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로 떠들썩했지만, 현명하게 대처하는 시민들
가짜뉴스로 떠들썩했지만, 현명하게 대처하는 시민들
  • 박희영 기자
  • 승인 2020.02.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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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진자 발생한 천안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한 지 한 달쯤 되자 감염자 수가 주춤하더니 종식기에 접어든 듯했다. 그러나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종교단체 내 집단감염 사태 후 코로나 19는 새로운 사태에 직면, 정부는 대응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도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 안전지역이라 믿었던 ‘천안’에서도 25일(화) 확진자가 발생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확진자 이동 경로를 확인하기 바빴고, 확진자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으로 들어가기 전 외래선별진료소에 먼저 들른 시민들의 모습

확진자 발생하자 일파만파로 퍼지는 가짜뉴스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 후 3일 만인 27일(목) 현재 확진자 수는 9명으로 늘었다.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날 천안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메신저 대화방 알림음은 쉴 틈 없이 울려댔고, SNS 이용자들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바빴다.

확진자 거주지와 이동 경로가 발표되기 전, 1번 확진자 직업은 어린이집 교사 또는 빵집 직원이라는 소문이 나돌았고, 거주지도 백석동 불당동 두정동 여러 군데였다.

그러더니 곧 공문서인 ‘확진 환자 발생 동향 보고서’에 확진자 정보가 적힌 내용의 캡처 화면이 메신저 대화방에 도착했다.

첫 확진자는 순식간에 직업 거주지 직장이 바뀌고, 신천지 교인이 됐다. 1번 확진자가 확진 받았다고 알려진 건 25일 오전 10시 40분 즈음이었는데, 가짜뉴스가 생산·유통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2시간 남짓이었다.

박 씨는 “저기 빵집에 다녀왔는데 찜찜하다”라며 불안해했다. 가짜뉴스가 퍼지는 시간은 짧지만, 잘못된 정보에 시민들은 동요하고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이 씨는 “이런 일이 생기면 당연히 초조할 수밖에 없다. 시에서 발표는 늦어지고 우리가 알 방법이 없지 않냐”라는 불만을 토로했다.

정보를 빨리 알고 싶은 마음이야 인지상정이지만, 가짜뉴스가 한바탕 휩쓸고 난 뒤 1시간 정도 후에 천안시에선 확진자 이동 경로를 발표했다.
 
첫 번째 확진자 발생 후 돌아다닌 가짜뉴스 중 하나

천안 확진자도 신천지 신도? 

대구 경북지역에서 급격히 늘고 있는 확진자 중 대부분이 신천지 신도들을 차지하고 있어 시민들은 확진자가 신천지 신도인지, 이스라엘 성지순례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시민 안 씨는 “대구에선 보건소 팀장이 신도인 걸 숨기다 확진 판정받고 나서야 신도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데 우리 지역에서라고 이런 일이 없겠냐”라는 우려를 전했다.

이런 시민들 걱정과 달리 충청남도와 천안시 브리핑에서 “확진자 진술에 의하면 대구, 경북, 신천지와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발표했다. 또, 성지순례와 관련이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천안 아산 충남지역엔 5255명의 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인 2717명 중 1차 조사에서 기침과 발열이 있는 신도는 43명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천안이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주 10명, 아산 9명, 서산 논산 보령 각 1명이다.
 
 
확진자 관련 브리핑하는 구만섭 권한대행

스스로 대처하는 현명한 천안 시민들 

대구 방문 후 22일(토) 성정동 자택으로 돌아온 60대 이씨는 지금 자가격리 중이다. 증상이 있는 건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온상지에 다녀온 것만으로도 주변인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스스로 격리에 들어간 것.

집에 식료품이 떨어져 장을 보러 나가야 했지만, 동네 슈퍼마켓에 전화로 주문했다. 그리고, 배달원에게 대구에 다녀왔으니 물건을 문 앞에 두고 가라고 일러줬다. 꼼짝 않고 집에만 있는 게 답답하지만, 이씨는 3월 7일(토)까지 꼬박 집안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씨는 4번 확진자 동선 확인 후 1339에 문의했다. 시간대가 겹치진 않지만 같은 장소인 명찰 가게에 들렀기 때문이다. 확인결과 같은 날 방문한 것이 아니고 이틀 후에 방문한 것이니 괜찮다는 답변을 받았다.

천안에서 확진자 발생 후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았으나, 시민 대부분은 이 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씨는 “첫날 확진자 관련 정보가 몇 번 번복되는 걸 보고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말고 발표를 기다려야겠다고 다짐했다”라고 전했다.

천안시 역시 지금은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철저한 손 씻기와 예방수칙 준수, 다중이 모이는 모임이나 대외활동도 자제해야 한다.

또 발열, 기침, 호흡곤란 증상이 있으면 일반병원으로 가지 말고, 천안시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로 먼저 안내받아야 한다.
 
문의 : 감염병대응센터 041-561-5671~4
동남구보건소 041-521-2561~2, 2656
서북구보건소 041-521-2552~3, 2561~4, 2570, 2584, 2661, 5022~3
방역 안내 041-521-2663, 5019, 5028
확진자 이동 경로 안내 천안시 콜센터 1442-36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