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지 능력’ 교육에 힘쓰자!
‘비인지 능력’ 교육에 힘쓰자!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5.10.1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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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힘

- 미래사회 살아갈 힘을 기르는 핵심 교육이자 인생 자산

- ‘인지 능력’은 머리의 영역, 비인지 능력은 ‘마음의 힘’

오늘날의 교육은 더 이상 지식의 양으로만 학생의 성취를 평가하지 않는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필요한 것은 지식 그 자체보다 그 지식을 바탕으로 협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힘, 그리고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며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태도이다. 이러한 역량의 핵심이 바로 비인지 능력이다.

비인지 능력(non-cognitive skills)은 지능검사나 성적처럼 수치로 측정하기 어려운 개인의 성향과 태도, 사회적‧정서적 능력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인내심, 자기조절력, 공감, 의사소통, 협업, 책임감, 성실성, 긍정적 사고 등이 있다. 학문적 지식을 다루는 ‘인지 능력’이 머리의 영역이라면, 비인지 능력은 마음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비인지 능력의 중요성은 수많은 연구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헤크먼은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어린 시절의 비인지 능력이 성인이 되어 직업적 성공과 사회적 적응, 행복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시험 점수보다도 꾸준히 노력하는 태도,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는 능력이 더 큰 삶의 성취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인공지능과 기술의 발달로 단순한 지식 습득이나 계산 능력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대신 새로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여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학교 교육의 목표도 단순한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품성과 사회적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비인지 능력이 부족하면 아무리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고 있어도 사회 속에서 원만히 살아가기 어렵다. 인내심이 부족하면 작은 실패에도 포기하기 쉽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관계가 단절된다. 협업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집단 속에서 소외되고, 책임감이 부족하면 신뢰를 잃게 된다. 이런 이유로 비인지 능력은 개인의 삶뿐 아니라 사회의 건강성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비인지 능력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우선, 지식 교육과 분리된 별도의 활동이 아니라, 모든 교과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교육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국어 시간에 토론을 통해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훈련을 한다면, 이는 공감과 소통 능력을 함께 기르는 것이다. 과학 실험 시간에는 친구들과 협업하여 문제를 해결하며 협력과 책임감을 배울 수 있다.

둘째, 체험 중심의 교육이 중요하다. 인내심이나 협업, 공감은 단순한 강의나 지시로 길러지지 않는다. 학생 스스로가 경험을 통해 느끼고, 그 경험을 성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내면화된다. 봉사활동, 공동 프로젝트, 야영활동, 모둠 학습 등은 비인지 능력 향상의 좋은 기회가 된다. 실패를 겪더라도 그것을 반성하고 다시 도전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셋째,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연계 교육이 필요하다. 비인지 능력은 일상생활 속 습관과 태도에서 형성된다. 가정에서의 존중과 배려, 학교에서의 협동 학습, 지역사회에서의 나눔 활동이 하나로 이어질 때 그 효과가 커진다. 부모와 교사가 함께 학생의 성장을 돕는 ‘교육공동체’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평가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의 교육평가가 주로 인지적 성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앞으로는 과정 중심 평가와 성찰 일지를 통해 학생의 태도와 노력을 인정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칭찬과 격려, 피드백을 통해 학생이 스스로 성장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인지 능력 교육은 단순히 ‘인성교육’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니다. 이는 미래사회에서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핵심 교육이며, 지식보다 더 오래가는 인생의 자산이다. 교육의 본질은 결국 한 인간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데 있다. 머리로 아는 지식이 손과 마음으로 실천될 때, 그 사회는 진정으로 성숙한 공동체가 될 것이며,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가 만들어진다.

*조영종(한국바른교육연구원 원장, 충청남도교육삼락회 상임부회장. 교육환경운동가. 전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장. 전 한국교총수석부회장. 전 천안오성고 교장. 전 천안부성중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