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습도 관리를 위한 몇 가지 조언
자연스러운 습도 관리를 위한 몇 가지 조언
  • 남궁윤선 리포터
  • 승인 2017.11.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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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입동을 지났다. 슬슬 겨울 맞을 채비를 해야 한다. 추워질 날씨에 대비해 난방기구를 준비하고 바람 새는 곳을 찾아보려 마음이 바쁘다.
하지만 추위보다 먼저 찾아온 것은 온몸으로 느끼는 건조함이다. 회의 때마다 편집국장이 피가 나도록 마른 입술을 뜯기 시작하고, 집을 나설 때 핸드크림을 챙겨 나서면 비로소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것이다. 바람에 뒹구는 바짝 마른 낙엽이 바스락거리고 아침에 눈을 뜨기 어려워 인공눈물을 찾게 된다. 세수 하고 나서 얼굴이 땅기는 건 말하면 잔소리다.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

솔방울과 숯으로 가습기 효과=

집 안의 습도를 관리하기 위해 가습기를 주로 사용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가습기를 오래 쓰다보면 가습기 물통과 진동자 등에 물때가 끼거나 석회질이 앉아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또 위생문제를 고려하다 보면 세척의 번거로움 때문에 사용이 꺼려지기도 한다.
좀 더 자연스럽게 실내의 습도를 조절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김경희(48·아산시 용화동)씨는 악건성 피부라 여름철을 제외하고는 집안에 습도계를 설치하고 철저하게 습도를 관리한다. 김경희씨는 “아이들을 키우며 쭉 가습기를 사용했다”며 “하지만 여러 가지 사건을 바라보며 자연적인 방법의 습도조절을 고민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을에 등산을 할 때 깨끗한 솔방울을 주워 모은다. 주워 온 솔방울은 한 번 끓는 물에 삶고 베이킹소다물에 담가 소독한 후 겨우내 가습기로 사용한다.

솔방울을 물에 담가 두면 솔방울이 통통하게 물을 머금고 오므라든다. 솔방울을 바구니에 담아 실내에 두면 2~4일 후 건조되며 벌어진다. 이때 다시 물에 담갔다 사용하면 된다. 솔방울을 담아 둔 바구니는 제법 인테리어 효과도 있다. 김씨는 “복잡한 세척이나 번거로운 관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자연친화적이면서 습도 유지도 매우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단 솔방울을 구할 때 소나무재선충방제 등을 실시한 지역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숯을 이용한 습도조절도 좋은 방법이다. 숯은 공기정화와 냄새제거 효과로 잘 알려져 있다. 평소 사용하던 숯이 있다면 깨끗이 씻어 햇빛에 말린 후 물을 부어 사용한다. 최영선(33·아산시 배방)씨는 “초음파식 가열식 자연기화식 가습기를 모두 섭렵했지만 늘 약간씩 찜찜했다”며 “임신 후 깨끗이 씻은 항아리 뚜껑위에 숯을 세우고 물을 채워두고 천연가습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방을 돌린 날에는 물이 금방 줄어들어 신경 써 보충해야 한다. 숯은 3~4일에 한 번씩 잘 씻어서 말렸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경재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쌍용동 이레플라워 진은희 대표는 건조한 실내에 ‘수경재배’를 추천한다. 수경재배는 습도조절과 더불어 정서적 안정 등에 도움을 준다. 대표적 수경재배 식물은 행운목과 개운죽. 진 대표는 “요즘 인기 있는 틸란드시아는 습도 조절 뿐 아니라 공기정화에도 효과가 있다”며 “아침에 물을 주고 저녁때 마르도록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틸란드시아는 밤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가끔씩 비를 맞혀도 좋은데 빗물의 PH농도가 식물이 좋아하는 PH 농도와 같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물고기를 키우는 작은 어항에 부레옥잠이나 물배추를 수경재배하는 방법도 있다. 스킨답서스나 아이비는 줄기를 잘라 물에 꽂으면 쉽게 뿌리를 내리는 식물이다. 특히 스킨답서스는 반그늘에서도 잘 자라고 NASA가 선정한 공기정화식물이라 부엌에 두면 효과적이다. 이가 나간 머그컵이나 음료수병 등을 활용하면 따로 돈 들이지 않고 수경재배를 시작할 수 있다.
진 대표는 “수경재배로 식물을 키울 때 영양제를 넣어 주면 도움이 된다”며 “물이 줄어들면 보충하기보다 새로 갈아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맹물로 삶은 수건 널어두기=

최은숙(43·아산시 불당동)씨는 실내에 삶은 수건을 널어둔다. 세탁한 수건을 맹물에 삶아 말린 후 물을 적셔 밤에 걸어두고 잔다. 아침이면 바짝 말라있는 수건을 발견할 수 있다. 최씨는 “천연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하면서 계면활성제 인산염 등 화학제품의 폐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전에는 빨래를 실내에서 말린 적도 있었는데 요즘은 삶은 수건을 널어둔다”고 말했다.

세탁물을 실내에서 말리면서 제대로 환기를 하지 않으면 결로현상, 곰팡이, 세탁물의 퀴퀴한 냄새 등이 발생하기 십상이다. 게다가 충분히 헹구지 않으면 세탁물에 남아 있는 세제 냄새까지 더해진다. 최씨는 “건강과 환경을 위해 친환경세제를 사용하는데 구하기 어려울 때는 되도록 액상세제를, 양은 절반 이하로 줄여 사용한다”며 “헹굼물에 식초나 구연산을 넣어주면 확실히 세제냄새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김미옥 약사는 “겨울철 적정실내온도는 18~20도, 적정실내습도는 40~50%로 맞추는 것을 권장한다”며 “습도가 낮으면 건조해져 호흡기 관련된 질병에 걸리기 쉽고 습도가 높으면 유해세균 번식이 용이해져 건강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또 김 약사는 “난방을 하거나 가습기를 사용하는 실내에서는 반드시 창문을 활짝 열고 실내 공기를 바꿔주는 환기를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수하고 금방 얼굴이 땅기는 건조감이 느껴지는 계절에는 수분크림 등 기능성 화장품을 찾게 된다. 최씨는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하면서 보습제품을 사용하는 것보다 적절한 수분섭취가 더 중요하다고 들었다”며 “커피나 차를 마시며 수분을 보충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뇨작용으로 인해 오히려 몸의 수분을 빼앗기는 꼴”이라고 말했다. 김 약사는 “가을철이 되면 피부질환으로 보습제품을 찾는 손길이 늘게 마련이다”며 “제품사용뿐 아니라 수분 섭취와 적정습도 유지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