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원으로 여행가자! 천안시티투어버스 탑승기
4천원으로 여행가자! 천안시티투어버스 탑승기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3.04.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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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이 끝나고 겨우내 움츠렸던 여행 본능이 서서히 꿈틀거리는 시간. 전국 어디로 떠나도 다 좋은 계절이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도시부터 조금씩 알아가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단돈 4,000원과 점심값 정도면 가능한 천안시티투어버스 탑승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천안시티투어버스를 타려면 전화예약부터 해야 한다. (041-521-2038). 예약자가 10명 이하면 투어는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4월 11일 투어는 여행객 모집이 되지 않아 운행이 취소되었다. 전화로 4월 18일 화요일 투어를 예약하고 기다렸더니 탑승 하루 전날 확인 전화가 온다. 비 예보가 있어 비가와도 진행하느냐는 물음에 인원만 차면 출발한다고 한다.

티켓 발권과 탑승은 천안 시외버스 터미널 앞 관광안내소와 천안역 동부광장 안내소에서 가능하다.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서 발권했다면 고속버스 터미널 앞 본죽까지 500여 미터를 걸어가야 시티투어 승강장 안내판이 나온다, 관광안내소 앞 교통 혼잡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이날 터미널 앞 탑승객은 천안시민 4명이었고 두 번째 탑승 장소인 천안역 동부광장 맞은편 IBK 기업은행 앞 탑승객은 타 도시에서 온 11명이었다. 이 중 9명은 한국폴리텍 대학 학장 출신 퇴직자 모임을 천안에서 하게 되어 서울 경기도 충북 등에서 기차나 전철을 타고 천안으로 온 후 투어버스를 탔고, 나머지 2명은 평택에서 왔다. 총 예약자는 25명이었으나 비가 와서 취소한 사람이 많다고 한다.

천안역에서 승객이 모두 탑승하자 차량에 함께 탄 천안시청 소속 가이드가 마이크를 들고 안내를 시작한다. 삼거리 초등학교를 지나며 오른쪽으로 보이는 삼거리가 바로 서울, 경상도, 전라도로 갈 수 있는 삼거리다, 왼쪽은 천안의 상징 능수버들이 있는 삼거리 공원이다, 다시 오른쪽은 삼거리 주막의 원래 모습이다, 저기 동상은 충무공 김시민 장군이다 등등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해설하고 퀴즈도 진행하니 투어버스 안 분위기가 금세 화기애애해진다.

박물관을 지나 좌회전한 버스는 취암산 터널을 지나 10시 30분에 유관순 열사 생가에 도착한다. 생가를 돌아보고 유관순 열사 사적지에서 사진도 찍고 묵념까지 마치면 시간은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버스가 일행을 순대국밥 거리에 내려놓으면 자유롭게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에 다시 차량으로 돌아오면 된다. 순대국밥과 함께 마신 막걸리에 흥에 겨운 탑승객의 시 낭송을 들으며 버스는 어느덧 독립기념관에 도착한다, 투어버스의 장점은 동선이 긴 독립기념관 안을 차를 타고 쓱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통일염원의 동산 코앞까지 차를 타고 들어가 개별관람 때는 해 보기 어려운 타종도 해 볼 수 있다. 겨레의 탑부터 겨레의 집까지 충남문화관광해설사회 소속 해설사가 진행하는 꼼꼼한 해설을 들으며 독립기념관 안으로 들어오면 다시 1시간 동안 자유 관람시간. 내부관람을 하던 함께 온 지인들과 야외에서 담소를 나누던 자유. 오후 3시 30분까지 겨레의 집 바로 옆에 주차된 차로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 독립기념관을 빠져나와 이동녕 선생 기념관을 거쳐 마지막 목적지인 타운홀로 오면 시간은 어느덧 오후 4시 40분. 천안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47층 타운홀 전망대 카페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어줄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면 천안시티투어는 마무리된다.

취암산 터널을 지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동학농민전쟁의 격전지 세성산의 설명이 없었던 점, 유관순 열사 사적지 내 순국자 추모각에서 지역의 독립운동의 숨은 주역 김구응 최정철 열사에 대한 한마디 언급이 없는 해설은 살짝 아쉬웠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천안의 역사와 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이만한 여행은 또 없을 것 같다,

이번에 한국폴리텍 대학 퇴직 학장모임을 천안시티투어버스로 이끈 장본인인 한동룡 (75, 천안 청룡동 거주) 씨는 경로할인을 받아 2천원에 이런 좋은 투어를 이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며 천안시티투어를 격찬했다.

천안시티투어는 정규코스, 주말코스, 체험코스 세 종류도 진행된다. 정규코스는 화, 목요일 유관순 열사 생가지와 독립기념관을 도는 역사문화코스로 진행되고, 주말은 빵 체험 후 성성호수공원을 산책하는 빵카 달달코스, 그리고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운행되는 체험코스(부정기, 한시적)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관람(공연료 5천원 별도)을 할 수 있다.

글 최영미 마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