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자연생태생활학교 참가생 모집
한뼘자연생태생활학교 참가생 모집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05.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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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증장애인에게 작물을 가꾸는 행복을 선사합니다”

단 6명이다. 한뼘인권행동 사무실 옥상에서 진행할 한뼘자연생태생활학교에 참가할 모집인원은 달랑 6명이 최대인원이다. 그래야 한다. 그래야 정해진 공간 안에서 최중증장애인에게 작물을 키워보는 행복을 충분히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뼘인권행동(이하 한뼘)이 최중증장애인들을 위한 도시 텃밭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5월 15일 개강해서 11월까지 한 해 텃밭 농사 과정 대부분을 경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한뼘은 어서 빨리 이 소식을 알리고 싶다. 텃밭을 가꿔보고 싶은 최중중장애인에게 마음 놓고 신청해보라고.

소외되고 위축된 권리, 당당하게 누릴 수 있기를 =

한뼘은 천안시에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 시행을 강력히 요구해 법제화시킨 ‘천안시장애인활동지원24시간확보를위한시민연대’ 소속 단체 중 하나다. 2018년 1월 지자체 중 천안시가 최초로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을 시행한 이면에는 한뼘 등 이를 위한 보이지 않은 단체들의 노력이 적지 않았다.
중증장애인은 활동지원사가 없으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다. 24시간 활동 지원이 시행되고 나서 중증장애인들은 숨통이 좀 트였다. 최중증장애인으로 구성된 한뼘도 마찬가지다. 예전보다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기가 수월해졌다.
그러나 한뼘은 24시간 장애인활동지원이 시행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장애인을 위한 더 큰 발걸음을 이었다. 그중 하나가 최중증장애인만 참여할 수 있는 한뼘자연생태생활학교(이하 생태학교) 개강이다.

지난해 진행한 발달장애인 도시텃밭.  사진제공 풀벗도시농부들
지난해 진행한 발달장애인 도시텃밭
사진제공 풀벗도시농부들

“응당 의문을 가질 수 있어요. 최중증장애인이 어떻게 농작물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겠어요? 그러나 장애인을 이해하는 도시농업강사와 보조강사가 있고 활동지원사가 도우면 최중증장애인도 충분히 농작물을 가꾸고 기르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답니다.” 한뼘 최재석 부대표의 설명이다.
최 부대표는 “최중중장애인의 인권이 보장되면 모든 국민의 인권이 존중받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뼘은 동정과 시혜가 아닌 이미 열린 권리를 요구하는 주체로서 활동한다”고 강조했다.

경험이 주는 행복과 만족감 절대 적지 않아 =

생태학교를 진행할 김용기 풀벗도시농부들 대표는 “옥상텃밭을 해보면 재밌다. 가까운 곳에 있으니 자주 관찰하기 좋고 작물이 커 가는 과정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태학교는 모종 고르는 것부터 최중증장애인과 함께한다. 프로그램을 진행할 강사나 보조강사, 활동지원사의 어려움은 예상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수고를 피할 생각은 없다. “처음엔 진행이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흙에서 농작물을 키워보는 경험이 가장 좋지요. 휠체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최중증장애인은 눈높이로 설치된 도시텃밭에서 농작물을 키워보는 경험조차 지금까지는 어려웠어요. 상추 방울토마토 가지 등을 키우며 자라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경험이 주는 기쁨은 매우 클 거라고 생각해요.”

눈높이로 제작할 텃밭이 놓일 현재 옥상 모습
눈높이로 제작할 텃밭이 놓일 현재 옥상 모습

무엇이든 과정에서 얻는 의미가 크다. 결실을 볼 때가 되면 수확의 기쁨도 나눈다. 비록 도움을 받을지라도 최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생각해서 진행하고 결정하며 식물을 키우는 생태학교는 최중증장애인들의 의사반영 결과물이기에 남다른 만족감을 줄 수 있다. 게다가 당연히 친환경 재배다. 방울토마토 한 알을 따서 쓱쓱 문지르고 한입에 쏙 넣어 먹어도 문제 될 게 없는 건강한 텃밭을 가꾼다.
기본 8회 강좌다. 수시로 들여다보는 것은 자유의지다. 전체 과정에 드는 자부담은 1만 원. 그것도 종강파티를 위한 비용이다. 단 1만 원으로 농작물을 키우는 즐거움, 수확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5월 15일 개강 전까지 선착순 6명을 모집한다. 최중증장애인이면 누구라도 신청할 수 있다. 주변에 최중증장애인이 있다면 자연과 벗하며 텃밭 가꾸기의 즐거움을 확실하게 전해줄 이번 생태학교를 적극 권해도 좋겠다.
문의 : 041-565-2959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