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있슈(Issue) - 완벽한 타인(2018)
영화 있슈(Issue) - 완벽한 타인(2018)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11.15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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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휴대전화 잠금 해제 게임!
완벽한 타인(2018)

영화 ‘완벽한 타인’은 이탈리아 영화 ‘Perfect Strangers’(2016)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타 관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는 이 작품은 휴대폰을 통해 서로의 비밀이 공개된다는 기발한 설정이 관심을 모아 한국뿐 아니라 스페인 프랑스 미국 등 여러 나라로 리메이크 판권이 판매되었다.
‘완벽한 타인’이라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완벽’이란 단어는 사람을 옥죄는 느낌이다. 완벽한 진실, 완벽한 거짓, 완벽한 범죄 등 어떤 단어든 완벽과 함께하면 빈틈없어 보여 숨이 턱턱 막힌다.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친구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지난 얘기까지 서슴없이 하는 걸 보니 이들의 우정은 한두 해가 아닌 듯하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휴대전화 잠금 해제 게임을 제안하는 예진의 한 마디에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 아무리 허물없는 사이라고 해도 문자, 전화, 카톡, 이메일 할 것 없이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는 게 선뜻 내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의견이 분분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잠금 해제 게임을 시작한 그들. 전화는 스피커 모드로 받아야 하고, 도착한 메시지는 모두 읽어주어야 한다.
우려했던 일들이 사실로 드러나자 식탁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지만, 이건 뭐 거의 핵폭탄 급에 상상 이상이다.
감추고 싶었던 것들이 하나둘 드러나면 사이는 서먹해지기 마련이다. 동시에 완벽한 친구에서 완벽한 타인이 된다.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밝혀지는 비밀 앞에선 모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아는 게 힘이라지만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 되기도 한다. 또,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해 완벽하게 안다는 것 사실 어불성설 아니던가?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