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을 끓여 만든 여물 ‘화식’ 먹고 자라는 ‘칡소’
풀을 끓여 만든 여물 ‘화식’ 먹고 자라는 ‘칡소’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8.11.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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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사료 먹고 자란 소에 비해 구수한 맛이 일품

아산 배방에 있는 식당 ‘아침목장’에 가면 일명 호랑이소 ‘칡소’를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이 식당에서 판매하는 칡소는 인공사료가 아닌 화식을 먹고 자라 그 맛이 더 일품이란 소문이 자자하다. 칡소는 한우 품종의 하나로, 칡덩굴 같이 짙은 갈색과 검은색 무늬를 가지고 있다. 
“화식으로 만든 쇠죽을 먹고 자란 소는 인공사료를 먹고 자란 소에 비해 구수한 맛이 난다. 맛이 깊고 향이 강렬해 진한 느낌이 나는 것도 칡소의 특징이다.” 아침목장 김성기 대표의 설명이다. 

그동안 먹던 평범한 쇠고기는 가라, 육즙 팡팡 칡소가 대세!

‘아침목장’은 정육식당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1층 정육코너에서 고기를 먼저 골라야 한다. 칡소를 비롯해 한우와 돼지삼겹살 등이 준비되어 있다. 칡소와 한우 모두 모둠 안심 등심 등 부위별로 종류가 다양하다. 김 대표는 “아무래도 농장에서 키우는 칡소만으론 물량 공급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한우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침목장 정육식당 전경

고기를 고른 후 2층 식당에 올라가니 널찍한 홀이 나온다. 홀 담당자에게 인원수를 말하고 자리를 잡고 앉으니 곧이어 상차림이 나온다. 밑반찬으론 양파채 명이나물 갓김치 된장찌개 쌈장 고추 마늘 등이 기본으로 놓인다. 샐러드 바가 따로 있어 부족한 반찬은 마음껏 채울 수 있다. 단, 상차림 비는 별도다.

한상 가득 차려진 상차림

식당에 함께 방문한 식객들은 “일단 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는다. 일반 쇠고기에 비해 더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한 느낌”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 모임 구성원은 결혼 10년 차 이상의 주부9단 아줌마들로, 자칭 타칭 미식가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양배추 샐러드가 상큼하니 소스가 괜찮다” “갓김치도 맛있네” “간장에 조린 김은 집에 싸가고 싶다” “무우 절임인거 같은데 이건 어떻게 만들었대?” 등 이들의 미식 평가는 마지막 고기 한 점이 사라질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아침목장 농장에서 키우고 있는 ‘칡소’

한편, 칡소는 11월 서울에서 열린 ‘서울 고메 그랑갈라; 식재료로 선정되었다. 이 행사는 식문화를 경험하고 자신의 요리를 소개하는 국제미식축제다. 세계 최고의 셰프들이 국내 식자재를 이용해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 중 최고의 맛과 품질을 인정받은 식재료들을 각 분야별로 선정하는데, 쇠고기 부문에 ‘칡소’가 당당히 그 이름을 올렸다.
위치 : 아산시 배방읍 배방로 239-5 
문의 : 041-549-6662

박희영 기자 park5008@canews.kr

미니 인터뷰 - 아침목장 김성기 대표가 들려주는 칡소(호랑이소) 이야기  

농장과 식당 모두 혼자 운영하나?

아니다. 농장은 아버지(김영길, 아침목장 총괄사장)께서 도맡아 관리하시고, 식당과 식당 옆 도소매센터(미트밸리)는 내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농장은 어디에 있고 규모는?

아산시 영인면에 있다. 농장 부지는 약 6600㎡(대략  2000평) 정도 되고, 현재 칡소 2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아침목장 농장 전경
아침목장 농장 전경

칡소를 선택한 이유는?

처음부터 칡소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건 아니다. 농장을 경영하다 우연히 칡소를 알게 됐는데, 때마침 아산시에서 토종소 보존을 위해 지원하는 사업과 맞물려 키우게 됐다.

화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화식은 아버지께서 시작하신 거다. 처음엔 일반사료를 먹였는데, 소들이 자주 아프고 소화를 잘 시키지 못하기도 했다. 해서 어떻게 하면 소가 건강해지고 소화를 잘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것이 여물을 끓여서 먹이는 방법이었다.

화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쇠고기의 맛이 좋아질 수 있나?

그건 아니다. 말했다시피 화식은 소의 건강과 소화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함이지 그것만으로 쇠고기의 맛 자체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 여물을 만들 때 풀만 넣는 것이 아니라 깻묵 단백피 라이그라스 알팔파 등을 배합하는데, 이때 들어가는 식재료들에 의해 쇠고기의 맛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또, 화식을 먹은 후 소들의 잔병치례 횟수가 줄어들었다. 감기도 확실히 덜 걸린다.

여물 제작방식이 전통방식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전통 여물은 볏짚을 푹 삶은 찜이다. 하지만 우리농장에선 앞서 말한 식재료를 배합한 후에 스팀하고, 소화를 돕고 질병을 예방하는 미생물 균종인 생균제를 넣어 약 7일 정도 발효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