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을 즐겁게 사는 사람들 '아산시은빛합창단'
노년을 즐겁게 사는 사람들 '아산시은빛합창단'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19.04.2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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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부르는 삶이 정말 행복해, 노래는 내 삶의 이유”
아산시노인종합복지관엔 노인들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매우 많다. 그중 은빛합창단(이하 은빛)은 한때 단원이 100여 명에 이르는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노래를 부르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이 정말 많았다. 또 단순 노래교실이 아니라 진짜 성악버전으로 노래하는 합창단이었기에 합창단의 매력은 더했다.

어르신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은빛합창단의 단원들과 지휘자를 만났다.
 

열정으로 무대 장악하는 합창단 
 
2011년부터 은빛합창단을 지도해온 김요성 지휘자는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생각을 잘못한 부분이 있다. 당시 내가 부족했다”며 아쉬워했다. 두성 발성 유무로 반을 나눈다는 게 실력으로 반을 가른 게 되어 어르신들의 서운함을 샀던 것.
 
왼쪽부터 홍종원 단장, 김요성 지휘자, 류진희 단원

그러나 은빛은 쉼 없이 발전을 거듭하며 이순신축제, 설화예술제 등 아산시 주요행사에 빠짐없이 공연하는 감초합창단이 되었다. 아산시 무대에만 나가는 합창단이 아니다.

충남도민체전이나 전국생활체전, 충남합창경연대회에도 출연한다. 2016년 충남대회에서는 아산시 대표로 참가해 유일하게 기립박수를 받으며 장려상인 ‘예쁜상’을 수상했다. 또 자체 정기공연을 매년 진행하며 실력향상의 뿌듯한 보람도 느낀다.
 

2012년부터는 라면음악회에 출연해 이웃사랑의 나눔을 실천하는 무대를 펼쳤다. 라면음악회는 올해 총 300여 박스 정도 라면을 기부받아 적십자에 전달했다.

은빛은 아산시합창페스티벌에서도 매년 존재감을 뿜는다. 올해 14회째 페스티벌이 열리며 5월 25일 (토) 아산시평생학습관 공연장에서 한층 발전한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요성 지휘자는 “은빛합창단에는 만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데 90세가량 노인도 있으며 80대만 10명일 정도로 노년층의 활약이 크다. 평균 연령이 70대 중후반”이라며 “어르신들이 노래로 삶의 생기가 생긴 듯하다. 매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연습하는데 일찍 끝나면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며 웃었다.
 

“노래 불러서 젊고 즐겁게 살아요” 
 
은빛합창단 단장을 맡은 홍종원(71)씨는 노래 부르는 합창단에 다닌다는 게 마냥 즐겁다. 얼굴에 근심은커녕 시종일관 누가 봐도 건강하고 즐거운 미소가 흘렀다. 노래 덕분에 성격도 밝아졌다는 그다.

“처음엔 노인복지관이 아무 할 일 없는 노인들이 다니는 곳인 줄 알았어요. 근데 합창단이 있는 거예요. 6년째 노래 부르며 살아서 그런지 하루하루가 즐겁고 우린 다 젊게 살아요.” 유쾌하게 웃는 홍 단장의 표정에 진심 즐거움이 묻어났다.
 

깔끔하고 말쑥한 양장 차림의 류진희(74)씨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봄빛 물씬 풍기는 신여성 이미지다. 젊었을 때 합창단에서 노래 좀 했던 류씨는 2011년 아산에 이사 와서 바로 합창단을 찾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노래 부를 수 없는 인생은 암울한 거 같아요. 음악 없는 인생은 어떻게 살까 싶어요. 생각대로 소리 내는 게 쉽지 않지만 노래 부를 땐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다 토해내는 느낌이에요. 아주 기쁘고 즐거워요.”

어르신들은 전문성악인과 달라 노래 한 곡 익히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그런데도 노래 부르는 어르신들 삶에는 활기와 생동감이 펑펑 솟아나고 있음이 느껴졌다. 스스로 노년의 삶을 즐겁게 가꿔나가는 비결, 그들에겐 노래 부르는 시간이 늘 함께했기 때문이었다.
 
문의 : 010-9840-9182
 
노준희 기자 dooaiu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