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치매 치료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 권준우
  • 승인 2020.06.0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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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우 두신경과의원 원장 & & 네이버 지식iN 건강·의학 위촉상담의
치매에 걸려 약을 먹기 시작할 때, 환자와 보호자는 ‘이 약을 먹으면 치매가 낫느냐’고 묻는다.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않다. 현재까지 개발된 약물 중 알츠하이머 치매나 혈관성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없다. 그저 증상의 진행을 더디게 하고, 이상행동을 보일 때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약만 있을 뿐이다.
 
어떤 분은 “그럼 어차피 나빠질 거 먹으나 마나 아닌가요?”하고 비관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는데, 그 말에 동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런 논리라면 어차피 사람은 결국 다 죽는데 건강을 챙길 이유가 없지 않은가. 조금이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상태가 악화해 요양원에 입소하기 전까지 조금이라도 더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현재까지 개발된 확실한 ‘치매 치료제’는 없다. ‘치매 예방약’도 없다. 다만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약’만 존재할 뿐이다. 그 약조차도 몇 가지 없다.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치매약은 두가지인데,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Cholinesterase Inhibitor)와 NMDA 수용체 길항제(NMDA Receptor Antagonist)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뇌 기능과 가장 밀접한 관련 물질이 바로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세포를 살펴보면 콜린성 신경세포 수가 감소해 있고, 아세틸콜린 농도 또한 낮아져 있다.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는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콜린에스테라아제를 억제하여 아세틸콜린 농도를 높임으로써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도네페질(Donepezil Hydrochloride, 상품명 아리셉트),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 상품명 엑셀론), 갈란타민(Galantamine, 상품명 레미닐)이 있다.

도네페질은 알츠하이머 치매에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약이며, 하루 한 번 복용하기 때문에 편리하다. 위장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저녁에 복용하지만, 수면장애가 나타난다면 아침에 복용해도 무방하다. 최대 23mg까지 증량이 가능하나 약물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대부분 5~10mg만 사용한다.

리바스티그민의 최대 장점은 패치형 제제가 있으며, 약물 상호작용이 적다는 것이다.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위장장애가 심한 경우 패치를 붙이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다만 패치를 피부에 붙이면 가렵거나 붉게 변하는 등의 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패치를 떼어낸 후 보습제를 바르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피부 발진이나 가려움이 너무 심하면 경구 제제를 고려해야 한다.

갈란타민은 스위스의 수선화과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이며 하루 2번 복용하는 제제로 개발되었으나 최근에는 서방형이 나와 하루에 한 번 복용해도 된다. 설사, 오심 및 구토, 어지럼증, 근육 경련, 식욕 감퇴, 수면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또 다른 치매 치료제로는 NMDA 수용체 길항제가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진행에는 글루타메이트(glutamate)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연관이 있다고 한다. 글루타메이트가 과하게 분비되면 신경세포의 칼슘이온 통로에 문제가 생긴다. 이때 NMDA 수용체 길항제를 복용하면 칼슘이 세포 내로 과도하게 유입되는 것을 막아준다. 국내에서는 메만틴(Memantine, 상품명 에빅사)이 중증 치매에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 외에도 은행잎 추출제(Ginkgo Biloba)나 콜린 제제(Choline alfoscerate), 아세틸-L-카르니틴 등을 사용하나 앞서 기술한 치매약에 비하면 효과가 뚜렷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에스트로젠, 비타민 등도 일부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이상행동에 대한 치료약물이 사용될 수 있다. 공격성이 심하거나 욕을 하고 과다한 행동을 할 경우에는 신경이완제를 사용할 수 있고, 우울감이 심하거나 감정 기복이 있을 때는 항우울제나 항경련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수면장애나 야간 행동 시 진정수면제를 쓸 수 있다.

혈관성 치매 환자는 뇌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며, 파킨슨병 치매는 파킨슨병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약제를 같이 복용해야 하기도 한다.

치매 환자의 약물치료는 환자 개개인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초기에는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하나만 복용해도 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투약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모든 치매 환자에게 좋은 약’은 없다. 그저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약이 있을 뿐이다. 환자에게 발생하는 증상을 의료진과 세세히 상의하여 치료방침을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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