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영상 재미있다면서 먼저 말 걸어줄 때 기분 최고죠”
“학생들이 영상 재미있다면서 먼저 말 걸어줄 때 기분 최고죠”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10.21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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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우 교사가 들려주는 쌤튜버 개꿀쌤 이야기

하루빨리 코로나 종식돼 학생들과 땀 나도록 뛰고 싶어…

천안 용곡초등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치는 박병우 교사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체육수업 영상을 찍어 올리는 유튜버로 유명하다. 박 교사의 소식을 접한 건 몇 달 전, 용곡초에 다니는 한 학생이 말해준 “그 선생님이 찍은 영상 진짜 재미있어요”라는 제보(?) 덕분이었다. 

사실 영상을 직접 보기 전엔 ‘선생님이 찍어 올린 영상이 얼마나 재미있겠어?’ 하며 반신반의했는데, 이게 웬일? 수업 내용도 알차지만, 아이디어가 어쩜 그리도 기발한지 어른이 봐도 재미있어 자꾸만 보고 싶어질 정도. 이쯤 되니, 박병우 교사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진다. 연락처 수소문 후 인터뷰를 요청하니 기분 좋게 수락했다. 약속된 장소에서 만난 박 교사는 시종일관 유쾌하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았다. 쌤튜버 개꿀쌤과 나눈 일문일답 함께 들어보자.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모습을 잃지 않는 개꿀쌤 박병우 교사

Q.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작년에 영상 관련 공부를 하면서 기록으로 남기려고 브이로그를 찍으면서 유튜브를 시작했고, 수업 영상을 올리게 된 건 코로나로 인해 원격 수업이 시작되면서부터였어요. 주지 교과인 국·영·수는 교육청에서 영상 공유가 많지만, 체육수업 영상은 지원이나 지침이 없어서 수업 영상을 직접 만들기 시작한 거죠. 제가 특별히 잘나서 영상을 잘 만들고 그런 건 절대 아니고요.

Q. 영상을 보면 재기발랄해요.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 얻나요?

A. 그냥 재미있겠다 싶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에요. 성인이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3~4학년 수준에서 보면 좋아할 만한 것들을 영상으로 만드는 거죠. 어렸을 때 제가 좋아했던 게임이나 만화·영화 이런 것들을 참고하거나, 또 그때그때 유행하는 콘텐츠가 있잖아요. 그런 것을 참고하기도 하고요. 

Q. 연기가 수준급이던데, 연기를 따로 배웠었나요?

A. 대학 다닐 때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했었어요. 그래서 무대가 익숙해요. 또, 교육 연극이라고 연극적으로 가르치는 걸 연구하면서 이야기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고민하다 이야기가 있는 수업 영상을 만들게 된 거죠. 
연기를 잘하는 건 모르겠고, 저는 좀 과장된 연기는 익숙해요. 현재 충남지역 초·중·고 교사들이 모여서 만든 극단 ‘초록칠판’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연극이 참 재미있어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어있는 개꿀쌤의 영상 

Q. 교사이자 유튜버인 동시에 극단 활동까지, 너무 바쁘게 사시는 거 아닌가요?

A. 제가 뭘 배우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하는 일이 많아 집에 가면 바로 쓰러지긴 하는데,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죠. 

Q. 선생님이 찍은 영상을 본 학생들의 반응은 어때요? 

A. 많이 좋아해 줘요. 코로나 때문에 개학이 늦춰져 학생들 얼굴을 모르고 있었는데, 등교수업 할 때 아이들이 저를 알아보고 먼저 다가와서 아는 척하고 인사해주는 데 되게 기분 좋았어요. 
4학년 기준으로 영상을 만들다 보니 유치찬란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재미있게 봐주는 것 같아 그럴 때 뿌듯하죠. 수업 영상을 보고 잘 따라 했는지 체육 시간에 확인해보면 제가 알려준 걸 대부분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Q. 온라인 수업, 가정에서 어떻게 대응하는 게 효율적일까요? 

A. 아이들(초등학생)은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요. 또 학교에 가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게을러지죠. 규칙적인 생활은 기본이고, 수업은 한 번에 몰아보기보다는 중간에 쉬는 시간을 주는 게 효과적이에요. 또, 약속을 통해 적절한 보상을 주고 책임을 지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어있는 개꿀쌤의 영상 

Q. 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온라인 수업, 학생들 못지않게 선생님들도 어려운 점이 있을 텐데

A. 저는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영상 공부를 해서 수월하게 수업 영상을 찍어서 올릴 수 있지만, 영상을 잘 모르는 선생님들한테는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봐요. 교육자로서 충분히 실력을 겸비하신 분들인데, 온라인 수업 영상을 찍지 못한다고 해서 실력 없는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이런 분들 볼 때 참 안타깝죠. 물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우리 교사들도 그 변화에 대응해야죠. 다만, 교육부에서 지침을 내려주고 ‘이대로 해’라고 하면 그게 바로 가능해지는 건 아니지 않나 싶어요. 

경험이 풍부한 교사들이 도태되는 느낌을 받게 되는 건, 교육부 지침 발표도 한몫한다고 봐요. 교육지침이나 현장에서 지켜야 할 사항을 교사들이 먼저 아는 게 아니라 언론에서 발표하면 그때야 알게 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신속한 대응이 힘들 수밖에요. 교사들도 이 사태를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는 거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A. 지금 이 시점에서 모두가 바라는 건 코로나가 끝나는 거겠죠? 저도 마찬가지예요. 마스크 벗고 거리 유지 없이 뜨겁게 땀 흘리며 체육수업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체육은 하다 보면 신체 접촉이 있기 마련인데, 요즘은 접촉 금지, 마스크 착용 등 여러 가지로 불편한 게 많거든요. 그런 날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 건강 조심!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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