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이끈 과정으로 주목받는 충남학생문학상
성장 이끈 과정으로 주목받는 충남학생문학상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7.11.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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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교사와 함께한 반년, 경험과 실력으로 남아

충남도교육청이 지난 6일 ‘제1회 충남학생문학상’ 수상작을 발표했다.
수상작에는 모두 41편이 선정됐다. 대상은 소설 ‘톰은 멍청이가 아니다’를 쓴 이규환 학생(천안쌍용고2)이 차지했다. 이규환 학생은 “‘톰은 멍청이가 아니다’라는 소설을 쓰게 된 이유는 작게나마 알고 있는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알리고 싶어서였다”라며 “아픔을 품고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내 소설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대상 1명 외에도 시, 소설, 산문, 아동문학 부문에서 금상 8명, 은상 15명, 동상 17명 등 총 41명의 학생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은 지난 18일(토) 충남공무원교육원에서 열렸다. 학생들의 수상작은 학생문학상 커뮤니티(http://smart.edus.or.kr/cmy/cnsl.do)를 통해 공개되고, 책으로 출판되어 배포될 예정이다.

성장 이끄는 과정 돋보인 작은 문예창작학교 =

중·고등학생들의 문학적 열정 및 소질 계발 기회를 제공하고자 충남도교육청이 올해 처음 실시한 충남학생문학상은 그저 일반적인 문학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존에 보지 못한 특별한 과정을 거쳐 결과에 이르렀기 때문.
일반적으로 백일장이나 문학상은 완성된 작품을 공모하고 작품성을 심사해 시상하는 방식이다. 반면, 충남학생문학상은 그저 심사와 시상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을 더 발전시키며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과정을 중시했다. 학생문학상 온라인 전용 커뮤니티에 학생들이 쓴 작품을 탑재하면 등단한 교사들로 구성된 멘토 작가가 작품을 읽고 댓글 형식으로 작품에 대해 지도하며 과정을 만든 것.


김수영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수상자 이정록 시인(천안중앙고 교사), 풀꽃문학상 수상자 류지남 시인(공주마이스터고 교사), 대전충남작가상을 수상하고 한국작가회의 대전충남지회장을 역임한 시인 겸 소설가 강병철 작가(서산대산고 교사), 산문집 ‘세상에서 네가 제일 멋있다고 말해주자’ 등 다수의 책을 펴낸 최은숙 작가(공주 봉황중 교사) 등 등단한 작가인 동시에 교편을 잡고 있는 교사들이 멘토로 참여했다.


충남학생문학상 멘토작가 및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정록 교사는 충남학생문학상의 일련 과정을 ‘작은 문예창작학교’라고 표현했다. 이정록 교사는 “문학에 대한 아이들의 열정이 높아 생각보다 많은 작품이 올라왔는데, 특히 시와 소설에 지원이 많았다”며 “아이들이 작품을 올리면 교사들이 조언을 댓글로 남기며 글을 다듬도록 도왔고, 이와 함께 학생들이 서로의 작품을 비교 감상하면서도 스스로 발전해 나가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꿈 키우고 진로 확고히 잡는 계기=

또한 이 교사는 “충남교육연구소에서 1박2일 성장캠프를 진행하면서 교사와 아이들이 직접 만나 강연 및 교육까지 진행한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며 “학생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던 만큼 내년도엔 충남학생문학상이 더 활발하게 운영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참여한 학생들은 작품에 대해 조언을 들으며 자신의 작품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 큰 만족을 표시한다. 산문 부문 금상(중학교)을 수상한 천안쌍용중학교 3학년 김수연양은 “작품을 올리면 전문 작가 선생님들께서 작품을 보시고 의견을 남겨주셔서 조언에 따라 작품을 수정하고 다듬어나갈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며 “특히 성장캠프의 경우 처음에는 강의를 듣고 교육을 받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가보니 소그룹으로 작가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글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받고 다른 학생들 글에 대한 평가 등을 볼 수 있어 인문학적인 소양을 쌓거나 글 쓰는 실력을 키우는 데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양은 “작가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는데, 이번 경험은 꿈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작가에 대한 꿈을 키우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흥미만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수상 아니더라도 과정 함께한 것만으로도 큰 경험 =

충남학생문학상은 6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2차에 걸친 작품 심사와 3차 성장캠프 심사, 종합심사로 진행했다.
솔직히 시작할 당시 불안감이 없진 않았다고. SNS나 온라인 글쓰기에 익숙한 청소년들인 터라 응모가 많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불안감은 사라졌다. 시행 첫 해임에도 175명 학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작품을 올리고 지도를 받으며 과정을 이어갔고 결국, 9월 30일 172명 학생의 278편 작품 응모로 마감을 하게 됐다. 충남도교육청 학교교육과 신경희 장학관은 “인문학에 대한 소양을 중요시하는 충남도교육청의 목표에 맞추어 그동안 백일장과 문학상이 글의 결과물에 집중했던 것에 비해 충남학생문학상은 과정을 중시했다”며 “소설의 경우 A4 30~50매 정도를 쓰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하는데, 학생들이 이 과정을 흔들림 없이 해낸다는 것이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또한 신 장학관은 “심사 결과 41명 학생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작품을 고민하고 작가 선생님들과 의견을 나눈 경험은 비록 수상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학생들 모두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충남학생문학상 운영 및 창의융합형 인문학기행이 더욱 높고 깊게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알차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