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 고춧가루 생산하는 ‘두레일대마을’
무농약 고춧가루 생산하는 ‘두레일대마을’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7.11.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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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제초제 곰팡이 전혀 없는 청결한 프리미엄 고춧가루

전국적으로 고추 시세가 급등했다. 김장을 하기 위해 고춧가루 가격을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지난여름 무던히도 더웠고 그 바람에 올해 고추 농사는 흉년이다.
무농약 고추로 이름난 일대마을은 일찌감치 고춧가루 완판을 찍었다. 물량도 부족했지만 KBS 추석다큐 특집방송에 소개되며 일대마을 고추의 진가를 알렸고 무늬만 친환경이 아닌, 소비자가 모르는 부분까지 꼼꼼히 신경 쓴 정말 좋은 고춧가루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믿고 먹었던 고추의 실체 알게 돼 무농약 농사 결심 =

“서울에 살았을 때 일부러 고향의 농산물을 주문해 먹었죠. 그런데 2006년 당시 귀농해서 보니 그동안 우리 가족이 먹었던 고춧가루는 농약을 16번이나 쳤던 농산물이었던 거예요.”
한상륭(73) 제이에스 대표는 깜짝 놀랐고 너무 기가 막혔다. 안 되겠다 싶어 농약을 치지 않고 직접 고추농사를 짓기로 했다. 주변에서 난리였다. 고추는 절대 농약 없이 키우기 어렵다고. 당연히 첫 농사는 망했다.
고구마도 심어봤다. 무시무시하게 자라는 잡초 때문에 고민하자 이웃에서 제초제를 권유했다. 하다못해 한 번 뿌려봤다. 풀들은 멀쩡했다. 알고 보니 풀 하나 없이 말끔히 고구마 농사를 지은 농가들은 죄다 권장사용량의 3~5배까지 제초제를 뿌렸던 것이다. 제초제를 잔뜩 먹은 풀들은 까맣게 곤죽이 된 채 죽어있었다. 처참했다.
“저 풀을 새까맣게 타들어가게 만든 제초제가 땅 속에 스미면 그 약을 빨아먹은 고구마를 우리가 먹는다는 거 아닌가?” 한 대표는 ‘이렇게 안 좋을 것을 우리가 먹을 농산물에 왜 뿌려대는지’ 당최 이해할 수 없었다.

품질 좋은 고추 생산을 위한 숨은 노력들 =

한 대표는 농약을 안 쓰고 고추를 키우기 위해 아산시농업기술센터 충남도농업기술원 농촌진흥청 등으로 2년간 배우러 다녔다.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이때만 해도 비가림 하우스가 일반화되지 않았다. 고추는 비를 맞으면 거의 탄저병이 생긴다. 비를 막아야만 탄저병 예방이 가능했다. 비가림 시설에다 벌레 유입을 방지하는 망사창을 설치했다. 기존 하우스보다 옆창을 2미터까지 높이고 상충에 팬을 달았다. 그랬더니 비도 안 맞고 벌레도 안 들어오고 바람도 잘 통했다.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거쳐 진짜 무농약 고추를 생산하기에 이르렀고 일대마을은 질 좋은 무농약 고추 생산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무농약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우스마다 자물쇠를 설치해 철통보안으로 고추를 지켰다.

처음엔 영농조합으로 시작해서 고추 작목반을 꾸렸다. 충남도가 추진하는 6차산업 대열에 합류하면서 농업회사법인 ‘제이에스’를 별도로 냈다. HACCP 시설을 갖추고 2013년 자부담 2억을 포함한 두레 사업 최고액인 10억짜리 사업을 따냈다. 2014년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잡내 없는 깨끗하고 맛있는 고춧가루 =

이후 일대마을 무농약 고추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일대마을 고춧가루를 한 번 구입하면 이내 단골이 됐다. 친환경 급식에 신경 쓰는 아산시 학교급식에 일대마을 고춧가루가 들어간다. 그 많은 단골들에게 고품질로 사랑받았으나 올해는 흉년으로 물량을 다 대지 못했다.
“올해 고온피해가 심각했어요. 여름에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 고추는 수정이 힘들어 열매를 못 맺어요. 그러니 수확량이 적을 수밖에요.” 한 대표는 매우 안타까웠다.

“또 무조건 태양초가 좋은 게 아니에요. 예전엔 재래종 고추는 육질이 얇아 햇볕으로 충분히 말릴 수 있었지만 개량 고추는 육질이 두꺼워 햇볕만으로는 건조하기 어려워요. 충분히 마르지 않은 고추는 곰팡이가 피기 좋겠죠. 시중에서 유통하는 건고추는 수분 함량이 13% 정도인데 일대마을 고추는 수분 함량을 8% 이하로 맞춰요. 그래야 곰팡이가 피지 않기 때문이죠.”

 

 

고추씨 꼭지 등 잡물이 들어가거나 곰팡이가 피면 잡맛이 나고 텁텁해진다. 일대마을 고추는 8% 수분대로 보관하다가 다시 가습을 해주어 최상의 상태로 고춧가루 가공 후 상품으로 판매한다. 또 저온제습기를 사용해 고온건조기보다 10도 정도 낮은 온도에서 건조하므로 영양소 파괴가 적다.

“몸에 해로운 약제를 사용하지 않는 일대마을 고춧가루는 최고로 정제됐으며 잡내 없는 깨끗하고 맛있는 고춧가루예요. 왜 무농약 고춧가루를 먹어야 하는지 아시겠지요?”

문의 : 041-541-2688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