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누구와 대화하고 있습니까?
지금 누구와 대화하고 있습니까?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05.2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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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있슈(Issue) - 디스커넥트(2012)

불의의 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부는 아이가 그들의 곁을 떠난 이후로 서먹한 사이가 됐다. 아이를 먼저 떠나보낸 아픔 때문인지 남편은 아내와 눈조차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지친 아내는 남편에게 의지하고 싶지만, 정작 부인을 위로해주는 건 현실의 남편이 아닌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낯선 타인이었다. 영화 ‘디스커넥트’는 사회관계 소통망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인터넷 사용자는 2012년 24억 명에서 2018년엔 49억 명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전 세계 70억 인구 중 70%가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는 셈이다. 처음 인터넷이라는 것이 세상에 나왔을 때 그 기술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클릭 한 번, 엔터 한 번으로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거기다 이토록 편리한 인터넷은 스마트폰의 비약적인 발전 덕분에 정보검색, 최신게임, 인기드라마까지 입맛대로 골라 볼 수 있으니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돈독한 관계가 되어 버렸다.

인터넷 기술 발달로 인해 인류가 누리는 혜택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이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양날의 검과 같다. SNS를 통한 가상세계에서의 소통은 활발해지고 있지만, 가족과의 대화는 단절되어가고 있다.
또,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 잡았는지 식사 자리에서도 한 손으로 밥을 먹고 다른 손엔 스마트폰을 들고 있을 정도다. SNS가 불러온 소통의 단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의 발달 덕분에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지고 있지만, 누구보다 친밀해야 할 가족과의 관계는 빈곤해지고 있다. 오늘은 가상세계 친구 말고, 현실 세계에 있는 소중한 가족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보는 건 어떨까?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