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도미향 교수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도미향 교수
  • 남궁윤선
  • 승인 2017.11.3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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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는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지난달 14일 천안시청에서 한자녀 더 갖기 네트워크 운영사업 ‘출산장려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포럼은 출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학생, 청년 직장인, 신혼부부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을 주최한 남서울대 도미향 교수는 ‘천안시 출산장려정책과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도미향 교수는 천안시 출산·육아지원협의회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아동복지학과 학생들과 함께 출산장려 인형극, 동화구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도미향 교수에게 출산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출산장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전공 특성상 육아, 아이를 잘 기르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돌볼 아이들이 없어지지 않나? 그래서 왜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것인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최근에 출산율이 낮은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 고용, 주거의 불안정 등을 꼽는다. 그러나 내가 처음 출산에 관심을 가졌던 10년 전만 해도 양육부담으로 인한 출산파업 등이 근본적 원인이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렵고 양육비용이 높기 때문에 출산을 꺼려하는 여성의 수가 많았다. 전문가 집단과 정부의 노력으로 양육부담을 줄이기 위한 여러 보육정책이 나왔다. 대표적인 것은 무상보육. 정부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부산과 서울 등 대도시의 출산율이 채 1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원인이다. 출산율이 점점 주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구조적 문제, 사회적 변화로 보는 시선이 늘고 있다.

-. 외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일본은 20년 이상 출산장려를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지만 별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스웨덴과 프랑스가 있다. 스웨덴은 정부에서 아이 낳은 여성을 전방위로 지원하기 때문에 출산이나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은 찾아보기 어렵다. 양육수당 아동수당 등 지원이 다양하고 엄마 뿐 아니라 아빠의 육아휴가기간이 선택이 아닌 의무로 정해져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과 남성의 육아 참여가 출산율을 높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보육교사를 각 가정으로 파견하는 것이 성공한 정책으로 손꼽힌다. 기관에 맡기기 어려운 영아나 장애아 보육을 각 가정으로 파견된 보육교사를 통해 해결한다. 비용은 국가에서 부담한다. 우리나라의 출산 지원과 규모가 다르다.

또 남성의 육아 및 가사 참여도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우리나라 남성은 배우자 여성이 일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사노동 참여시간은 20년 전과 비교해 20분도 늘지 않았다는 통계가 있다. 남성과 사회전반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 천안시의 출산장려정책에 대한 평가는 무엇인가?

조사에 따르면 천안시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느끼는 천안시출산정책 인지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중앙정부의 정책은 매스미디어를 통해 잘 파악되는 상황이다. 중앙정부에 비해 예산이나 규모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또 3자녀 이상 지원 등의 정책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오히려 첫째 아이를 지원하는 것이 여러 가지 효과가 기대되지만, 예산확보 등의 과제가 선행되어야 한다.

-. 지원정책 외에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나?

다자녀를 출산한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해 보면 자녀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녀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을 심어주면 출산율이 높아지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출산 당사자가 될 청년들에게 자녀 양육에 대한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각 대학은 부모교육, 행복한 결혼 등의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남서울대에서는 통학버스에서 관련된 동영상을 틀거나 채플 시간을 이용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 창의인재 양성사업단은 영·유아를 위한 인형극&동화구연 ‘동생을 낳아주세요’를 선보이고 있다. 아동복지학과 학생들이 천안시청에서 공연했는데, 약 3000명의 유치원, 어린이집 원생들이 관람했다. 충남도청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공연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했나

공연을 위해 참가학생들과 동생에 대한 긍정적 내용을 담고 있는 동화를 찾아보았는데, 마땅한 책이 없다는 점에 놀랐다. 결국 학생들이 직접 대본을 만들었다. 남서울대 아동복지과 4학년 이윤미 학생이 동화구연팀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이윤미 학생은 “학생으로서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좋고, 관람한 아이들의 반응이 좋고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람이 있다”고 말한다. 또 자신이 세 자녀 가정에서 자라나 형제자매가 사회적 정서적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흥타령축제에서는 대학생 대상으로 출산장려 퍼포먼스 경연대회를 열었다. 대학생 100여명이 참여해 콩트 뮤지컬 노래 등 다양한 분야의 공연을 보여줬다. 이렇게 출산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 아이를 낳는 것 뿐 아니라 키우는 것도 어렵다. 전문가로서 조언은 무엇인가?

부모는 스스로 아이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아이의 잠재력을 이끌어주기 위한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감정적으로 수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옛날 엄마들은 아이를 위해 희생했다. 우리는 아이도 좋고 나도 좋은 것이 무엇일까를 궁리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즐거운 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분명히 아이를 키우는 일은 보람과 의미가 있는 일이다. 아이의 의견과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아동복지의 시작이다.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인정하자. 내가 해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요즘은 물질적으로는 풍요한데 심리적으로 행복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엄마가 자기욕구충족을 위해 아이에 집착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조정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