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바다에 사는 착한 사람들 ‘동쪽바다 선한이웃’
동쪽 바다에 사는 착한 사람들 ‘동쪽바다 선한이웃’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7.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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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희 이종찬, 이 부부가 들려주는 사랑 그리고 음악 이야기
 
오카리니스트 육수희씨와 뮤직엔지니어 겸 매니저 이종찬씨는 인생의 동반자이자 ‘동쪽바다 선한이웃’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 동료다.

“남편이 동쪽 바다라는 이름을 워낙 좋아했어요. 둘이 같이 활동하면서 팀 이름으로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 제 메일주소를 붙여보니 괜찮더라고요. 동쪽바다 선한이웃!”,

“동쪽 바다에 사는 착한 사람이라는 의미와 어울리는 사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종찬&수희씨

팀 이름의 뜻을 물으니, 수희씨와 종찬씨는 각각 쑥스러운 웃음을 보인다.

실과 바늘처럼 같이 다니며 활동하는 이 부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하나일 때 보다 더 행복하고, 바빠졌어요” 
 
팀에서 수희씨는 오카리나, 종찬씨는 기타와 우쿨렐레를 담당한다. 종찬씨는 이뿐 아니라 음향 조명 연출 기획 공연 디자인 등 아내의 공연과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결혼 전 종찬씨는 기타를 좀 치고 노래 실력이 출중하긴 했으나, 음악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수희씨의 오카리나 공연 모습을 봤는데, 그게 그렇게 행복해 보였단다.
 
오카리나 연주와 댄스를 한 무대에서 

종찬씨는 ‘아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많은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내가 옆에서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연구원으로 일하던 대학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오늘날 육수희 남편이자 뮤직 엔지니어 겸 매니저로 거듭난 것.

종찬씨에게 아내의 어디가 좋냐고 묻자 ‘보면 알지 않냐?’고 되묻는다.

수희씨도 만만치 않다. “원래 성격이 둘이 같이 있는 걸 좋아해요. 싸워도 둘이 같이 있는 게 좋다니까요(웃음)”
 
길거리에서 버스킹 삼매경에 빠진 종찬&수희 씨

종찬씨가 근무하던 병원에서 다시 돌아오라는 러브콜이 있지만, 아직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둘이 같이 취미를 공유하며 지내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기 때문.

수희씨는 “연주하는 걸 워낙 좋아해 연주의뢰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1인 기획사 세라핌 아트를 창설했는데, 결혼하면서 2인 기획사로 바뀌며 규모가 꽤 커졌어요”라고 귀띔한다.
 
 
오카리나와 댄스 샌드아트 등 다양한 이벤트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무대 
 
‘동쪽나라 선한이웃’의 공연을 본 이들은 하나같이 ‘볼만한 공연’이라며 추천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7월 6일(토) 천안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열린 ‘뷰티풀 콘서트’를 직접 관람해 보니 역시 추천할 만한 공연이다.
 
문화다방 제비살롱에서 공연 中

이날 콘서트는 수희씨가 단장으로 있는 세라핌솔리스트앙상블에서 주최 주관한 공연으로 오카리나 바리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협연과 더불어 플라멩코 탱고 등의 화려한 댄스와 샌드아트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볼거리 다양한 알찬 무대였다.

특히 연달아 연주된 ‘The Typewriter(L. Anderson)’와 ‘비오니까(강명중)’ 이 두 곡이 연주될 땐 구형 타자기 자판 소리와 오카리나 음색이 들려주는 앙상블 그리고, 바리톤 김태선씨가 육수희씨에게 편지를 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관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등굣길 음악회

“공연의 재미를 생각하며,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해요. 마술 샌드아트 영상 등 이벤트를 다양하게 준비하는 편이죠. 아이들을 위한 콘서트에선 백설 공주 의상을 입는데, 다음 공연엔 엘사 옷을 입고 공연할 예정”이라며 함박웃음을 짓는 수희씨. 아무래도 무대가 체질인가보다.

오카리니스트 육수희씨가 연주하는 곡들은 청량하고 발랄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새들의 지저귐을 악상으로 삼았다. 국악편곡으로 깊이를 추구하는 곡도 있는가 하면 서정성과 서사를 담은 곡 등을 다양하게 연주하고 있다.
 
 
“우리한테만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한테 좋은 향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현재 ‘동쪽바다 선한이웃’은 오카리나 연주 음반 정규 3집까지 발매, 작년엔 평창동계올림픽 응원가 ‘평창아리호’를 발표, 이 곡으로 2년 연속 천안 스케이트장 오픈 연주 세리머니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또 이 부부는 6년째 등굣길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종찬씨는 “아이들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 봉사할 거예요. 아이가 없어 육아에 참여하는 마음으로 등굣길 음악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2018년 ‘오카리나 페스티벌 in 천안 오카리나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수희씨는 오카리나 공연 대중화를 위해 단독 콘서트 및 협연 등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지난해엔 오카리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무대를 가졌으며, 올해 8월엔 중국 남경에서 열리는 국제 오카리나 페스티벌에 참가, 내년에 열리는 한일 문화교류 공연에선 1000명의 연주자를 대상으로 오카리나 앙상블을 지휘할 예정이다.

천안지역에선 8월에 ‘화양연화 콘서트’와 ‘한 여름밤의 러브 콘서트’가 열리고, 하반기엔 오카리나 동호회들이 모여 공연하는 ‘오카리나 페스티벌 in 천안 오카리나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등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종찬씨는 “일단 좋은 남편으로 잘 살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죠. 우리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사니까 그것이 우리한테만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한테 좋은 향기가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수희씨는 “항상 시간이 너무 야속하고 아쉬워요. 종찬씨를 늦게 만난 것도 아쉽고, 젊었으면 그만큼 연주를 더 많이 할 수 있으니까. 전 할머니가 돼도 어디선가 연주를 하고 있을걸요. 여러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라며 “그리고 저희 앨범 2집에 ‘버들연가’라는 연주곡이 있는데 그 곡이 천안에서 많이 불렸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