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보호수(保護樹), 관광 자원으로의 활용 방안을 찾아라!
천안의 보호수(保護樹), 관광 자원으로의 활용 방안을 찾아라!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2.10.0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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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ENA 채널의 인기 드라마였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는 어느 시골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 공사로 인해 수백년된 보호수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마을 주민들이 마을의 수호신이라 믿는 보호수를 보존해야 한다는 소송 장면이 나온다. 1%면 높다는 동 채널의 드라마 시청률은 최고 17.5%을 기록하였다. 또한 동 드라마로 인한 경남 창원시 대산면 북부리 에는 이 보호수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려드는 현상을 겪고 있다. 급기야 북부리 보호수인 이 팽나무는 결국 2022년8월 문화재청에 의하여 천연기념물 예고까지 되었다.

보호수가 모두 관광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다. 시골 지역을 다니다 보면 마을 입구에 큰 나무가 있는 것을 종종 본다. 마을 입구에 있는 보호수는 늘 넉넉해 보이며, 마을을 품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시골 노인들의 정다운 놀이터이기도 하다.

보호수란 100년 이상된 역사적·학술적 가치 등이 있는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등 3가지로 구분하며,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말한다. 목적에 따라 세부적으로는 명목(名木)·보목(寶木)·당산목(堂山木)·정자목(亭子木)·호안목(護岸木)·기형목(畸型木)·풍치목(風致木)등 7가지로 구분된다.

2021년 기준 전국에는 총 13,859본의 보호수가 있으며, 이중 충남에는 총 1,842본이 지정되어 전라남도, 경상북도 다음으로 전국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호수는 지방 산림청장, 또는 시도지사가 지정 또는 해제 권한을 갖고 있으며, 지방 산림청장이 지정한 보호수는 총 22본에 불과하다. 보호수는 삼림 보호법 제13조에 의거하여 관리되고 있다.

2012년 조사에서 천안에 있는 보호수는 총 228본인데, 2021년 11월 천안시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263본으로 2012년 보다 35본 늘어났다. 263본의 대부분은 느티나무이며 극소수가 팽나무, 은행나무, 왕버들 나무, 향나무, 모과 나무, 소나무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도 보호수로 지정되어야 할 마을 인근의 고목이 많이 남아 있다.

2006년 자료를 보면, 천안시 소재의 보호수중 95% 이상이 콘크리트 포장이나 복토 등으로 뿌리 발달 장애와 호흡 가능 장애가 나타나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지금은 생육 상태가 더 심각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보호수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접근성이 좋은 보호수중 주변 관광 자원을 연계한 관광 상품이 만들어진다면, 많은 개별 관광객(FIT)들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5명 국회의원들이 보호수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보호수 지정 대상을 확대하고, 관리. 이전, 지정 및 지정해제 절차와 행위 제한에 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산림 보호법’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보호수는 한 고을의 상징이며, 마을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관광 루트를 잘 개발한다면, 시골 관광(Rural tourism)의 허브(Hub)역할을 할수 있다.

천안시 성환읍 양령리에는 빈가 바로 옆에 수령이 800년 이상인 천연기념물 427호인 향나무가 있으며, 인근 대홍리에는 44본의 풍치목과 어룡리에 11본의 정자목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국보 7호인 봉선 홍경사 갈기비가 바로 옆에 있어, 개별 관광객들을 위한 관광 여행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문제는 향나무와 홍경사 갈기비 명칭을 천안만 넣고 장소의 중심 지역인 성환이란 지명을 모두 뺀 것은 장소성(Sense of Place)측면에서, 지역을 소외시킬 여지가 있으며, 거주민들의 소외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성환은 지명을 계속 유지한 반면, 행정 단위는 직산현-천원군-천안군-천안시로 통폐합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관광마케팅에서 고유성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지명은 가급적 정체성(Identity)을 최대한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군하리에는 400년 넘은 9본의 느티나무를 활용한 역사 체험 골목 투어를 운영중에 있다. 전북 군산시의 옥선면 선연리 마을에는 600년된 팽나무가 있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존을 설치하고 군산 관광 포토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광역단체로는 최초로 2021년 도내 총 2,026본의 보호수에 대한 전설, 민담, 설화 등을 조사하여 이를 스토리텔링화하고 이들을 관광 자원화 하는 노력에 나섰다.

천안시는 2017년 천안시 관내의 보호수 263본중 스토리가 있는 보호수를 중심으로 마을의 상징성, 보호수의 유래와 전설을 담은 홍보 책자를 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현재 그 자료는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가 않다.

최근 한 드라마를 통하여 보호수의 관광 상품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어, 천안시도 과거에 조사한 자료 데이터 베이스를 바탕으로 개발관광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고, 가능한 곳은 포토 존을 설치하여 많은 외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또한 천안의 보호수를 홍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 필자인 장태순은 천안이 고향으로, 한국 관광공사 컨벤션 뷰로 실장, 인천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부산관광공사 마케팅 본부장, 계명대학 호텔관광학과 교수 등을 역임한 현장형 관광·마이스 마케팅 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