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함께 PLAY IN 천안! 해요.
연극과 함께 PLAY IN 천안! 해요.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3.08.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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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소극장 오규택 대표(배우)를 만나다

“배우 겸 극장의 문지기 이기 때문에 항상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다음날 텅 빈 객석과 무대를 마주하게 되는 적막함을 제 나름의 방식대로 늘 즐기는 편입니다. 하하하!”

눈가에 미소가 항상 선하신 분! 언제든 그분과의 대화는 편안한 형님과 대화하는 느낌을 받곤 해요. 연극과 TV 드라마에서 단역을 맡아 할 때도, 또한 CF에서도 늘 진심으로 잔잔한 감동과 순간순간의 스토리를 몸소 전해주는 형님 같은 연기자! JB 소극장 대표이자 배우인 오규택 대표님을 만나 연극으로 사는 인생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오규택 대표님은 처음 연극을 대학교 극회로 시작했으며, 93년도에 천안에 있는 극단에 입단해서 사회에서의 연극배우를 시작하게 됩니다. 중간에 잠시 쉬어가는 기간도 있었지만 약 30년 동안 연극과 TV 드라마 단역 배우, CF 출연, 연극협회 임원 등으로 활동하셨어요. 오 대표님의 가장 자신 있는 자기소개를 권하니 이렇게 답하시네요. “JB 다방 사장 남편” 이라는 직함이라고 해요. “아마도 모든 결혼한 남자들의 로망이기도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하하…….” 웃으시며 말하셨어요. JB 다방은 소극장 내에서 같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이지요.

오 대표님의 유명세는 소극장에서뿐만 아니라 드라마 단역, CF 등에 출연하다보니 은연중홍보가 많이 되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해요. “일부러 이곳 JB 소극장까지 찾아와 주셔서 응원도 해주시고, 여기서 올리는 연극 작품들도 보시러 오는 분들이 있어요. 가끔은 쑥스럽기도 하지만 더 열심히 잘 해야겠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그러면서 주변의 젊은 연극인들이 함께 어울려 가는 이 소극장이 저에겐 가장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고, 천안의 문화 놀이터가 되어 가고 있는 거라서 더 기쁘게 즐겁게 하고 있어요.”

제1회 태조산 젊은 연극제
제1회 태조산 젊은 연극제(2022)

“전국의 젊은 연극인들이 이곳 천안의 안서동에서 언제든지 연극하면서 즐겁고 재미있게 무대를 만들고 놀았으면 하는 것이 JB소극장을 시작한 이유”라고 오 대표님은 말해요. 지금 천안의 안서동은 연극으로 핫(HOT)하죠. 그 이유는 ‘PLAY IN 천안!’을 주제로 오는 9월에 제2회 천안 태조산 젊은 연극제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이 연극제는 참가신청한 팀들을 심사를 통해 5팀만 본선 무대에 작품으로 올리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합니다. 작년 1회 대회 역시 젊은 연극인들의 열띤 열기와 연기로 JB소극장 무대를 말 그대로 “연극으로 놀자!” 판을 만들어 놓았고, 그래서 이번 2회 대회의 주제가 PLAY IN 천안! 이래요.

JB 소극장이 있는 이곳 안서동에는 전국에서 대학교가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곳이기도 해요. 그래서 젊음과 문화의 열기가 가장 많이 표출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그래서 JB 소극장뿐만 아니라 인근 대학들 안에 일정 장소에서 여기의 젊은이들이 연극도 하고 축제도 즐기며, 많은 문화 콘텐츠를 갖고 젊음의 문화도 창조할 수 있고 놀아 볼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오 대표님은 말해요. 하지만 오 대표님은 이러한 인적자원에 비해 아쉬운 부분 또한 있다고 해요.

“천안시의 운영 공간 중에 젊은 연극인들이 가서 연극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해요. 또한 천안시 관내의 지역 간 동서 균형감을 맞추고 함께 상생하기 위해서, 예를 들면 서북구는 주거 생활환경의 중심지가 되어주고, 동남구는 대학과 젊은이들이 많이 있는 지역이니 문화 관광의 중심지가 되어서 서로 균형감 있는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 이런 문화적 자원을 통해 지역이 문화 중심지로 더 활발하게 성장 할 수 있다고 오 대표님은 말해요.

천안 태조산 젊은 연극제는 지난 1회 대회 때부터 여기 안서동 상가 사장님들께서 연극제 대회를 위해서 협찬을 해주신 분들이 많아요. 숙소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은 멀리서 온 젊은 연극인들을 위해 무료로 숙소를 내주기도 하셨고요. 식당 사장님들은 밥을 무료로 주셨어요. 여러모로 협찬을 많이 해주셔서 참가한 젊은 연극인들도 즐겁고 재미있게 참여 할 수 있었다고 했어요.

이렇듯 지금 천안의 안서동 대학가는 상인 사장님들께서 학생들과 함께 천안의 문화 중심지로 만들어 가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해요. 이제는 안서동 상가 상인회도 발족이 되어 더 많은 문화 콘텐츠와 공간, 시간 등을 준비하면서, 활발한 문화 활동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해요.

오 대표님을 만나러 갔을 때 마침 무대에 올릴 연극을 연습하고 계셨어요. 잠시 그 모습도 담아 보았어요.

“난 언제나 내가 있을 때마다 사라져, 나는 일시적이야”......

대사를 반복하여 술에 취한 연기와 그 취함의 대사를 받아 능숙하게 연기하는 여자 배우의 모습이 진지하게 눈에 들어오고 있었어요. 오 대표님의 연기는 언제나 순수하면서도 표정을 통해 진심임을 담아내고 있는 것 같았어요.

이 연극의 제목이 ‘제이비 소극장 사람들’이고, 부재가 ‘겨울 나그네’ 인데 오 대표님은 얼마 후 이 연극을 마친 소회를 이렇게 이야기해요.

늘 그랬듯이 연극이 끝나면... 어제까지 고민과 긴장으로 가득 했던 무대, 팽팽한 긴장감과 박수로 가득 했던 객석, 무대와 객석의 텅 빈 적막함이 마음 한구석 허전함으로 자리하죠.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의외로 공연에 대한 관객 평이 좋아서 어리둥절했기에 그 적막함과 허전함을 잊게 하고 있네요. 연극 소재가 워낙에 난해하고 생소한 작품이고 해서 우려를 했지만 참석하신 관객 분들께서 소통의 시간에 많은 좋은 평과 이야기들을 담아 주셨어요. 어떤 노부인께서는 ‘고도를 기다리며’ 를 빗대어 이야기하셨고, 또 다른 관객 분께서는 인생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어요. 관객 분들의 높아진 문화 수준을 다시금 느낀 작품이었고, 제가 연극을 하는 이유도 이러한 공간과 시간을 사랑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다음 연극 작품은 9월에 있어요. JB 소극장으로 연극 보러 놀러 오시면 좋겠어요. 그래서 연극과 함께 우리 PLAY IN 천안” 해요.

연극의 소회를 듣는 시간도 잠시였지요. 내겐 형님 같은 오 대표님의 무대에서의 대사 진심이 또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어요.

아주 진중하고, 담백하게 옆에 있는 JB 다방에서 풍기는 달콤한 커피향이 친구가 되어주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끽” (술 취한 목소리로 대사한다). 

"나는 일시적이야......늘 그랬듯이......"

글 노호룡 천안문화도시 스토리발굴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