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이벤트(Mega event) 유치의 유혹과 그 허상
메가 이벤트(Mega event) 유치의 유혹과 그 허상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3.08.10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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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08년 6월호 “관광정책”에 “대한민국 지자체 왜 메가 이벤트 유치에 열광하는가?“라는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도발적인 논문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대한민국 지자체가 달라진 것이 있을까? 필자의 생각에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게 단 한가지도 없다란 것이다.

메가 이벤트는 정해진 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언론 노출 빈도수가 높으며, 많은 비용이 수반되고, 환경과 인구에 영향을 미치는 큰 행사라고 일반적으로 정의된다. 관광 전문가인 도널드 게츠(Donald Getz) 교수는 2008년 이벤트 관광(Event tourism)이란 그의 논문에서 이벤트의 규모를 지방 행사(Local event), 지역 행사(Regional event), 대형 행사(Hallmark Event), 그리고 초대형 이벤트(Mega event)분류하여 가장 상위에 위치한 행사를 메가 이벤트로 설명하고 있다.

메가 이벤트 개최 기구는 보통 유럽이나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대륙간, 국가간 치열한 유치 경쟁을 통하여 행사 개최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수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행사이다. 월드컵을 개최하는 세계 축구연맹(FIFA)본부는 스위스 취리히(Zürich)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제올림픽 위원회(IOC)는 스위스 로잔(Lausanne)에, 엑스포(EXPO)를 개최하는 엑스포 사무국(BIE)은 프랑스 파리에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참가자가 오는 메가 이벤트는 매우 많다. 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하는 국제대학 스포츠 연맹(FISU)도 스위스 로잔에, 세계육상 연맹(World Athlets)은 유럽의 모나코에 본부를 두고 있다.

논란을 불려 일으킨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World Scout Jamboree)대회 주최 기관의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고, 사무국은 말레이시아 쿠알라 룸푸르에 있으며 세계 스카우트운동 연맹(WOSM)으로 기존의 보이스카우트 국제기구(BSIB)에서 1922년 명칭을 바꾸었으며 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산하에 등록된 비정부 기구(NGO)단체이다.

메가 이베트를 유치하고자 하는 열망은 반짝하는 지역 경제활성화와 개최지의 지명도 제고, 지역 인프라의 조속한 개선, 외국 투자 유치 촉진 등이 주요 요인이나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요인도 많이 작용한다.

메가이벤트 유치 및 운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엄청난 예산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올림픽 같은 메가 이벤트의 경우, 도로 및 공항 건설, 건물 건축, 교통 시스템 구축 등 인프라에 많은 국가 예산이 소요된다.

1992년 바르셀로나 하계 올림픽은 중앙 정부 40억 달러, 지방정부 21억 달러의 부채를 남겼으며,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의 경우 110억 달러의 부채, 2004년 아테네 하계 올림픽의 경우 100억 달러의 부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경우 약 400억 달러의 부채를 기록하였다. 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의 경우 당초 40억 달러의 예산으로 책정했지만, 최종적으로는 190억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도 2002년 FIFA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등을 개최하였으나, 인프라 건설비 등이 빠져 정확한 전체 소요 비용은 알수 없는 형편이다. 결과보고서에는 행사 운영에 대한 비용과 각종 후원금, 정부지원금에 대한 장미빛 내용만 기록되어 있고, 행사를 위해 소요된 시설물 건축비, 도로 건설, 철도 건설 등 중앙 정부가 지출한 사회간접 자본(SOC)비용은 빠져있기 때문이다.

단,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의 경우, 개최 연도인 1988년 한국 정부의 1년 예산이 17조 5천억원이었는데, 1988 서울 올림픽에 들어간 비용이 총 2조 3,826억원으로, 올림픽 직접 비용 1조 1,084억원, 시설 인프라 투자비 1조 2,442억이란 통계가 남아 있어, 한국이 얼마나 서울 하계 올림픽의 성공에 사활을 걸었는지 알수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는 소요 비용이 150억 달러(약 20조원),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는 116억 달러(약 15조원),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비용은 무려 2,220억 달러(약 294조원)였다.

메가 이벤트는 과연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할까?

메가 이벤트의 경제적 효과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미국의 Zymansky 박사나 Zimbalist교수 그리고 스위스의 Müller 교수에 따르면, 투자 대비 실질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는 그리 높지 않으며, 특히 경제 파급 효과 내용이 늘상 매우 과장 되어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메가 이벤트를 유치할때는 중앙 정부의 미래 비젼, 지역의 중장기 발전 전략, 그리고 과장되지 않은 경제적 효과를 면밀히 검토하여 추진해야 한다.

한국은 2022년 월드컵 유치 추진은 실패하였으나, 서울은 2036 하계 올림픽 재유치를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으며, 부산은 2030 세계 박람회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청권은 2022년 11월 1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제치고 2027년 하계 세계 대학 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 유치에 성공했다.

충청권 공동 개최로 개회식, 폐회식, 각종 경기장 시설 등이 모두 분산되어 있는 만큼, 꼼꼼한 시뮬레이션을 거치며, 동선 계획, 교통 체계,숙박시설, 부대 시설, 행사 계획 및 운영을 치밀하게 계획하여 성공적인 행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80여개에 달하는 충청권 대학의 대학생들이 모두 참여하여 유니버시아드 정신에 부합하는 이벤트로 개최해야 한다.

메가 이벤트를 개최하는 지자체들은 행사를 유치해야 하는 당위성과 미래 전략을 미리 치밀하게 구상해야 하며, 국민과 중앙 정부에 누가 되는 일을 해서는 않된다. 국제적인 메가 이벤트가 유치되면 국제 행사 감각이 높은 각 부문의 최고 전문가를 섭외하여 조직 위원회 및 운영 위원에 배치해야 하며 소 위원회에도 실무 경험이 많은 중견 전문가들을 배치해야 한다.

이벤트 개념 조차 모르고, 행사의 본질도 모르는 사람들이 조직위에 들어 오면 그 메가 이벤트는 반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메가 이벤트를 유치했다면, 행사의 성공적 운영 및 개최에 집중해야 하며, 위험 관리(Risk management)시스템 구축과 우발 계획(Contingency plan)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메가 이벤트의 성공적 개최 여부는 개최 도시뿐 아니라, 개최국의 브랜드 이미지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필자인 장태순은 천안이 고향으로, 한국 관광공사 컨벤션 뷰로 실장, 인천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부산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계명대학 호텔관광학과 교수 등을 역임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