깨물어서 큰 사고가 날 뻔했다. 뒷말이 가까이 따라오면 앞말이 뒷발차기를 한다고 한다. 앞에 있는 나도, 뒤에 탄 아이도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말과 말 사이의 간격을 잘 유지해야 된다고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셨다. 승마 연습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갑자기 백두가 고개를 숙이더니 왼쪽 앞다리 무릎 부분을 입으로 긁는 것 같은 행동을 자꾸 했다. 선생님께서 그럴 때는 고삐를 세게 확 잡아채듯이 당겨서 백두가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지난번에 갑자기 말이 뛰어서 6살짜리 꼬마아이가 놀라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오늘 일도 겪어보니 승마를 할 땐 늘 안전사고에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이 갑자기 돌발 행동을 할 때면 나도 당황스럽고, 말이 내 지시를 따르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좌속보를 할 때 말이 걷는 걸음걸이에 따라 내 몸이 위아래로 튀어 오르듯이 움직여서 엉덩이가 아팠는데, 선생님께서 엉덩이가 안장에서 떨어지지 않게 꾹 눌러주라고 말씀하셨다. 경속보를 하며 일어섰다가 앉기를 반복하는 연습을 할 때는 여자 선생님께서 소파에 앉듯이 펑퍼짐하게 앉지 말고,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아랫배에 힘을 주고 어깨는 자연스럽게 내리고 아래턱도 살짝 당겨서 앉으라고 말씀하셨다. 엄마가 승마하면 자세가 바르게 돼서 좋다고 하셔서 승마를 시작했는데, 왜 자세가 바르게 되는지 알게 됐다. 말 위에서 그렇게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승마를 해야하니까 자세를 올바르게 할 수 밖에 없다. 또 여자 선생님께서 말 위에서 일어섰다가 앉는 동작을 할 때 천천히 올라가서 잠깐 버티고 다시 천천히 내려가야 한다는 것도 알려주셨다. 하지만 이 동작을 할 때 서 있는 동작을 유지하는게 어려웠다. 엄마가 옆에서 척추 기립근이랑 복근의 힘이 있어야 한다고 코어 힘을 기르라고 잔소리를 했다.

추석 전에 연습할 때는 혼자서 말을 타서 좌속보를 신나게 많이 하고, 스피드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는데 오늘은 여러 명이 같이 연습을 해서 좌속보는 중간에 잠깐씩 밖에 못해서 아쉬웠다. 여러 명이 같이 연습을 하다보니 앞말이 멈추면 나도 백두에게 “워~”하고 말하고 멈추게 했다. 승마 연습 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세 명의 친구들은 말머리를 가운데로 돌리고 멈춰 서서 일어섰다 앉았다 연습을 했고, 나랑 내 앞의 친구만 계속 말을 타면서 연습을 했는데, 백두가 자꾸만 가운데로 가려고 했다. 다른 말 세 마리가 가운데에 있으니까 백두도 그만 쉬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연습을 계속 해야돼서 고삐를 오른쪽으로 세게 당겼는데도 말을 안 듣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백두는 단장 선생님께 혼났다. 혼나더니 말을 잘 들어서 몇 바퀴 더 돌고 연습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연습이 끝났을 때 백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당근을 줬다. 그런데 당근을 금방 다 먹어 치운 백두가 당근을 더 달라는 듯이 얼굴을 나에게 들이밀었다. 입에 물린 재갈과 연결된 턱 아래쪽 고삐를 바짝 잡으니까 백두가 가만히 있고 통제가 됐다. 당근을 더 달라고 해도 줄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다음에는 당근을 조금 더 넉넉히 준비해와야겠다.

연습이 다 끝나고 출석체크를 한 뒤에 집에 가려고 했는데, 단장 선생님께서 승마 유소년단을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다. 말한테 당근도 계속 주고 싶고 승마를 계속 하고 싶어서 유소년단을 해보고 싶다. 그런데 집에 오는 길에 차 안에서 생각해보니 활쏘기를 못해봐서 아쉬웠다. 집에 와서 도서관에서 빌린 승마 교과서 책도 조금 읽어봤다.

글 정라온 (천안서당초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