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배방 한라비발디 자율순찰대
아산 배방 한라비발디 자율순찰대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7.12.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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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함께 더 좋은 아파트에서 사는 방법

아산시 배방읍 한라비발디 아파트에는 주민 스스로 만든 아파트순찰대가 있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매주 토·일요일 오후 10시부터 약 40분가량 꾸준히 아파트를 순찰한다. 활동한 지 무려 10년째다. 순찰대원 정길현씨는 10년간 순찰활동이 몸에 밴 습관처럼 자연스럽다. 대원 중 유일한 여성인 최춘애씨는 아이를 위해 동참했다.

당시 아파트 으슥한 곳에는 청소년들이 음주·흡연을 하거나 배회하곤 했다. 아파트 앞 대로엔 폭주족까지 기승을 부렸다. 처음 순찰대를 조직해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진행해온 박창일씨는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을 사전차단하고 단지 내 질서확립과 안전확보를 위해 순찰대를 조직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일주일에 3번씩 돌며 배방초등학교까지 순찰했지만,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나서는 아파트단지에서 토·일만 순찰한다.

처음엔 주민들로부터 “너희가 뭐냐”며 항의도 많이 받았다. 순찰대는 꾸준했다. 방황하는 아이들을 일깨워 집으로 보냈고 배방경찰서와 연계해 폭주족을 몰아냈다. 라이트를 켜놓은 차량에 연락해서 배터리 방전을 막았고 통행에 지장을 주는 주차 차량엔 스티커를 부착했다. 단지 내 고장 나거나 망가진 곳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가며 관리소에 연락해 신속하게 수리하게 했다.

어느 해 겨울엔 지하주차장 배관을 타고 흘러들어온 물이 10여 미터 넘게 어는 바람에 밤새도록 얼음 깨는 작업을 했다. 아침에 주민들 출근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무더운 여름날엔 술에 취해 누워있는 주민을 발견해 집으로 보내기도 했다. 박찬순 이장은 “10년간의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하다”며 “우리가 당연히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4년이 지나자 주민들이 호응하기 시작했다. 고맙다고 격려하며 음료수나 간식을 건네기도 했다. 이를 인정한 입주자대표회의는 2년마다 1번씩 순찰대에게 방한용품을 지급했다. 2012년엔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의 ‘아름다운 아파트’에 선정돼 표창을 받았다.

“주민들이 고마워할 때 보람을 느껴요. 아파트가 잘되도록 가꾼 자긍심도 느끼고요.”

이웃과 함께 더 좋은 아파트에서 사는 방법, 배방한라비발디자율순찰대가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