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공간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삶을 보고 듣는다는 것은 나에겐 또 다른 기쁨!
농촌 공간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삶을 보고 듣는다는 것은 나에겐 또 다른 기쁨!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3.06.1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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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감에 있어서 조금의 빈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 바쁨의 미학을 즐기며 살아온 평범한 중년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애숙 마을조사원! 

취재하는 과정을 동행하며 느낀 것은 그녀가 농촌 마을 조사에 임할 때 마을에 대한 특성을 이해하고 마을주민과의 소통하는 방식이 신규활동가임에도 마치 경력을 가진 활동가인가? 라는 착각이 들었을 만큼 어설픈 티가 나지 않아 마을조사원에 적합한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마을에서 마치 오래 살아온 듯 스며드는 모습에서 그녀가 말한 ‘바쁨’은 쉼 없는 생각과 움직임에서 커리어우먼이 현재를 살아가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녀는 봉사의 정신을 무장한 전사처럼 ‘나에게 바쁨 또 다른 미학’이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살아오며 마음껏 사용했던 시간에서 내던져지는 느낌’을 받았을 때 우연한 기회에 천안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마을활동가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한 김애숙 조사원은 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하고 최종 면접을 통하여 마을의 자원을 발굴하는 ‘마을조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애숙 마을활동가는 “내 삶의 의미에서 현재 가장 아름다운 일들과 내가 가장 잘하는 것들을 분류해보다가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에서 활동 경험은 미약하지만, 또 다른 의미 있는 삶을 만드는 기회를 찾다가 지원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는 생각이 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의 만남으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내가 찾아가는 삶의 과정 중에 ‘천안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이 마치 이미 기정화된 사실같이 묘하게 맞아 들어갑니다.

마을주민들의 소리가 자료가 되고 마을의 미래를 그려낸다

마을에서 접하는 이장님과 주민들과의 대화 속에서 그분들은 마치 오빠, 언니, 동생들과 대화하며 마을의 소리를 끌어냅니다. 마을조사원은 그분들의 소리를 들어주어야 하는 과정입니다.

시작은 마을조사원이지만 마을의 소리를 듣는 것을 즐기고 있는 그녀는 ‘대화의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을의 소리를 듣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마을주민들은 어느덧 자신들의 삶을 하나, 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가족이 속을 썩인다.’라는 할머니,

‘요즘엔 아들이 안 온다.’라는 연세 무척 많은 마을 최고령자,

‘온 김에 밥이나 먹고 가라!’는 마음씨 좋은 이장 사모님.

그들에게 김애숙 마을조사원은 그들의 소리를 들어줄 줄 아는 소리엔터테이너였습니다. 하이톤의 그녀가 만들어가는 소리는 그들의 마음을 열어주기 때문이지요. 마을을 돌면서 그녀는 마을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알았다기보다는 ‘몸과 마음이 이미 알아서 마을의 소리를 듣는 과정이 장착되어 있었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마을의 최고령 할머니를 보고 기어이 그분의 집까지 따라가서 그분 공간까지 점령? 하고 작은 마음이나마 내어서 청소를 해드리는 모습을 보고 애초부터 천성이 그렇구나! 느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마을조사원은 단순한 시작이 아니다

요즘 어르신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관여하고 있는 그녀는 자기 말대로 바쁨의 미학을 실천 중입니다. 어르신들께 우리의 말을 쓰고 읽을 수 있는 학습을 도와드리고 그분들의 소리를 모아 책을 내는 과정도 하고~~ 그렇게 이어진 삶의 연속에서 그녀는 자신을 녹여 스며들고 있었고 지금의 활동도 그런 연속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것입니다. 올해부터는 천안시마을공동체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으니 앞으로 쭈욱~~ 이어 나아갈 것입니다.

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입니까?

기자의 물음은 이어질 수 없었습니다.

이미 그녀는 모든 것을 다 풀어내고야 말았습니다.

그녀는 그런 활동가입니다.

글 유재상 마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