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필의 세상보기] 7월을 맞는 詩
[이광필의 세상보기] 7월을 맞는 詩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3.06.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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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지리 열리고 /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박혀 /

....(중략)....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

두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청포도>

*安東출신인 李陸史선생(1904~1944)이 평화롭고 풍요로운 삶에 대한 소망과 조국광복을 염원하며 이詩를 발표(1939년)했어요. 
무려 17번이나 투옥되어 온갖 고문과 협박을 당하다 차디 찬 베이징 감옥에서, 39세의 나이로 옥사 한 독립투사 이육사!

*그가 그토록 기다리던 '靑袍입은 손님'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정녕 오시는 것일까?
녹음짙은 여름의 '절정' 7월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