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과 천안아산신문의 협업으로 작성된 기사이며, 주민주도 지역문제해결 프로세스인 2022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실행 의제를 소개하고 성과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획되었다.

“분리배출을 하면 뭐해요, 한꺼번에 묶어서 가져가 버리는데”

재활용을 위해 분리배출을 하더라도 한꺼번에 ‘쓰레기’로 수거해가는 동네가 많답니다. 이해는 갑니다. 아파트처럼 여러 집이 모여 살지 않다 보니,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버리고 또 가져가기가 쉽지 않지요. 그러다보니 주민들이 집 앞에 분리해서 배출한다고 해도 수거 차량은 모아서 한 방에 가져가 버리는 곳들이 많다네요. 이러면 주민들은 분리배출의 필요를 못 느끼겠지요. 마을회관에 분리배출을 위한 장소를 마련해 둔다 해도 쓰레기 버리러 한참이나 가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한 일입니다. 아파트에 사는 저도 분리배출이 귀찮아서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곤 하는데.

시골 마을에서도 분리배출을 잘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당진시 순성면의 주민들이 모였습니다. 이 팀은 ① 환경보호를 주제로 하는 연극을 통해 주민들에게 재활용과 생활쓰레기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알리고 ②독서 토론과 겸하여 마을과 주민들의 쓰레기 처리 방식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③지역 행정복지센터와 함께 마을 쓰레기 수거 체계를 개선하는 3박자의 프로젝트를 고안했습니다.

연극과 독서 토론을 통해 마을의 문화 행사를 겸하여 치르니 특히 어르신들의 참여와 반응이 좋네요. 지금까지 세 마을의 주민들을 만났고, 순성면행정복지센터에서도 주의 깊게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습니다.

연극과 독서토론을 통해 쓰레기 분리배출 함께 고민 

이 프로젝트는 당진에서 활동하는 극단 ‘무지개 보따리’와 순성면행정복지센터의 공무원이 마을 주민과 함께 기획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작은 지역의 촘촘한 관계망은 준비와 진행을 위한 회의 때도 잘 드러났는데요. 마침 회의 장소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지나던 분이 함께 앉아 훌륭한 의견을 보태시기도 하고, 탁자에 앉은 사람들끼리 해결을 못 하는 고민을 전화 몇 통화로 뚝딱 해결해 보기도 했습니다. 서로서로 잘 알고 지내는 시골 마을의 공동체가 힘을 발휘했습니다. 몇 분이 마음을 먹고 시동을 거니, 이렇게 저렇게 한 분씩 보태져 즉석에서 팀이 만들어집니다. 멋진 말로는 테스크포스가 꾸려졌다고 할 수도 있겠고, 애자일(agile) 조직의 운영 방식을 보이기도 합니다. 멋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이 프로젝트를 조직하고 이끌어 가는 시골 마을의 주민들은 유연하고 역동적이었습니다. 물론 앞에서 달리시는 분들의 노고를 잊으면 안 되겠지만요.

농촌을 지나다 보면 쓰레기를 태우는 드럼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밭둑 등에 비닐 등 농업 폐기물을 묻어버리는 일도 잦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가까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주민들의 의식 부족만이 원인은 아니었습니다.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기에 너무 힘이 들고, 잘 분리한다 해도 모아둘 곳이 마땅치 않고, 성심껏 분리배출 한다고 해도 수거 과정에서 노력이 허사가 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당진시 순성면에서는 다시 한번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주민들은 잘 버리기로 마음을 모으고, 관청에서는 잘 수거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개인의 ‘행위’를 끌어낼 사회의 ‘구조’에 대한 고민이 함께 필요합니다! 쉽게 말하면, 쓰레기를 제대로 버릴 수 있도록 독려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순성면에서의 시도가 농촌 주민의 쓰레기 배출과 지역 수거 체계를 완전히 바꿀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이 시도가 참 귀합니다. 충청남도에는 아직 비도시지역에 30%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농촌을 재활용 사각지대라고 쉽게 말하기에는 절대로 적은 수가 아니네요. 저희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에서는 순성면 주민의 노력을 응원합니다! 어떠한 시도와 결과가 나타났는지 다 함께 관심있게 지켜봐 주세요.

문의: 041-574-9897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글: 충남지역문제해결플랫폼 김규희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