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논란, 진짜 피해자는 누구?
직장 내 괴롭힘 논란, 진짜 피해자는 누구?
  • 노준희 기자
  • 승인 2020.11.23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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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위, “징계사유 존재하나 해고는 부당하다”…직원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는데 또 같이 일하라고?” 

충청남도청소년진흥원(이하 진흥원)이 떠들썩하다. 특히 진흥원 내 천안성문화센터장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심판 결과로 진흥원이 골치를 앓고 있다. A씨와 함께 일한 직원들은 “진흥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행사한 A씨를 해고했는데 충남노동위가 부당해고로 판단하면서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진흥원은 지난 6월 23일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A씨를 해고했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충남지방노동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진행했으며 지난 9월 21일 충남지방노동위는 “징계사유는 존재하나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하므로 징계절차의 적법성에 대해 더 살펴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A씨가 돌아오면 우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우릴 괴롭힌 사람과 어떻게 같은 곳에서 마음 편히 일할 수 있겠냐. 진짜 피해자는 우리인데 노동위가 정말 누굴 위해 판단하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해했다.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의 괴롭힘 문제는 여러 사안에서 나타났다. 직원들은 “A씨는 평소 진흥원과 타 성문화센터와 함께 일을 진행하고 나면 직원들 앞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로 비방하며 공포감과 불안감을 조성했으며 직원들 인격 비하는 물론 직원들의 성교육 역량을 평가절하하여 동료 앞에서 모멸감과 수치심을 주고 자존감을 무너트리기 일쑤였다”고 증언했다. 

직원들은 “직원들을 감시하고 이간질하는 것도 심했다”고 밝혔다. 
“타깃이 된 직원을 괴롭히고 외롭게 만들어 결국엔 그 직원이 그만두게 돼요. 심지어 한 직원의 다이어리를 다른 직원에게 훔쳐서 숨겨 놓으라고 지시하는 등 직원들 간 극도의 불신을 조장했고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직원에게 자괴감이 들게 했어요.” 

직원들은 출퇴근 전 지속적인 카톡 업무지시도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밤 시간과 새벽 시간에 문자를 보내고 대답을 강요하고 쉬는 날이나 주말에도 지속적인 카톡을 보냈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휴가 통제, 차별적인 업무분장 등 직원들의 역량을 끌어주기는커녕 오히려 직원들을 곤경에 빠트리고 공공기관장으로서 운영지침과 규정에 따르지 않고 개인적인 감정에 따라 차별적 업무분장을 하는 등 기관장으로서 자질이 매우 부족하다”고 밝혔다. 한 직원은 A씨 때문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증언했다. 

센터장의 지위를 이용한 우회적인 업무지시도 많았으며 특히 청소년교육기관장으로서 인권의식과 윤리의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히 “장애인 수업과 청소년보호시설 입소 청소년 교육을 끝내고 나면 당사자들이 들으면 상처받고도 남을,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말을 서슴없이 했으며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으로 기관장 품위유지 의무를 크게 위반했다”며 “이런 사람이 성문화센터장을 하는 건 청소년을 위해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직원들은 말했다. 성교육을 받기 위해 방문하는 소외계층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는 성교육기관장이었다는 것. 그런데도 A씨는 이곳에서 10여 년간 청소년성문화센터장을 맡아왔다는 게 직원들의 증언이다. 

A씨가 제소한 노동위 심판에서 참고인 조사에 응했던 직원 B씨만은 “센터장이 부당해고 된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갑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A씨는 “팀원들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으나 진흥원이 시간 끌기 작전으로 재심신청을 한 거 같다. 만일 갑질이면 노동위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하진 않았을 거다. 나는 그동안 센터를 지키기 위함으로 일했다. 만일 내 잘못이라면 사과할 수 있는데 일을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된 건 센터장으로서 책임은 있으나 미리 얘기를 해줬으면 풀 수 있었을 거고 얼마든지 화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직 복직하라는 노동위 판결을 진흥원이 이행하지 않아 많은 돈을 이행강제금 집행에 써야 한다. 그런 돈은 청소년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안에 대해 충남지방노동위는 “이 사건 근로자(A씨)는 피해자들(직원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업무시간 외에 업무지시를 하거나 다이어리를 몰래 숨겨 놓으라고 지시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범위를 넘어선 지시를 하거나 직원 간의 갈등을 조장하여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직장 내 괴롭힘을 하였다고 인정되므로 징계사유는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당사자(A씨) 주장 요지에 따라 판단한 근거는 징계해고의 정당성”이라며 “이사건 사용자(진흥원)는 이 사건 근로자의 포상이력을 고려하지 않은 점, 이 사건 근로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중 일부는 근로기준법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의무가 시행되기 전에 이루어진 행위인 점 등을 볼 때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부당하므로 징계절차의 적법성에 대해 더 살펴볼 필요가 없다”며 '부당해고'라는 최종판단의 근거를 밝혔다. 

그러나 박영의 진흥원장은 “괴롭힘 피해를 본 직원들을 보호하려면 센터장과 직원들을 분리해야 하는데 그 방법은 진흥원 규정상 해고밖에 없었다. 위계를 이용한 괴롭힘을 당해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본 직원들을 보호하는 것이 진정한 노동자 보호라고 생각한다”며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중앙노동위가 진짜 보호해야 할 피해 노동자가 누구인지 확실히 판단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흥원 측은 이 사건의 재심이 11월 30일 세종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2019년 7월 16일부터 시행됐다.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지위·관계 우위를 이용했는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었는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켰는지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천안성문화센터는 여성가족부와 충청남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아동·청소년 성교육전문기관이며 센터장 포함 총 5명이 근무하는 충청남도청소년진흥원 부설기관이다.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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