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중3이 2023학년도 대입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
현 중3이 2023학년도 대입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12.0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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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훈 본스터디학원장

현재 중학교 3학년인 학생들은 선배들보다 다양한 대입제도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학년이다. 그렇다 보니 미래의 불확실성에서 오는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일단 수시와 정시 비율의 변화와 2022년 입시부터 바뀌는 수능 평가방식과 생기부 기재 사항의 간소화 및 삭제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

여기에 하나 추가하자면 자사고 특목고 전면 폐지를 들 수 있다. 이는 현재 중3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되겠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번 정부가 특목고와 자사고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내면에는 입시의 공정성 부분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분명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명한 외고나 자사고의 경우 내신 4등급권도 일반고 1등급과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대학에서는 판단했다. 그러므로 내신의 불리함도 충분히 극복 가능한 영역으로 여겼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달라진 것이 확연히 느껴진다. 필자기 올해 입시를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자사고나 특목고 출신들이 작년 기준으로 충분히 1차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학교들이 꽤 많이 불합격 결과로 나왔다.

물론 최종 합격자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9월 원서 접수 후 불거진 고위공직자 입시 비리와의 충분한 인과관계가 예상된다. 서울 상위권 대학들이 감사와 감시의 대상이 되면서 몸을 사린 결과라고 생각이 든다. 재정 지원이라는 목줄을 쥐고 있는 교육부의 강한 의지를 무조건 무시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특목고와 자사고의 내신 프리미엄이 없거나 매우 약해졌다는 말이다. 이게 올해 입시 결과로 증명이 된다면 현재 시점에서 중3도 굳이 특목고와 자사고를 선택해서 내신에 대한 불리함을 안고 갈 필요가 없어진다. 폐지되는 시점이 기준이 아니라 입시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내신에 대한 불리함도 대학에서 커버해주고 활동 내역의 우수함을 무기로 상위권 대학을 휩쓸었지만 이젠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전기와 후기 개념이 사라졌기 때문에 어설프게 특목고와 자사고에 지원했다가 떨어지게 되면 그나마 원하는 고등학교에 입학조차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수를 두어 매력도 없는 특목고와 자사고를 지원하는 것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학생 자신이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지원을 원한다면 필자도 무조건 찬성이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그런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다. 단순히 대학을 잘 가보겠다는 목표 정도였다면 이젠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일찌감치 일반고 중에서 자신에게 잘 맞는 커리큘럼(예를 들면 과학중점학교 등)과 교내외 활동을 탐색해보고 준비하는 것이 입시에서 유리할 것이다.

일반고도 학교마다 국어와 영어 교과서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긴긴 방학 동안 미리 내신을 준비해두려면 학교 선택이 빠를수록 좋다. 그리고 여기서 하나 더 조언하고 싶은 말은 제발 수능 준비한다고 무리한 선행학습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10명 중 한두 명 빼고는 정말 쓸데없는 것이 과도한 선행학습이다.

필자도 수학을 가르치다 보면 중학교 때 미리 고2 과정까지 다 떼고 왔다는 학생들을 많이 본다. 하지만 그 학생들 중 학교 내신에서 매번 1등급을 받는 경우는 극소수뿐이었다.

내신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고 거기에 서술형까지 풀어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빨리 정확하게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30문제로 100분을 주는 수능형 문제 방식과 45분 동안 서술형 포함 20문항이 넘는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내신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학습 방법부터가 달라야 한다는 말이다. 일반고 학생의 경우 결국 고3에 가서 수능(정시)으로 서울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는 학교별 3%도 안 될 것이다. 아마 한 명도 없는 학교가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 아까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수학 몰입강의다 뭐다 해서 하루종일 수학책장을 빨리 그리고 많이 넘기는 비효율적인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이 나올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수학에 대한 선행학습은 최대 1년 정도면 족하다. 단,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선행학습은 자신이 지원하는 고등학교 수준으로 시험을 봐서 90점 이상 나올 정도의 선행학습 수준을 말한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구체적인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거기에 맞는 활동 로드맵을 짜두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