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
나눔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01.1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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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 가르치면서 실력까지 부쩍 쌓았어요”

천안시직장맘지원센터에서는 매월 로봇과 코딩 수업이 열린다. 초등 2~6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세 시간씩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들은 중·고등학생들. 로보티즈 키즈랩 천안교육원 하광진 원장은 학원생들과 함께 지난해부터 재능기부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광진 원장은 “처음 교육 재능기부를 시작할 때만 해도 아직 계속 배워나가는 학생들이 동생들을 가르치는 게 가능할까 염려도 했지만, 막상 해보니 지식을 전하려는 진지한 모습을 보이며 수준 높은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며 “특히 올해는 아이들이 팀을 나누어 직접 수업을 기획하고 가르치는 등 모든 부분을 책임지며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 원장은 “로봇과 프로그래밍 등을 정말 좋아하고 또 오래 공부해온 아이들이서 가능한 나눔”이라고 덧붙였다.

 

어렸을 때 호기심을 노력 통해 실력으로 쌓은 시간 =

하 원장의 설명처럼 강사로 참여하는 학생들의 로봇과 코딩에 대한 관심은 굉장했다. 대부분 초등학교 때 관심을 갖기 시작해 중·고등학교를 거치는 동안 계속 공부하며 실력을 쌓아왔다.

이 과정에 부모님의 긴 안목과 지원은 든든한 힘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로봇에 관심을 갖는다 하더라도 고학년이 되면 국 수 영 등 입시과목에 집중하는 것이 현재 대부분 학생의 현실. 하지만, 이들은 달랐다.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곳을 긴 호흡으로 지켜보는 부모님의 시선 속에 학생들은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하광진 원장의 교육 역시 힘을 보탰다. 직접적인 교육을 통해 실력을 쌓도록 함은 물론, 관심을 계속 이어나가도록 하기 위해 재능기부 교육봉사까지 기획했다. “아무래도 중·고등학생들은 일정 시간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왕이면 나눔의 의미를 갖는 동시에 실력까지 쌓을 수 없을까 고민하다 재능기부 교육봉사를 생각해냈죠.” 하 원장의 설명이다.

하 원장의 생각은 곧 현실이 되었다. 재능기부 교육봉사를 하며 학생들은 나눔과 함께 실력까지 키울 수 있었다. “동생들에게 가르치고 설명하다 보면 저희가 내용을 더 확실하게 알게 되더라고요. 봉사활동이 저희에게는 공부한 내용을 확실히 하는 시간이 된 거죠.” 재능기부 교육 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대회 준비하며 내용 키우고 수상 통해 성취감까지 =

관심과 노력은 실력으로 쌓였다. 또한 학생들은 긴 시간 쌓은 실력을 다양한 대회를 통해 검증했다.

김민근(충남삼성고2) 권 진(천안신당고1) 학생은 'R_Play 메로나'팀을 구성해 지난해 9월 ‘제12회 국제로봇콘테스트 휴머노이드 로봇스포츠 지능형 KIT리그 부문에 출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R_Play 메로나'팀은 대학생 및 일반인과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실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김선태(천안쌍용고2) 학생은 지난해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19회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에서 응급구조 시니어 부문 금메달을 차지했다.

굳이 수상이 아니더라도 대회를 준비한 과정 동안 노력한 시간들만으로도 큰 자산을 쌓았다는 것이 학생들의 이야기. 수상 결과까지 얻으니 성취감까지 더해져 꿈이 더 단단해졌음은 물론이다.

학생들은 그렇게 나눔을 통해 꿈을 키워가며, 바라던 미래에 한 발자국 다가서는 중이다.

김나영 기자 namoon@canews.kr

 

학생들의 한 마디.

1. 제12회 국제로봇콘테스트 휴머노이드 로봇스포츠 지능형 KIT리그 부문 대통령상 수상 'R_Play 메로나'팀 김민근(충남삼성고2) 학생

“내신과 관심 있는 분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지능형 로봇 대회가 열리는 날이 시험 2주 전이어서 대회 직전까지는 새벽 1~2시까지 연습했고 대회가 끝나자마자 시험공부를 하느라 고생했거든요. 하지만, 로봇 관련해서 전망을 잡고 있다면 힘들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로봇 관련 공부를 꼭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래야 수학 같은 학교 공부가 어떻게 로봇에 적용되는지 알 수 있고, 그러면 더 관심을 갖게 되어서 이전보다 공부가 더 잘 될 테니까요. 실제로 저도 그랬고요.

저는 나중에 로봇을 연구하는 일을 맡고 싶습니다. 예전부터 제 머릿속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는 아이디어를 이용해 로봇들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2. 제12회 국제로봇콘테스트 휴머노이드 로봇스포츠 지능형 KIT리그 부문 대통령상 수상 'R_Play 메로나'팀 권 진(천안신당고1) 학생

“어렸을 때부터 만드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레고를 하다가 네 살 때 우연히 로봇을 보고 그때부터 로봇만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때 C언어를 공부하고 정보처리자격증을 따는 등 준비하다가 중학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로봇을 공부하게 되었죠.

중학교에 들어가고부터는 학교공부와 병행하면서 어려운 점이 없지 않았고, 사실 이번 대회를 준비할 때도 학교 중간고사와 기간이 겹쳐 굉장히 예민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네 살 때부터 로봇공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고, 그것을 지금도 변함없이 간직하고 있기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제 꿈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3. 제19회 국제 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 응급구조 시니어 부문 금메달 수상 김선태(천안쌍용고2) 학생

“4학년 때 학교 방과 후 수업을 통해 로봇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로봇올림피아드를 위해 일상에서도 관련 종목에서 어떻게 하면 로봇이 효율적으로 미션을 수행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항상 로봇에 관심을 가지고 대회 관련 영상이나 자료를 자주 접하면서 내 것으로 만든 것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이번 수상을 통해 초등학교 때부터 꿈꿔온 로봇 엔지니어에 한 발 다가서게 된 것 같습니다. 장래를 위해서 앞으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언어공부를 더 하면서 심층적인 프로그래밍 공부하고 관련 메카트로닉스과나 로봇학부에 진학해 더욱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