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학교란 무엇인가?
5. 학교란 무엇인가?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0.04.02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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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근 천안제일고등학교 교사

“염색했네? 내일까지 원래대로 하고 와 검사받아!!”

“누가 파마하라 했냐? 월요일까지 펴고 와 검사받아!!”

“재킷 입지 않은 학생들 뒤로 집합!!”

“실내화를 신지 않았네? 당장 신발 벗어!!”

 
등교 시간 교문이나 현관 앞, 강당이나 운동장 행사 때면 벌어지는 교사와 학생 사이 신경전으로 누구나 보고 겪었을 학교 모습이다.

복도가 길어 한눈에 뵈고 출입문 수가 적어 감시가 쉬운 사각 건물, 넓은 운동장, 빙 두른 철제 울타리인 곳, 옷 입고, 머리칼 모양과 색깔 누릴 권리, 아무 신발이든 신을 권리, 헌법 기본권이기에 철저히 개인권인데 이를 빼앗기고 정해진 시간 정해진 과업만 해야 하는 곳이란? 아마 교도소와 학교를 떠올렸으리라. 아하! 그래서 교도소를 흔히 학교라 하는구나.
 
한국 학교는 근대학교 체제가 제대로 자리 잡기 전에 일제 강점기에 들어섰기에 일제 식민통치의 전위로, 충직한 황민과 용감한 황군 예비 자원을 양성하는 곳이 됐다. 신선한 배움과 따뜻한 인간 존엄을 익히고 실천하는 희망찬 곳이 아니라 군대식 엄격한 규율과 살벌한 통제, 감시가 번득이는 곳이었다. 해방 뒤 오랜 세월이 흐른 이제까지도 일제 잔재는 친일 잔재처럼 곳곳에 남아 우리를 ‘우리’에 가두고 있다. 특히 학교가 그렇다.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의 아이러니한 교복 자율화 조치가 있기 전까지도 학생들에게 일본 군복을 입혔다.

교장 교감 교사 학생으로 내리닫는 일사불란한 군대식 상명하복 체제는 지금도 펄펄 살아 곳곳에서 시시때때로 부딪는다.
 
학교가 일제강점기 또는 군부독재 습성을 떨치지 못하는 가장 큰 까닭은 수단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정의로움, 개성, 창의성, 부지런함, 열정, 인간다움, 민주시민…. 이런 가치가 목표임에도 ‘성적’에 치중한 나머지 바람직한 가치는 사라지고 점수 경쟁만 남았다. 점수는 수치로 드러내야 하고 무한 경쟁으로 치닫는다. 이런 비인간성 업무는 강압 체제가 효율 크다.
 
학교를 본연의 기능인 ‘배워 익혀 행하고 성찰하는’ 곳으로 바꿀 방법은 없을까?

뜨뜻미지근한, 그렇고 그런 보통의 방법으로 한국의 고질병인 교육제도, 학교제도 인재선발제도를 바꿀 수 없다. 자신의 이념, 신념, 상황에 따른 유불리를 견준 찬반 의견 표출 충돌이 극심할 터이다. 짧은 지면, 긴 설명이 필요한 방안이지만 이렇다. 이는 졸업증명제를 금지한다는 기본 전제를 필요로 한다.
 
첫째, 대학을 포함, 모든 급별 학교들 졸업증명제를 금지한다. 학교들은 원하는 신입생을 자신의 잣대를 정해 선발한다. 학교 서열의 기득권, 이른바 ‘계급장 떼고’ 서로 선의로 경쟁한다. 당연히 이전 단계 학교 성적도 요구하지 말자. 그래야 학교가 학생에게 집중해 본연의 일에 매진할 수 있다.

둘째, 학년 구분, 학급 단위를 없앤다. 같은 나이이면 같은 교과, 같은 수준, 같은 분량을 같은 기간에 학습해야 한다는 엉터리 가정을 내던져야 한다. 학생들의 개인차가 얼마나 크고, 과목마다 선호도나 성취수준이 얼마나 다른데 아직도 이 150여 년 전 가정을 답습한단 말인가?

셋째, 학생도 인간이고 국민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 기본권을 제약하는 구시대 억압구조 없애자. 권리는 의무에 앞선다. 헌법도 권리 다음에 의무 규정을 두었다.

사회에서는 범죄가 아닌데 학교에서는 범죄인 사안들이 많다. 이를테면, 교복 불량, 실내화 단속 몇 번 걸리면 물건 훔친 학생과 같은 급 벌을 받는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제약 없는 옷매무새, 가방, 신발, 머리 모양, 염색 등을 학교 안 청소년들에게는 제약을 가한다. 나이와도 상관없다. 초등생, 대학생은 되고 중고생들만 되지 않는 까닭을 누가 설명해보라. 이런 제약들이 학교라는 집단이라서 필수라면 또 모른다.

넷째, 고교는 과목 선택제로 바꿔야 한다. 관심조차 없는 교과를 필수로 학습하게 함은 낭비요 억압이다. 따라서 학급별 출결상황 불이익도 없애자. 교과별 수강시간을 채우거나 과정을 통과하면 이수로 판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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