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이대로 괜찮은가? 
온라인 수업, 이대로 괜찮은가?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09.17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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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끝날지 모를 비대면 수업, 슬기롭게 대처하려면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전국 초중고등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 또는 병행해 이루어진 지 6개월이 넘었다. 세계보건기구에선 올가을 코로나바이러스와 독감이 동시에 퍼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얘기는 상황에 따라 온라인 학습이 계속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온라인 개학 이후 비대면 학습으로 인한 학습격차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천안업성고등학교 김경태 교사는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관계성의 약화 그리고 학습을 놓친 여파가 2학기 대면 수업의 질 악화로까지 이어졌다. 게다가 거리 두기로 인해 모둠수업과 그룹형 프로젝트마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개학인가, 방학인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의 아이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학습이 시행되면서 대부분 학생이 격주 또는 조별로 등교한다. 이로 인해 늦잠 자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으며,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다. 또 일정이 들쑥날쑥하다 보니 등교일을 깜빡해 지각하거나 담임교사의 연락을 받은 후에 등교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학교에 가는 날이 줄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자 아이들은 방학도 개학도 아닌 어중간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박미진(가명, 용곡동 30대)씨는 “중학생 아이가 PC로 수업을 듣는다. 영상 소리가 안 들려서 가보면 헤드셋을 끼고 게임을 하고 있더라. 수업 끝나고 하는 건데 괜찮지 않냐는데, 매번 혼낼 수도 없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 9월 2일(수) 천안시태조산청소년수련관(이하 청소년수련관)에서 발표한 ‘코로나19에 따른 청소년 및 학부모들의 생활실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응답자 중 61%가 ‘등교하지 않을 때 부모님과 함께한다’라고 답했다. 학습 외 온라인으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엔 미디어 시청(52%)과 게임을 한다(23%)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에 머물면서 자녀에게 나타난 변화로는 체력관리 부족(29.9%)과 수면 패턴 불규칙화(25.9%)가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 수업 장기화로 인한 학습 공백 그리고 학습격차 

무엇보다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의 정상적인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온라인 콘텐츠라도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강의에 집중하기는 힘들다. 또 이는 정상적인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학생들 간의 학습격차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김민희(가명, 쌍용동 40대)씨는 “어른인 내가 봐도 온라인 수업은 집중하기가 힘들어 보인다. 학교 진도를 나가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걸 알아서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고”라는 불만을 토로했다. 

김경태 교사 설명에 따르면 비교적 자기관리 능력이 우수한 상위권 학생들은 학업능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위권 이하의 학생들은 모두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따라서 학업 격차가 무척 심각하며, 그것은 현저히 낮은 평균점수로 나타난다. 

아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이지현(가명) 교사도 김 교사와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온라인 학습으로 인해 기초학력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이고, 온라인 학습을 잘 따라오는 아이와 그렇지 못하는 아이 사이의 학력 격차가 커지고 있어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부모가 겪는 심리적 어려움은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자녀의 생활패턴 변화(21.9%), 지속하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불안(14.9%)으로 나타났고, 보호자로서 힘든 점으로는 자녀의 미디어 사용이 늘어나는 것(27.9%)과 자녀의 불규칙한 생활습관(24.9%)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김 교사는 “자기관리 능력이 무척 중요해 보인다. 우리 학교의 경우 1교시~7교시 수업이 온라인에서도 똑같이 이루어지는데, 이것을 따라가기가 무척 힘들다. 대부분 학생이 늦잠을 자며, 뒤늦게 일어나 7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몰아서 학습하는 것은 무척 부담스러워 중도 포기 현상들이 속출되었다. 규칙적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사 역시 “학생들은 학교 시간표대로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실제 수업을 듣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학교처럼 가정 내 집중할 수 있는 곳에서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학습에 효과적”이라며 “온라인 수업 시 아이들과 학부모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추천하지만 수업을 들을 때에는 최대한 개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배운 내용을 자기화시킬 수 있는데 이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다그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라며 전했다. 

 

꾸준한 독서와 자신에게 맞는 비대면 프로그램 적극 활용 

청소년들에게 ‘코로나19로 경험하는 감정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중 32.9%가 불안과 걱정을 느낀다고 했고, 22.3%는 짜증, 분노라고 대답했다. 심리적 어려움은 ‘마스크 착용 및 개인위생관리’라고 24.7%가 답했고, 17.2%가 ‘친구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김경태 교사는 온라인 학습으로 인해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누리던 거의 모든 활동에 제약받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하지만 학계나 시민단체 등에서는 언택트 장점을 활용해 공간적 제약을 넘어 학습모임 등이 전보다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천안시태조산청소년수련관 양승훈 수련활동팀장은 “건전하고 상호 존중하는 비대면 소통과 교류를 통해 친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또 “가족 구성원들과 원활한 의사소통, 충분한 대화, 청소년과 부모 간의 긍정적 감정교류, 상호지지 등 정서적 교류를 통해 사회성을 증진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수련관에서 진행하는 비대면으로 이수할 수 있는 봉사 활동 ‘청소년 나눔 천사’나 창의적 체험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온라인 학습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사는 “독서는 모든 학습의 밑거름”이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므로 아이와 깊게 공감할 수 있는 대화와 함께 인성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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