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과 봉사로 단단한 우정 쌓는 청년 커뮤니티 ‘마스터클럽’
친목과 봉사로 단단한 우정 쌓는 청년 커뮤니티 ‘마스터클럽’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3.1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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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자신이 사는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겠다고 결심한 청년들을 만났다. 세상에 나와 이제 막 사회를 알아갈 20대 청년들이다. 사회초년생인 그들이 건전한 교류를 통해 더 나은 이타적 삶을 살기 위해 뭉친 것이다.
 
20대는 사회적 불안정과 경제적 위기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자라온 세대다. 이기적이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다른 세대들의 평가 아닌 평가를 받는 20대. 그러나 그들은 사회에 불만을 품기보다 건전한 커뮤니티를 형성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구체적인 행동을 실천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들의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12일(화) 업성동의 한 카페에서 한바탕 웃음이 풋풋한 청년 모임 ‘마스터클럽’과 이야기를 나눴다.
 

 

어려운 과정 겪어본 경험, 지역사회 밝히는 손길로
 
처음 시작은 박지홍씨 제안에서부터다. 박지홍씨는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김종훈씨에게 “어려운 과정을 경험해봐서 안다. 남들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모임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마음이 동한 김종훈씨는 친구들과 함께 지난여름 마스터클럽을 창설했다. 친구들 인연을 다리 삼아 6명으로 시작한 마스터클럽은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는 청년들이 모여 현재 11명이 되었다.

마스터클럽(이하 마스터) 김종훈 회장은 “사회에 나가보니 진짜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이 많았는데 너무 한 쪽으로 집중된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보기엔 어느 곳에도 끼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이 가장 어려워 보였고 도와줄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팀원 조준영씨는 “20대 다수 청년이 그렇듯 우리도 처음엔 사회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직접 봉사를 해보면서 사회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세상을 향한 긍정이 보였다”고 말했다.
 

마스터는 팀원 조현진씨 인연으로 송종국FC와 연결이 돼 천안시와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추천한 초등1~3학년 10명의 아이를 돕는 기회가 생겼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매주 아이들을 시간 맞춰 실어나르고 간식을 책임지는 봉사를 실천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유니폼도 제공했다. 오는 16일(토) 뒤늦게나마 아이들을 위한 발대식을 준비한다. 이런 실천을 위한 비용은 모두 회원들 회비로 충당한다. 자기 주머니를 털어 몸으로도 봉사하는 청년들이다.

3월 초엔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직접 발굴해 청년들의 힘을 모아주고 왔다. 또 헤어 디자이너와 미용 강사로 활동하는 조준영씨는 마스터 이름을 걸고 미용기술 숙련을 원하는 인원을 모아 군부대 이발 봉사를 하러 갈 예정이다.

 
다양한 직업군, 신선한 조합, 그리고 시너지 
 
마스터의 청년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 20대 취·창업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이들은 일찌감치 경제적 자립을 스스로 책임져왔다. 순탄한 취·창업은 결코 아니었다. 자신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사회의 냉혹함, 요동치는 시장, 끊임없는 변화와의 격전을 잘 겪어낸 결과였다.

“남들이 힘들다고 피하려 할 때 꿋꿋이 참으며 열심히 일해서 여기까지 온 거죠.”

김종훈 회장은 이른 나이에 취·창업에 성공한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회장과 박지홍씨는 보험법인 프라임에셋에 근무한다. 조준영씨는 본 헤어 실장이며, 김다엽씨는 플라워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조현진씨는 요식업 오리세상 대표다. 박슬기씨는 DNA플래너와 바리스타를 겸업한다. 사무장인 조은지씨는 요식업소 맛터를 운영한다. 충무병원에서 일하는 배슬기씨, 온누리식품에서 일하는 최주영씨, 내추럴제이에서 근무하는 김소연씨, 종합축산에 종사하는 전민수씨가 마스터에서 함께한다. 모두 천안에서 일하거나 거주하는 청년들이다.

다양한 직업만큼 자신의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해 봉사의 질을 높여 시너지를 살린다. 모든 청년이 매번 품을 들여 봉사하긴 힘들지만 다들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성의를 다하고 있으며 성의를 다한 만큼 서로 고마움을 느낀다. 봉사를 통해 마음을 채워갔더니 마스터의 본래 목적인 친목 도모는 절로 이루어졌다.
 

건전한 청년 커뮤니티를 지향하며 지역봉사를 실천하는 마스터클럽은 절대 상업적인 목적을 보이는 청년이 입회할 수 없도록 결의했다. 그러나 나이로 제한하는 마스터가 아니다. 클럽의 취지와 실천에 동참하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다.

 

“앞으로를 주목해주세요” 
 
마스터는 회원이 30명쯤 되면 올 연말엔 컨벤션 같은 넓은 장소에서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에게 따끈한 밥 한 끼를 대접하며 함께 송년의 밤을 보내고 싶다. 또 그들만의 기업형 브랜드를 론칭해 비영리단체로써 창업설명회와 문화기획 등을 진행하고 싶다.

“혼자서는 어려워도 모이니까 되더라고요. 앞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더 돕고 싶어요. 세상은 살만하다고 알려주고 싶어요.”

협동의 힘을 몸소 체험한 마스터클럽이다. 젊음의 혈기로, 함께 끄덕인 소중한 가치로,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가꾸려는 마스터클럽 청년들의 내일이 밝아 보인다.

문의 : 김종훈 회장 010-8978-8789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