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문화관광재단 출범과 충남의 관광 육성 전략
충남문화관광재단 출범과 충남의 관광 육성 전략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3.06.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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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20일 출범한 충남관광재단은 1년만인 올해 4월 19일 자로 해산되고, 2023년 2월 20일 충남 문화관광재단이 출범하기 위한 조례안이 도 의회를 통과했다.

충남관광재단이 1년 만에 통폐합 대상이 된 것은 아쉬운 일이나 충남의 관광 콘트롤타워로 재탄생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충남은 백제 마한의 중심지로서 많은 매장 문화재를 갖고 있으며, 역사 문화자원, 해양 생태 관광 자원 등이 풍부한 지역이다. 따라서 관광 잠재력도 높은 지역이다.

전체 면적은 8,247㎡로 전국 광역 단체 중 6위이며, 인구는 212만6천 명으로 전국 광역 단체 중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충남의 기초단체는 8개 시 7개 군으로 도시와 농촌이 함께 존재하는 특색을 갖고 있다.

다양한 지역과 다른 문화를 갖고 있는 도 단위 광역단체 마케팅은 단일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광역 도시와는 달리, 복합한 성격을 갖고 있다. 따라서 충남 고유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발굴하여 새로운 통합 관광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관광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장소 마케팅이다.

충남이 갖는 대표적 특성은 무엇일까? 다른 장소와 구별되는 전체적인 특징을 지리학에서는 장소성(Placeness)라고 한다. 또한, 일반인들이 특정 지역에 대해 갖는 주관적인 느낌을 장소감(Sense of Place)라고 한다.

충남 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충남 가면 가장 먼저 체험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설문조사에서 다양한 답이 나온다면 그만큼 관광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대한민국의 1.5배이며 인구 2천만 명인 뉴욕주(New York State)의 장소 마케팅은 어려워도 인구 880만 명에 서울 면적 605㎡보다 조금 큰 784㎡의 뉴욕시(New York City)의 장소 마케팅은 쉽다.

그만큼 많은 행정 구역을 포함한 도 단위 관광 마케팅은 다양한 속성, 서로 다른 문화, 물리적 거리 등으로 통합 관광 마케팅을 추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유사한 지역을 묶어서 공동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

문제는 선거로 뽑힌 각 기초단체장이 자기 지역만의 독특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홍보하고자 하는 열망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여러 지역 방문으로 특화된 여행 상품이나, 각종 활동, 체험이 포함된 관광상품의 본질적인 특징은 시간을 파는 것이다. 여행 상품이나, 관광상품이나 늘 일정이 묶여 있어서 이동해야 한다. 따라서 지리적 거리가 먼 지역은 여행 상품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 여행사는 한정된 시간을 팔아 프로그램대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광역단체로는 서울-인천-경기도나 부산-경남-울산 등이 공동 마케팅을 하고 있으나, 여행 상품 개발로 들어가면 좁혀서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여행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한다.

1∼2시간을 이동하는 여행 상품을 파는 것은 여행사들에는 치명적이다. 여행 상품, 관광상품은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개별 여행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동 시간이 길다면 연료 및 즐길 시간을 그만큼 낭비하게 된다.

지역 정체성 개발과 역내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충남의 8개 시 및 7개 군은 인접한 기초단체끼리 협력하여 많은 다양한 여행 및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천안-아산-당진은 1시간 거리로 연결될 수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이러한 관광 클러스터를 만들어 독특하고 지역 정체성이 강한 각종 지역 음식, 여행지, 즐길 거리 등을 프로그램화해야 한다.

이와 유사하게 태안-서산, 예산-홍성, 당진- 예산, 보령-청양, 청양-공주, 서천-부여, 논산-금산-계룡. 공주-부여, 부여-논산, 등도 관광 마케팅 시 공동 홍보를 한다면 시너지 높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고유한 충남 관광 슬로건을 만들어야 

충남 하면 첫 번째로 떠 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마케팅에서는 이것을 TOMA(Top of Mind Awareness)라고 부른다.

전 국민 대상 설문을 통하여 조사된 결과를 갖고 우선순위로 지목된 것을 중심으로 관광 슬로건 소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관광 슬로건은 광고업체에게만 맡길 일은 아니다.

관광 슬로건은 지역 특징, 개성, 스타일 등 속성(Attributes)을 잘 파악하고, 재미있고 기억하기 쉬운 전달 메시지(Message)이어야 하며, 독특하고, 원조 느낌이 드는 차별화(Differentiation)와 방문하고, 살고 싶고 배우고 싶은 대표성(Ambassadorship)을 담고 있어야 한다.

충남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충남을 백제의 땅으로 인식하고 있다. 백제가 건국하고 멸망한 땅이 바로 충남 지역인데, 삼국유사나 각종 고지도에 등장하는 백제 위례성이 있던 천안은 완전히 소외되어 있다. 

따라서 공주-부여에 집중된 백제의 스토리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마한의 중심지도 충청도에서 자꾸 전라도 지역으로 밀어붙이는 주장들이 많이 거론되는 것도 장소의 정체성 확보 측면에서 단도리 할 필요가 있다.

목표 시장을 정확히 파악해야

충남에 오는 국내 관광객 분석은 매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하는 “국민여행조사”를 참조하여 정리할 수 있다.

문제는 외래관광객 유치인데, 충남이 외국인들을 맞을 충분하고 다양한 숙박 시설을 확보하고 있는가가 관건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래관광객의 80%가 서울을 방문하고 있다.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래관광객이 공항도 없는 지역을 여행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충남은 국내 체재 외국인과 고대 백제 문화와 연관된 일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는 2만8천여 명의 주한 미군이 근무하고 있으며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미군 가족만 10만 명이 넘는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군 기지가 충남 북부 인근의 평택에 있으므로 이들의 충남 지역관광에 대한 집중적인 홍보할 필요가 있다.

국내 관광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충남 지역은 수도권에서도 가깝고 고속도로도 잘 뚫려 있으므로 수도권 여행객이 찾기에 좋은 곳이다. 따라서, 내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권역별 특색 여행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 활동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테마가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권역별로 개발하여 개별여행객과 가족 여행객을 유치해야 한다.

당진 우강면 솔뫼 성지는 한국 최초의 신부이며 성인인 김대건 안드레아의 탄생지이며, 청양 화성면 다락골 성지는 김대건 신부와 같은 해에 사제 서품을 받은 최양업 토마스 신부가 탄생한 곳이다. 

2020년 11월 29일 바티칸은 1866년 병인박해 때 2,000명 이상의 천주교 신자가 순교한 서산 해미순교성지를 “국제성지(International Pilgrimage Site)”로 선포하여 이스라엘 예루살렘, 이태리 로마, 스페인 산티아고 같은 성지 역할을 수행 할 수 있게 하였다. 600만 명에 달하는 한국 가톨릭 신자를 대상으로 한, 치밀한 성지 관광 프로그램 기획과 마케팅 활동은 충남을 종교관광의 메카로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가톨릭 관광 유산은 전국 어디에도 없는 충남만의 고유한 자산이다.

때마침 충남 문화관광재단이라는 관광 마케팅기구(DMO)도 만들어졌으니,충남 관광의 컨트롤타워 역할과 함께 산업의 소프트 파워인 관광산업이 충남 경제를 받쳐주는 성장 산업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관광 마이스 칼럼니스트 장태순 

 필자는 천안 출생으로 한국관광공사 컨벤션 뷰로 실장인천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부산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및 계명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를 역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