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기 분쟁사업장 유성기업, 노사갈등 마침표 찍다
최장기 분쟁사업장 유성기업, 노사갈등 마침표 찍다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0.12.31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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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노사갈등 와중 용역폭력·경영진 구속 등 숱한 우여곡절 

 10년째 이어지던 유성기업 노사갈등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2011년 5월 충남 아산 유성기업 본사에서 갈등이 불거진 후, 지금껏 노사 양측은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2020년 마지막 날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이하 지회)는 31일 '2011년~2020년 임금, 단협, 현안문제, 중앙교섭, 지부 집단교섭 타결'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이번 투표엔 아산 지회와 제2 공장이 있는 영동 지회 조합원 240명이 참여해 21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번 협약에 따라 노사는 단체협약 복원과 지부 집단교섭, 중앙교섭안 수용에 합의했다. 

또 ▲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임금 ▲ 제1노조 조합원에 대한 위로금 지급 ▲ 경영진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사내 설치한 CCTV 철거 ▲ 현 제1노조 지위 인정과 제2노조와의 차별 철폐 ▲ PC·통신비·복사용지·조합차량·유류비 등 노조 편의 제공 ▲ 노사분규 피해자 부상자 보상과 조합원 심리치유사업 지원 등의 현안에도 합의했다.

유성기업 지회는 단협이 가결되자 성명을 내고 "오늘의 합의와 타결은 10년의 투쟁을 바라볼 때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은 합의였다"면서도 "앞으로 노조가 다시금 현장을 바로 세우고 연대의 기풍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종 합의까지 가시밭길 ‘10년’

10년째 이어온 유성기업 노사갈등이 2020년 마지막 날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사이 한 명의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유시영 전 대표(사진 가운데)는 두 차례 법정 구속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10년째 이어온 유성기업 노사갈등이 2020년 마지막 날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사이 한 명의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유시영 전 대표(사진 가운데)는 두 차례 법정 구속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앞서 적었듯 유성기업 노사갈등은 201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성기업 노사는 주간 2교대 근무제를 시행하기로 이미 2009년 합의한 바 있었다. 하지만 사측이 시행을 미루면서 갈등이 격화되기 시작했다. 지회가 2교대 근무제 시행을 촉구하자 사측은 직장폐쇄로 맞섰다. 그러다 갈등은 물리적 폭력으로 번졌다. 

이 당시 현장은 용역폭력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유시영 전 대표 등 당시 경영진은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으로부터 1 노조(유성기업 지회) 무력화 전략을 자문받아 실행했고, 이 과정에 회사 자금을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유성기업의 노조 무력화 시도엔 원청인 현대자동차가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하청업체의 주간 2교대제 근무가 원청인 현대자동차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라는 게 지회 측의 시각이다. 

지회는 사측의 직장폐쇄와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던 2011년 5월 '유성기업 쟁의행위 대응요령'이란 제목이 달린 사측의 대외비 문건을 폭로했다. 이 문건엔 "유성기업 노·사간 주간 연속 2교대 시행 합의시 → 현대차/기아차 본교섭에 일부 변수 우려", "(주간 연속 2교대) 시행합의 없이 유성기업 회사측이 원칙적 대응시 → 현대차/기아차 승용디젤엔진 부품공급에 차질 가능성"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문건은 유성기업 노사갈등에 현대자동차가 개입했음을 시사했고, 법원 판단으로 사실로 확인됐다. 1, 2심 법원은 현대차 임직원 4명에 대해 유성기업 노조 활동에 지배·개입한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들에게 잇달아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이다. 

결국 유시영 전 대표는 2017년 2월 제1 노조(유성기업 지회)를 무력화하고자 회사에 우호적인 제2 노조를 설립하도록 한 혐의가 인정돼 법정 구속됐다. 이어 2019년 9월엔 노조 무력화에 회사 자금을 사용한 혐의가 다시 한 번 인정돼 재차 법정 구속됐다. 현재 유 전 대표는 올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4월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앞서 대법원은 2019년 8월 창조컨설팅 심종두 대표에게도 유성기업 등 168개 사업장에 개입해 노조파괴 자문을 했다는 혐의를 인정해 징역형을 확정했다. 

렇게 노사갈등이 지속하는 동안 지회는 노조 무력화 전략, 검찰의 사측 봐주기 수사 의혹 등 숱한 어려움에 시달렸다. 2016년 3월 고 한광호 씨는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사측으로부터 징계를 받자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유성기업 지회는 10년 동안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노조 무력화 전략, 검찰의 봐주기 수사 등 부조리를 겪어야 했다. 지회는 특히 검찰이 노사갈등을 지속시켰다며 날을 세웠다.
유성기업 지회는 10년 동안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노조 무력화 전략, 검찰의 봐주기 수사 등 부조리를 겪어야 했다. 지회는 특히 검찰이 노사갈등을 지속시켰다며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아산지회 도성대 지회장은 "10년 투쟁의 종지부를 찍었지만 100% 만족할 만큼의 성과는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필두로 한 국가와 노조파괴 전문 컨설팅업체, 현대자동차와 그에 결탁한 유성자본의 탄압을 이겨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길고 긴 교섭 과정에서 합의 번복이 수십 차례였고 그때마다 노측 교섭 대표는 양치기 소년이 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아픔을 묵묵히 견뎌내온 자랑스러운 우리 조합원 동지들이 있었기에 오늘도 있었다. 또 내 일처럼 아니, 내 일보다 더 유성의 투쟁과 아픔을 같이한 연대 동지들이 있었다"며 조합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측은 협약 타결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무 입장이 없다. 협약 조인식을 전후해 입장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협약 조인식은 1월 중 있을 전망이다. 

지유석 기자
iron_hee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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