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박찬무 이사장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박찬무 이사장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03.09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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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조직 역할은 기본, 그간 활동 바탕으로 영역 확장할 것”

사회적경제는 경제적인 이익과 사회적인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람 중심’ 공동체 경제다. 이윤보다 사람을, 개별 기업·조직의 이익보다 사회 전체의 이익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윤 창출과 함께 공공의 가치 창출에 대한 공헌을 추구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나눔을 통한 선순환’을 내세우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를 자리 잡기 위한 제도 마련 및 지원도 활발하다.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등 사회적경제 기업 간의 연대를 지원하고 민·관, 민·민의 협력을 도모함으로써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2012년 (사)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이하 충사넷)가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충사넷은 중앙정부 또는 지자체가 위탁하는 통합지원기관 등의 수탁활동을 통해 사회적경제 정책을 전달·보완하는 광역단위 중간지원조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월 21일 가진 ‘제7차 정기총회’에서 충사넷은 사회적기업 (주)즐거운밥상 박찬무 대표를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3월 5일(월) 박찬무 신임 이사장을 만났다.

 

-. 충사넷이 올해로 7년에 접어드는데, 그간 성과로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

처음 충사넷이 출발한 때가 2012년이다. 당시만 해도 충남에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이 잘 자리 잡고 있지 않았던 터라 인식을 확산하고 영역을 넓히는 부분이 우선 필요했다. 때문에 가장 많이 해온 일이 중간 지원 조직으로의 역할이다. 통합 지원기구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충남 지역에서 사회적경제 영역의 양적 확대에 기여한 것은 성과로 꼽을 부분이다.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이 상당히 많이 발굴‰?설립되었다. 또 스스로 네트워크를 통해서 성장하는 토대를 갖출 수 있었다.

-. 반면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충사넷의 역할이 사회적경제 기업들에 대한 통합 지원만이 아닌데, 그에 국한된 부분이라는 점이다. 관련한 다양한 활동으로 충사넷의 영역이 넓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중간 지원 조직은 사회적경제 각 영역을 만나기 때문에 설립 및 운영에 대한 정보를 갖출 수 있다. 그것들을 모으고 분류하고, 때로는 특화시키는 등 영역을 다각화 할 수 있다. 사회적경제 기업들에 대한 단순한 지원이 아닌 포괄적인 성장기반을 만드는데 더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또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 정책 제안을 하는 것도 충사넷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6년간 도내 다양한 운영 사례들에 대한 자료를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지금이 그를 위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사회적경제 영역이 낯선 사람도 많은데,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곳이 어디일까

천안에서는 돌봄사회서비스센터를 들 수 있다. 장애인활동보조, 산후조리, 노인돌봄, 취약계층돌봄 등을 제공하는 곳으로, 현재 300여명을 고용할 정도로 성장했다. 즐거운밥상도 2005년 설립해 10년 이상 운영하고 있다. 창업 후 10년 이상 운영하는 자영업자 생존율이 16.4%밖에 되지 않는다. 그 중에 음식점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6.6%이다. 사회적기업이 10년 동안 유지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우리동네도 지역 자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사회적경제 영역을 만드는 유의미한 공간이다.

경우 사회적협동조합 '송악마을사람들'을 들 수 있다. 친환경적인, 동시에 공동체 삶에 지향을 갖는 이들이 함께하는 마을 공동체로 손꼽히며 관심 받고 있다. 이러한 입소문은 전입 인구 증가를 가져왔고, 충남도에서 인구가 늘어나는 거의 유일한 면 지역이다. 마을 공동체의 정착으로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 되는 좋은 사례다.

-. 사회적경제 영역이 폐쇄적이라는 비판의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지원만 바라고 있다는 시선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간 제도를 활용하는 것에만 주로 관심 갖는 사례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사회적경제 영역이 유지되고 여전히 앞으로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가치에 동의하고 지향하는 건강한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꾸준히, 흔들리지 않고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확장하는 움직임이 필요하고, 그래서 수행할 수 있는 기초 단위 지원 조직이 필요하다. 충사넷과 같은 광역 단위 지원 조직은 길잡이 역할을 담당하고, 기초 단위 지원 조직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뿐 아니라 여성기업 소상공인 자활기업 벤처기업 등이 서로 영역을 넘나들며 융·복합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한다.

또한 사회적경제 영역에 대한 인식 부재도 큰 요인이다. 자라는 동안 사회적경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다가 다 커서 대학 졸업 때쯤 사회적경제 영역을 접하고 생각한다. 생활 속에서 자리 잡지 않으니 사회적경제에 대해 고민하고 확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해결해야 할 과제다.

-.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많이 알려져야 한다. 많이 접근하고 노출해야 한다. 이는 사회적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판로, 유통과도 맞닿는 부분이다. 알아야 다가오고 다가와야 유통도 가능할 것 아닌가. 예를 들어 지자체마다 전광판을 운영하는데, 이를 활용한 홍보도 생각할 수 있다. 또, 예전과 달리 요즘은 드라마에도 사회적기업이 나온다. 이와 같이 삶에서 접촉면을 넓히는 고민이 필요하다.

또, 교육도 중요하다. 초·중·고 때부터, 더 어릴 때부터 사회적경제에 익숙해야 하고 연습해봐야 한다. 학교를 졸업해 사회에 진출할 때가 되어서야 사회적경제를 접하고 고민하면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유럽에서 사회적경제가 활발하게 자리 잡게 된 데에는 어려서부터, 생활 곳곳에서 사회적경제를 접했기 때문이다. 2016년 아산시에서 중학생 특화 사회적경제 교재를 출간해 학교에서 활용하도록 했는데, 이러한 노력은 사회적경제의 정착과 확장을 위해 필요하다.

-. 앞으로 충사넷의 계획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통합지원 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진행하되 그것에만 집중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회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그에 대한 지원을 진행하고, 행정과 균형 잡힌 파트너십도 맺어나가려고 한다. 단,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균형 잡힌 협치를 할 수 있고, 이는 우리 스스로 역량을 키워야 가능하다. 지금 단계에서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제대로 파악하고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서 충사넷의 가장 큰 강점은 폭 넓은 정보와 운영 경험이다.

김나영 기자 namoon@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