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농촌관광 성공할 수 있는 지역일까?
천안, 농촌관광 성공할 수 있는 지역일까?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3.08.17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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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은 어떤 도시일까? 금액으로 산정한 산업별 경제 기여도에 대한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아 2022년 기준 산업별 취업자 수 기준으로 분류해 보면, 도소매 음식 숙박 및 전기 통신 금융과 공공 서비스 분야가 61%, 광·제조업이 28%, 건설업 6%, 농업, 임업과 어업 등이 5% 등으로 1차 산업 5%, 2차 산업 34%, 3차 산업이 61%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전통적인 농업 도시이던 천안은 제조업이 급팽창하여 산업도시로 성장하고, 앞으로는 서비스 산업을 선도할 도시로 발전 중에있다. 필자가 이곳에서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는 성환, 직산 및 입장을 중심으로 한 낙농업 목장이 많았으나 지금은 산림, 농지 및 목초지가 제조업 공장으로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 직산의 충남 테크노파크 자리도 예전에는 낙농을 하던 목장이었으며 입장의 축구센터가 들어서는 곳도 예전에는 낙농업 목장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천안은 농촌관광이 어려운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아직도 천안 인근에는 많은 농촌 지역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농촌관광이란 무엇인가? 농촌 진흥청 홈페이지에서는 “농촌관광이란 농촌 지역에서 주민들과의 교류를 바탕으로 한 체험활동 및 농촌의 자연과 환경, 역사와 문화, 농업이나 생활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관광형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예를 들면, 농촌 체험활동(체험 휴양마을, 교육 체험농장, 농촌 축제, 자연휴양림, 농촌승마장, 관광농원 등), 농촌숙박(농촌 민박, 고택 숙박 등), 농촌맛집 방문(농가 맛집, 농가 레스토랑, 향토음식점, 농가카페 등), 농촌에서 농특산물 직거래, 농촌 둘레길 걷기, 농촌 지역에서 캠핑 등이 농촌관광의 범위에 해당한다.

학술적으로 말하면, 농촌관광은 Rural Tourism과 Agritourism(또는 Agrotourism)을 합친 용어로 볼 수 있는데 Rural tourism은 시골 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형태의 관광을 말하고, Agritourism은 농사와 직접 연관되는 활동으로 농장 또는 시골집에 머물며 수입을 목적으로 농사짓기, 농사일 도와주기 등 농사와 관련된 직접적인 활동을 말한다.

Rural을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시골(Countryside)적 특징을 가진”이란 형용사이고, Agri는 “경제활동의 목적으로 가축을 기르거나 농사를 짓는 Agriculture의 줄임말”로 사용되고 있다. Agri와 같은 뜻으로 쓰는 Agro는 대지, 흙과 곡물 생산이 결합한 말이다. 따라서 Rural tourism은 시골관광, Agritourism은 농사관광 쯤으로 번역 될 수 있으며, 정리하자면, “시골관광 + 농사관광= 농촌관광”이라고 말할 수 있다.

‘농어촌정비법’에 따르면, 농어촌 관광 휴양 사업에는 농어촌 관광휴양 단지 사업, 관광농원 사업, 주말 농원 사업, 농어민 민박 사업 등 4가지 사업에 Rural tourism과 Agritourism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 법이 2009년 제정되었다. 농림축산 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 2개 부처가 동 법과 관련 있는 중앙 정부기관이다.

따라서, 농촌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동 법률을 면밀히 검토하여 농촌관광의 활성화 방안을 세밀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천안지역에는 기존의 농원에 멋진 카페를 지어 지역민과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곳이 많다. 넓은 들판과 푸르른 산을 바라보며 친환경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시골 관광의 문제점도 있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한적한 길가에 갖고 온 쓰레기를 봉투에 가득 담아 투기하거나 각종 페트병 등을 길가에 던져 놓고 가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비문화적 야만 행위(Vandalism)는 감시 카메라 설치와 경찰 신고를 독려하여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시골지역은 도시 주민의 쓰레기 처리장이 아니다. 시골을 찾는 도시 관광객들은 시골 지역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를 잊으면 안된다.

천안시 소재의 12개 읍·면을 중심으로 농촌관광 가능한 소재를 발굴하고, 체계를 잡아 인터넷 및 SNS를 통한 홍보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더 나아가 농촌 일을 도와주고 임금도 받을 수 있는 농가들을 치밀하게 네트워크화해서 농촌의 일손도 도와주고, 일당도 받을 수 있는 Agritourism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천안지역 농촌은 농번기에는 관광 비자로 입국하거나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에 인력을 의존하고 있어 오히려 그들에게 농가들은 “을”의 입장에서 인력을 수급받고 있다.

따라서, 계절별 체계적인 농번기 일감 일정을 조사하여, 읍면별 농번기 지도(Agritourism map) 만들고 이를 내국인들에게 홍보하고, 일손을 제공 받을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불법 노동 인력이나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의 손에 농촌의 일터를 맡길 것인가?

각 읍면의 농번기 일감 현황 및 일정은 읍면 사무소에서 산하 이장들을 통하여 하루 이틀이면 모두 조사가 끝날 일이다.

농촌관광을 거창하게 접근할 필요는 없다. 농촌 지역이 가진 관광적 특성을 살려, Rural tourism을 개발하고, 농촌의 농사와 관련된 적확한 정보를 체계화하여 농촌 체험과 돈을 버는 Agritourism을 기획하고 홍보하면 가능한 일이다.

농촌관광은 낙후된 시골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손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차제에 천안지역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에 관한 조사 연구를 심화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시 차원에서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약어인 ESG 경영을 실천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필자인 장태순은 천안이 고향으로, 한국 관광공사 컨벤션 뷰로 실장, 인천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부산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계명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 등을 역임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