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즐거운 아빠들이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 ‘파쿠스틱(Facoustic)’
음악이 즐거운 아빠들이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 ‘파쿠스틱(Facoustic)’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3.0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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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지역의 이야기 만들어 노래로 들려주는 지역 뮤지션
 
너는 항상 양지문고 이 층 창가 오른쪽 구석에 서서 내가 사준 목도리를 감고 나를 기다렸지.
눈 내린 명동거리엔 많은 연인들 물결…
 
- 파쿠스틱의 양지문고(feat. 박 단) 중 -
 
 
이 노래는 지난해 12월 파쿠스틱이 발표한 디지털 싱글앨범의 대표곡이다. 노래 제목에서 천안의 냄새가 솔솔 풍긴다. 이 노래를 듣는 순간, 그동안 잊고 있었던 양지문고의 책방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생계밀착형 가사에 천안 이야기 듬뿍 담고 있는 이 노래를 만든 이들은 누구일까?

박인규(44)씨와 유동욱(39)씨는 각각 우비 아빠와 도담 아빠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성 듀오 밴드 ‘파쿠스틱’이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 함께 들어보자.
 
 
파쿠스틱 : FAther+aCOUSTIC 
 
‘파쿠스틱’은 아빠(Father)와 어쿠스틱(Acoustic)을 더해 만든 단어다. 아빠들이 모여 만든 어쿠스틱 밴드라는 뜻이다.

밴드가 결성된 건 5년 전이다. 그들의 시작은 이랬다. 우비 아빠는 천안역 지하상가 내에 카페 알로하를 운영하며, 특강 형식으로 우쿨렐레 강습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담 아빠가 수강생으로 특강에 참여한 것이 인연이 되어 밴드를 결성하게 되었다.

팀에서 우비 아빠는 보컬 기타 우쿨렐레 프로그래밍을, 도담 아빠는 젬베와 각종 타악기를 담당한다.

우비 아빠는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자작곡이 몇 개 있었는데, 그 곡들로 연주를 맞춰보니 합이 잘 맞았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 “우리는 가정이 있는 아빠들이다. 우리만 좋다고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다행히도 집사람들이 허락을 해주어 지금의 파쿠스틱이 존재할 수 있었다”라며 멋쩍은 듯 웃어 보인다.

“음악이 재미있고 좋은 건 확실하지만, 가정의 행복을 위해선 과감하게 공연을 취소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는 파쿠스틱 멤버들의 소신이자 신조다.

이런 이유로 파쿠스틱은 결성 이후 큰 잡음 없이 유지되고 있는 듯하다. 공연이나 연습이 있을 땐 열심히 최선을 다하지만, 불가피한 사정이 생긴다면 그땐, 공연보다는 가정이 우선이라고.
 
 
다른 사람이 흉내 내지 못할 우리만의 음악 하고 싶어 
 
파쿠스틱은 2017년 충남음악창작소에서 진행하는 ‘I’m A Musician’ 오디션에 참가해 한차례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파쿠스틱 멤버 둘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실패를 기회로 삼기로 했다.

심기일전을 다지고 재도전한 이들은 드디어 2018년 ‘I’m A Musician’ 경연 대회에서 당당히 합격, 장려상을 수상한다.
 
왼쪽부터. 우비 아빠(박인규) 도담 아빠(유동욱)

밴드의 멤버들은 “첫 오디션 현장에서 참가자들을 보니 모두 실용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었다. 우린 음악을 체계적으로 배운 사람들이 아니다. 기타나 작사 작곡 모두 독학했다”라며 “오디션에서 탈락해 속상하긴 했지만, 한 번의 실패가 오히려 우리에겐 약이 되었다. 우리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무엇을 공략해야 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인규씨와 유동욱씨는 2018년 오디션 참가자 중 최고령자였다. 게다가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해 본 적이 없으니, 음악을 전공한 참가자들 사이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이들 둘이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 덕분이었다.

파쿠스틱의 우비 아빠와 도담 아빠는 “이번 경연을 통해 음악은 멜로디나 화려함보다 단순한 메시지가 힘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라며 “앞으로도 단순하지만, 메시지가 있는 음악. 다른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문의 : 파쿠스틱 우비 아빠(박인규) 010-8351-6322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