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세균이 일으키는 ‘여름철 식중독’, 예방이 최선이다
다양한 세균이 일으키는 ‘여름철 식중독’, 예방이 최선이다
  • 신황식 교수
  • 승인 2020.09.1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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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가정의학과 신황식 교수

여름철 건강관리에는 식중독이 빠질 수 없다. 상한 음식이나 세균에 오염된 해산물 섭취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세균성 식중독 많아
식중독은 음식을 먹은 후에 설사나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대부분이 세균성 식중독이다. 세균은 상온에서 30분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특히 섭씨 30℃가 웃도는 날씨에는 4~5시간 만에 식중독을 일으킬 정도로 빠르게 번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장염 비브리오균에 의한 감염형 식중독이 많이 발생한다. 

열에 약한 ‘살모넬라균’
살모넬라균 식중독은 상한 닭고기나 달걀, 우유를 먹고 많이 발생한다. 이 균은 열에 약하다. 따라서 65℃에서 20분 또는 75℃에서 3분만 가열하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또 날고기와 접촉한 도마나 칼 등 조리도구는 열탕이나 일광소독을 해야 한다. 

끓여도 위험한 ‘포도상구균’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균이 생산하는 독소가 원인이다. 음식을 끓이면 균은 죽지만 독소는 소멸하지 않기 때문에 부패한 음식을 끓여 먹는다고 안심할 수 없다. 특히 고기나 우유, 마요네즈, 치즈, 아이스크림과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서 잘 자란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손을 다쳐 상처가 곪으면 포도상구균이 번식돼 음식을 오염시키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패류 속엔 ‘비브리오균’
비브리오 식중독은 생선회나 굴, 낙지, 조개 등을 날것으로 먹은 후 발생한다. 또 비브리오균은 높은 염분농도에서도 살 수 있기 때문에 짭짤한 젓갈을 먹고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이 세균은 염분을 좋아하고 열에 약하므로, 수돗물에 어패류의 소금기를 깨끗이 씻어내고 60℃에서 15분간 가열해서 먹어야 안전하다.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5~6일 정도 경과하면 회복되지만 간질환이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 알코올 중독자,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소 돼지고기 먹을 땐 ‘O-157’
병원성대장균 O-157은 소나 돼지 등의 내장에서 서식하는 식중독균이다. 상한 햄버거 또는 육류를 잘 익히지 않고 먹었을 때 걸리기 쉽다. O-157은 열에 약해 75℃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죽는다. 육류를 보관할 때는 비닐봉지에 넣어 다른 식품에 고기즙이 묻어나지 않도록 하고, 간이나 창자 등 내장과 고기는 중심부까지 완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식중독이 발생했을 때
탈수 예방이 중요하다. 보리차나 스포츠음료를 통해 충분히 수분 섭취를 해야 한다. 장내 독소나 세균을 배출하지 못하면 병이 더욱 악화할 수 있으므로 설사약은 함부로 복용하면 안 된다. 설사가 잦아들면 기름기 없는 미음이나 죽부터 단계적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설사가 1~2일 후에도 계속되고,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열, 오한, 복통, 구토가 심한 경우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식중독은 예방할 수 있다
반드시 물은 끓여서 마시고, 음식물의 유통기한은 확인해야 한다. 냉장실과 냉동실은 2/3만 채우고, 냉장실은 최소 5℃ 이하, 냉동실은 영하 15℃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세균번식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요리 시에는 손이나 조리도구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칼, 도마는 채소용과 육류용으로 구분하고, 조리 후에 행주나 도마는 삶거나 소독해야 한다. 또한 음식은 날것을 피하고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