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를 사랑하는 초등 1학년생 봉사 이야기
유관순 열사를 사랑하는 초등 1학년생 봉사 이야기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8.2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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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전국 학생영어말하기 대회에서 ‘대상’ 수상한 한서현
지난 7월 28일(일) 서울 백범 기념관 대회의실에 ‘대한독립만세’가 울려 퍼졌다. 만세 삼창을 외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주목시킨 학생은 천안 불당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는 한서현양이다.
 
이날 열린 대회는 국제통번역자원봉사단(대표 최성연)에서 개최한 ‘제3회 전국 학생영어말하기대회’로, 참가자들은 ‘우리 지역과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소개하기’를 주제로 발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상장과 트로피를 들고 찰칵, 한서현양

대회 당시 충청권 유일한 초등부 참가자였던 한서현양은 96점의 높은 점수로 대상을 수상하며, 유관순 열사의 업적을 다시 한번 기리고, 우리 고장 천안을 널리 알리는 데 한몫하고 돌아왔다.

이번 대회 참가 전부터 서현양의 유관순 열사 사랑은 남달랐다. 고작 초등 1학년생이 뭘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서현양은 엄마·아빠를 졸라 병천 아우내 장터에 찾아가 만세운동의 현장을 둘러보고 오는가 하면, 시간이 날 때마다 독립기념관을 방문해 독립기념관 문턱이 닳았을 정도라고.

어디 이뿐인가. ‘역사’가 주제인 세계아동미술대회에 출품하는 작품들이 죄다 유관순 열사 그림뿐인 걸 보니 열혈팬이라 할만하다.
 
유관순 열사를 주제로 한 서현양의 미술대회 출품작

 

“외국인 친구들에게 도움 줄 수 있어서 좋아요” 
 
영어 대회에 참가해 수상한 참가자들은 상장과 함께 봉사 위촉장을 수여 받는다. 위촉장을 받은 학생들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해 한국이 낯선 외국 친구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도움을 주는 등 영어 말기 능력을 십분 활용하는 일종의 재능 기부 활동을 펼쳐야 한다.
 
통번역 대회에 참가한 서현양

지난해 대회에 참가해 이미 한차례 봉사 활동을 펼친 바 있는 한서현양은 “제가 외국인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2018 이천쌀축제 현장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서현양은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해 안내해주고, 불편했던 점이나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질문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무엇보다 서현양은 말이 통하지 않는 친구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단 눈치다.

서현양 엄마 최지나씨는 “통번역 대회 참가 미션인 봉사 활동은 다른 나라 친구들을 만나서 노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알아보는 것에 있어요”라며 “서현이가 이웃이나 친구들에게 도움 주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런 서현이 덕분에 제 마음도 덩달아 따뜻해진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영어공부 열심히 해서 찰스 만나러 갈 거예요” 
 
서현양은 현재 잠비아에 사는 동갑내기 친구 찰스를 후원하고 있다. 후원회를 통해 꾸준히 전해 듣는 찰스의 소식과 편지 덕분에 서현이는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유는 찰스에게 답장을 써야 하기 때문. 작은 후원을 통해 맺어진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하다.
 
2018 이천쌀축제에서 외국인 친구와 함께

서현이의 후원은 산악인 한비야씨를 만난 자리에서 받아온 후원 신청서로부터 시작됐다. 같은 나이의 친구가 밥도 못 먹을 정도로 가난하다는 말을 듣고 서현이는 동갑내기 친구인 찰스에게 마음이 쓰였다고.

서현양과 함께 인터뷰에 참여한 엄마 최씨는 일본의 역사 왜곡이나 우리나라 역사 바로 알기 등 여러 사회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역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서현양이 유관순 열사를 사랑하고, 어려운 친구를 외면하지 못하는 건 엄마를 닮은 마음 덕분 아닐까?

“앞으로 제가 좀 더 크면요, 찰스 만나러 잠비아에 직접 가볼 거예요”라는 서현양의 바람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