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햇빛발전소 불모지, 충남을 개척하려면?
시민햇빛발전소 불모지, 충남을 개척하려면?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3.02.2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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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22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실행의제 소개

이 기사는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과 천안아산신문의 협업으로 작성된 기사이며, 주민주도 지역문제해결 프로세스인 2022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실행의제를 소개하고 성과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획되었다.

충남시민햇빛발전소 설립 추진을 위한 시범사업 운영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모든 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시작이 있고, 단계가 있다. 충남은 시민햇빛발전소가 한 기도 없는 불모지이다. 충남에서는 시민햇빛발전소 보급 증대를 위해서 시민햇빛발전소 1호기 설치 경험이 중요하다. 전국에서 시민햇빛발전소가 추진되는 것과 비교하면 가야할 길이 멀다. 하지만 차근차근 나아가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2030년까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는 21.6%이지만,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4.6%에 불과하다.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캠페인 참여 및 납품기업들에 대한 재생에너지사용 확대 요구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탄소중립 및 신재생에너지확대에 대한 시민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부담스러운 초기 비용을 때문에 혼자서 나서기는 어렵다. 다수의 시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협동조합 방식이라면 초기 비용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협력과 연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지역 에너지협동조합들의 시민햇빛발전소 1호기 건립을 지원함으로써 향후 충남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증대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로 리빙랩이 시작됐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으로부터 예산을 확정 받은 후, 2022년 10월 시민햇빛발전소 설치 지원 공모를 열었다. 보령, 서천, 홍성의 협동조합과 충남의 몇몇 학교가 관심을 보였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교육, 홍보, 캠페인 등 여러 활동을 펼쳐 나갔다.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가짜정보가 유통되고 있어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다. 충남RE100시민클럽 가입 홍보를 통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재생에너지 활동을 알려나갈 수 있었다.

충남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지원을 통해 충남 지역 에너지협동조합들 간 정보 및 노하우 공유, 현안 공동대응을 위한 연대체 구성을 협의했다. 또한 5개 지역 햇빛발전소에 태양광 발전 현황판을 제작해 발전 용량의 수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에너지협동조합들은 부지 확보 및 설치비용 마련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공공부지 활용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적 인센티브 제공도 필요하다. 또한 도로, 주거, 관광지 등으로부터의 이격거리 제한 등 지자체별 조례를 통해 태양광발전소 조성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살펴보고 규제를 합리화하는 제안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충남에너지전환 전문가 양성과정을 통한 활동가 연계, 충남RE100시민클럽 회의, 충남에너지전환 네트워크를 통한 지원 방안 마련, 충남 교육감 간담회 등 시민햇빛발전소 추진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연대체가 함께 모이고, 협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인터뷰] 박기남(기후위기시민재단 상임이사)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기남입니다. 리빙랩을 총괄했고, (사)충남기후에너지시민재단 상임이사, 지역에너지전환전국네트워크/충남인권교육협의회 공동대표, 충남에너지전환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충남기후시민재단은 에너지 전환, 교육 사업들을 하기 위해서 시민사회에서 만든 법인이고, 거기에 따른 사업들을 계속 진행해 왔습니다.

Q. 시민햇빛발전소란?

시민들이 출자해서 태양광 발전 사업을 하는 거예요. 시민펀드나 시민 기금, 시민 출자로 에너지 분권 차원에서 진행되기도 하고, 발전 사업 이익을 지역이나 주민들과 공유하는 차원의 운동이기도 합니다. 기본 취지는 공공기관의 유휴부지, 예를 들어 주차장이나 옥상 등을 활용해서 시민들이 기금 또는 시민 출자로 발전 사업을 하는 것인데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것에 비해 충남은 아직까지 시민들에게 내놓은 부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Q. 충남에서 시민햇빛발전소 확장이 어려웠던 이유는?

충남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아요. 재생에너지 비율이 한 자릿수도 안돼요. 시기적으로 좋은 타이밍도 아니에요. 시민 펀드나 시민 출자를 하게 될 때 금융권 대출도 해야 하는데 현재 금리라든지 금융권의 상황이 어려운 편입니다.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발전 사업들의 움직임은 좀 있는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햇빛발전 사업은 충남 안에서도 없고, 협동조합도 전무했죠. 그런데 최근 2~3년 사이에 시민사회 진영들이 준비해서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2022년 천안 환경교육센터에 30kw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 하긴 했습니다. 이것도 시작의 의미는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교육센터 자체 부지에 설치한 사례이고, 저희의 목적은 공공기관의 유휴부지에 시민햇빛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에요.

Q. 햇빛발전 현황판을 제작한 이유는?.

태양광 발전 사업들이 실제로 어떻게 발전되고 있는지, 발전 용량 같은 것들을 표기하고 눈으로 보면서 유휴부지에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서 할 수 있겠다 해서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Q. 공공기관에서 유휴부지를 내놓는 것에 긍정적이지 않은 이유는?

공공기관들은 유휴부지에 시민햇빛발전소를 설치한다고 할 때, 흔쾌하게 내놓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시범 설치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협의 과정도 많고, 담당자에게는 좀 귀찮은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공공기관의 담당자는 굳이 내가 안 해도 되는 것들은 의무도 아니고, 그냥 안 해도 되는 것들이죠. 그런데 시민햇빛발전소를 한다고 하면 복잡한 절차를 진행해야 하고, 이런 과정들이 부가적인 일이 되는 거죠. 시민햇빛발전소를 진행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는 또 거기에 따른 책임이 생기기 때문에 쉽게 수락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Q.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낮은 이유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홍보물도 배포하고, 교육도 하지만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40년 가까이 핵 발전 원전이 에너지 주류였기 때문에 정치 사회 언론 등 여러 면에서 얽혀있어요. 재생에너지로 가야 하는 것의 시급성 내지 위기감을 덜 느끼는 국가 중에 하나입니다. 상대적으로 정책이 따라가지 못해요. 재생에너지를 해야 되는 이유보다 하면 안 되는 이유들을 연구진들이 공급하고 있기도 합니다. 시민들의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나 국가 정책의 문제이기도 해요.

Q. 충남의 에너지 협동조합 연대체를 만드는 이유는?

충남 차원에서 협동조합 연대 체제 논의를 하는 것은 공동의 사업들 또는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기 위함입니다. 기초 지역에 기반 해서 활동하는 것뿐 아니라 충남 단위에서 뭔가를 진행할 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거든요. 이번 리빙랩을 통해 연대체가 함께 모이고, 협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리빙랩 이후 향후 계획은?

리빙랩을 통해 몇 학교에서 시범 설치를 할 수 있는 부지를 선정했어요. 시범 설치를 할 수 있으면 그 다음 논의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시민햇빛발전소에 대해 이야기 꺼낼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어진 것이죠. 실질적으로 용량이 크든 작든 학교에서 시민햇빛발전소가 가동 되는 것까지 해보는 것이 2023년 목표입니다.

문의: 041-574-9897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글: 지역콘텐츠발전소 홍순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