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oo With You’ 주제로 천안현대여성작가회 14회 정기전
‘Me Too With You’ 주제로 천안현대여성작가회 14회 정기전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06.2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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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까지 천안신부문화회관 제2전시실 전시 … 7월 2일~8월 12일 은행나무길 모네갤러리서 이어져

여성의 몸을 뒤덮은 장미무덤, 장미꽃밭에 선 아름다운 여성, 처연한 눈동자의 강아지와 흰 장미, 그리고 눈물인 것만 같은 물방울 맺힌 흰 장미에 흐르는 선연한 핏빛 한줄기….

전시실에 가득한 작품들 상당수는 흰 장미를 담고 있었다. 그저 아름다운 한 송이를 담은 작품에서부터 가슴에 사무쳐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하는 작품들이 벽면을 채웠다. 도예작품으로도 표현됐다. 이 모든 작품에 담긴 흰 장미는 전시의 특별한 주제를 전하기 위한 모티브. 바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운동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여성작가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기에 결심

이번 전시는 천안현대여성작가회가 여는 제14회 정기전이다. 올해 정기전의 주제는 ‘Me Too With You'. 현재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담았다.

정연자 고문은 “미국에서 시작한 미투운동이 지난해 말 우리나라에서 시작돼 파장을 일으키는 것을 지켜보며 여성작가로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회원들에게 제안해 의견을 나누고 전시회 주제로 잡게 됐다”며 “미투 위드유와 관련해 흰 장미를 담은 주제작 한 점과 개인작품 한 점 등 총 두 점의 회원작품들로 전시장을 채웠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26명 회원과 초대작가 10명이 참여했다.

결정에 이르기까지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12월 정기전 주제로 미투운동에 대해 다루는 것을 처음 제안할 당시만 해도 예술의 순수성이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미투운동에 대한 자료를 준비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 두 번째 모임이 있은 후 곧바로 결정이 이어졌고, 회원들은 흰 장미를 담은 작품 활동에 들어갔다.

26일 개관식에서 천안현대여성작가회원들

“전시회 주제로 미투운동을 다루며 그 의미를 제대로 바라보게 되고, 작품활동을 하는 기간 끊임없이 생각하다보니 현대여성작가로서, 예술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사명감이 들었어요.” 김은진 홍보이사의 설명이다.

천안현대여성작가회, 검은 드레스와 흰 장미로 개관식 참여

검은 드레스와 흰 장미로 의미를 강조한 회원들

천안현대여성작가회는 26일 오후 6시 진행한 개관식에서도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전했다. 회원들 대부분 검은 드레스에 흰 장미를 꽂고 참여해 전시회의 의미를 한 번 더 강조한 것.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았음에도 회원들은 복장만으로 의미와 마음을 강하게 전달했다.

작품을 기증한 정연자 고문과
천안여성의전화 김희겸 사무국장

특히 이날 개관식에서는 유주희 시인이 자작시 ‘미투’ 낭송을 진행해 또 한 번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현했다. 또한 정연자 고문은 자신의 작품 ‘Me Too With You’를 ‘천안여성의전화’에 기증해 이번 전시와 작품이 여성들에게 힘이 되길 소망하는 마음을 전했다.
‘미투운동’을 주제로 한 천안현대여성작가회의 제14회 정기전은 7월 1일까지 천안신부문화회관 제2전시실에서 이어진다.
이후 천안현대여성작가회는 이번 전시를 7월 2일부터 8월 12일까지 아산 은행나무길 모네갤러리에서 이어간다. 모네갤러리에서 갖는 전시에서는 각각의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를 설명하고, 미투운동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철분 회장은 “좀 더 많은 이들이 전시를 보고 함께 의미를 생각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전시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전시를 감상하며 작품에 담은 천안현대여성작가회의 연대와 지지를 느끼고, 또한 작품을 보고 많은 이들이 더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기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김나영 기자 namoon@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