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옥상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자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자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5.10.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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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공동주택 관리 지원 조례’ 개정에 따른 에너지절약 시설 설치 근거 마련 환영

아파트가 모여 있는 동네에서 산책하다가 아파트 외벽에 붙어 있는 현수막을 봤다. ‘경축 OO 아파트 엘리베이터 교체지원비 확보’ 공동주택이라고 불리는 아파트에 이런 지원제도도 있구나 새삼스러운 마음에 검색을 해보았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부터 노후 아파트의 안전과 주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공동주택 단지별로 최대 5천만 원의 예산으로 25년 이상 된 노후 엘리베이터 교체를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천안시도 2023년부터 20년이 지난 노후 승강기를 대상으로 1대당 30%, 단지별 1억 원까지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에 따라 아파트 엘리베이터 교체비를 지원받은 아파트의 환영 현수막이 게시된 것이었다.

2025년 천안시 예산서 중 공동주택관리지원 예산

이러한 지원은 ‘천안시 공동주택 관리 지원 조례’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데, 지원 내용은 재난 안전 시설물의 보수·보강, 공동주택단지 내의 가로등과 보안등의 전기료, 콘크리트 저수조 내부 보수·보강, 옥상과 건물 내·외벽 공용부문 유지 보수,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지상으로 옮기는 비용까지 다양한 관리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사업을 위해 천안시가 매년 배정하는 예산은 약 35억 원에서 40억 원 규모에 달한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천안시도 아파트(공동주택)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주민 중 70%가 아파트에 살고 있으니 주민 복리 향상을 위해 예산이 쓰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천안시 공동주택 관리 지원 조례

그런데 이 예산을 좀 더 효과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에도 유리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는 없을까? 이런 생각하던 차, 올해 9월 개정된 ‘천안시 공동주택관리 지원 조례’에 기후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새로운 지원사업을 발견했다. 제3조(지원사업) 1항의 7. 에너지절약 및 절수 시설의 설치·보수(공용부문)가 추가된 것이다. 공용부문으로 제한되어 있으나, 2020년 이후 신축된 아파트의 경우 제로에너지건축물(ZEB) 기준에 따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이 조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존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보면 어떨까? 천안시에 있는 452개의 아파트 중 태양광 시설이 없는 아파트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고, 발전된 전기로 아파트 공동 전기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현재 천안시에서 공동주택에 지원하는 공동 전기요금이 지출되지 않아도 된다. 태양광 발전의 경우 설치 후 30년간 사용할 수 있으니, 향후 30년간 공동 전기요금으로 집행되는 예산을 다른 부문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만이 아니라, 탄소배출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건물 부문의 탄소감축에도 효과적인 정책이 될 것이다.

<천안한성필하우스 에듀시티1단지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발전과 발전량 현황>

현재 ‘천안시 공동주택관리 지원 조례’의 에너지절약 및 절수 시설의 설치·보수가 공용부문으로만 제한된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원전하나 줄이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보급 사업은 여름철 전력 사용 피크 시 가정의 누진세 부담을 줄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일상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지원했던 사업이다. 2021년 시장이 바뀌며 서울시는 이 사업을 중단하였지만, 노원구는 자체 예산을 편성하여 설치비의 80%를 지원하는 베란다 태양광 보급 사업을 추진해 현재 서울시 기초구 중 보급률 1위에 해당한다.

서울시 노원구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

그에 비해 천안시의 재생에너지 보급 실태는 초라하다. 인구 70만 도시, 2조 4,300억 원의 예산 규모를 가진 충남에서 가장 큰 도시로 성장과 발전의 비전을 제시하지만, 기후위기에 대비하고 탄소감축을 위한 정책 비전은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행하는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사업에 공모하여 사업을 추진할 뿐 자체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공모에서 선정되지 않았을 때는 사업을 추진하지 않음) 대표적인 소비도시로서 다량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지만 전력 자립률은 7%로 전국 최하위이며, 신재생에너지 자립률은 4.53%로 대한민국 평균 9.67%의 절반에 그친다(2023년 기준).

추석이 지나고 찬 바람이 불어 기억이 흐릿해졌지만, 올해는 유독 뜨거운 여름이었다. 그리고 올해가 가장 시원한 여름이라는 무서운 말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도시 안에서 기후위기 대응에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으로 아파트 옥상과 베란다에 태양광 발전 설치가 우리 삶의 기본값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공공건물 옥상, 주차장, 공장과 축사 지붕, 상가 지원 등 상상을 넘어 구체적으로 실행할 때다. 광명시의 건물 분야 탄소중립 정책과 서울시 노원구 재생에너지 확산 정책 등의 사례는 천안시가 지향해야 하는 이미 현실이 된 정책이다. 천안시 공동주택관리 지원 조례 개정을 환영한다. 제도가 문자로만 머물러 있지 않도록, 지금 바로 ‘에너지절약 및 절수 시설의 설치·보수’를 시작해 보자. 그 출발로 아파트 옥상과 베란다에 태양광 발전 설치를 제안한다.

글 이상희 (기후행동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