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국제 전시컨벤션 센터,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충남 국제 전시컨벤션 센터,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3.01.13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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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은 전국 광역단체 중 경제 규모가 3위 

2020년 기준 충남의 실질적인 지역 내 총생산(GRDP)은 112조 원으로 경기도(467조 원), 서울(413조 원)에 이어 전국 광역단체 중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해 인구는 경기도 1,340만명, 서울 991만명, 충남이 211만명이니 어찌 보면 충남이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부유한 지자체이다.

9,600여 개의 제조업체 중 천안시, 아산시, 당진시 등 3개 기초단체에 위치한 제조업체는 총 6,600개로 충남 전체 제조업체의 69%가 충남 북부에 몰려 있다.

전국의 광역단체 혹은 기초단체에 크고 작은 전시 컨벤션 센터가 건립되어 이미 운영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충남 국제 전시컨벤션는 아직도 설계 중이다.

독일식 전시장은 건립비가 저렴하고 운영이 효율적

2021년 충남 국제전시컨벤션센터 설계 당선작이 선정되어 아직 착공식도 못 갖은 상태이다. 애초 컨벤션 센터는 2022년, 2024년, 2025년 완공 등 이야기가 나왔으나, 지금 상태로 간다면 2026년에나 시험 가동을 거쳐 공식 개관이 가능할 듯하다.

독일의 전시장(Messe)은 단층 컨테이너 식으로 지어져 필요하면 계속 붙여 짓는 형태로 건립된다. 반면, 한국은 미관을 중시하여 건축비용도 매우 높다. 독일식 전시장이 훨씬 효율적이고 편리할 수 있으나,한국은 토짓값이 비싸니 2층까지 올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시컨벤션 센터는 연면적이니 부지면적이니 하는 말은 의미가 없다. 국제전시 산업협회(UFI)는 전시컨벤션 센터 크기의 순위를 매길 때 순수 전시 시설 규모가 얼마인지 만을 갖고 평가한다.

충남이 전국 광역 단체 중 경제 규모가 3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건립할 전시컨벤션센터는 전시 시설이 애초 계획 1만 제곱미터에서 9000㎡로 축소되고, 회의 시설은 6,150제곱미터에서 4,768㎡로 축소되어 충남의 경제 규모에 맞지 않는 꼬마 전시컨벤션 센터로 지어질 듯하다.

 

전시 시설 축소 이유가 다소 애매하다. 대전이 7,500㎡, 울산이 8,000㎡, 충북이 1만 368㎡이므로 그러한 수준으로 축소하여 결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충남의 경제 규모나 제조업체 수가 그들과 비슷한가? 충남 북부는 천안, 아산, 당진 그리고 평택을 아우르는 신 경제권이 이미 형성되어 있어 그들 지역과는 전혀 다른 경제 규모와 MICE 산업 성장잠재력을 갖춘 지역이다.

또한, 충남 북부 인근에는 수출입항인 평택항이 있다. 평택항은 전국 5위의 물동량을 기록하고 있는 항구이나, 여객 수송실적은 3위, 자동차 처리는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항구이다.

따라서 애초 10년 앞을 보고 2만 제곱미터 이상의 전시장을 계획했어야 수익 모델도 만들고, 전국 전시 컨벤션 센터와 경쟁을 할 수 있으며, 충남 북부를 전시 산업 중심 MICE 지역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추후 추가 확장 공사는 승인 과정도 번거롭고 추가적인 재원이 많이 소요된다.

전시 컨벤션 센터의 제1 수입원은 전시 시설 임대

전시 컨벤션 센터의 수익을 안겨다 주는 재원은 무엇일까? 전시 공간 임대사업이 단연 1순위이다. 전시 시설은 행사 전 선불로 임대료를 받고, 전기 등 부대 비용도 행사 주최자가 별도 정산한다. 따라서 전시 시설업자인 전시 컨벤션 센터는 손해 볼 일이 없는 사업이다.

반면, 회의 시설은 식사가 포함된 행사 시 그런 시설에 한해, 시설 및 냉난방을 무료 이용하게 되어 있어 수익 창출에는 그리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크고 작은 회의를 매번 유치를 위하여 너무 많은 마케팅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전시컨벤션 센터의 수익모델은 전시장 임대를 우선순위로 해야 한다.

11만 제곱미터의 전시 시설을 확보한 고양의 전시장 킨텍스는 국내 1위, 세계 62위이며, 부산 벡스코는 46,000제곱미터로 국내 2위, 그다음은 대구의 EXCO 전시장이 37,000제곱미터, 서울의 코엑스가 36,000제곱미터, 인천의 송도컨벤시아가 14,000제곱미터 순이다.

전시 시설이 작다는 것은 대형 프리미엄 전시회 개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은 전시회를 유치하거나 기획해서는 전시 기획자(PEO)들이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대구나 인천이나 창원의 전시컨벤션 센터가 전시 시설 확장 공사를 한 것이다.

전시컨벤션 운영 주체는 시너지 효과를 주는 기관으로 

그다음은 누가 전시컨벤션 센터를 운영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인천, 대전, 울산은 관광 마이스 관련 지방공사나 재단법인, 광주는 단독 지방 공기업 형태로, 고양 킨텍스, 서울 코엑스, 제주 컨벤션 센터는 주식회사, 창원은 코엑스 위탁 운영으로 경영하고 있다.

어느 형태이든 장단점이 있으나, 관광·마이스 업체가 많지 않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충남 같은 광역단체는 관광·마이스 관련 재단이 국제회의 전담 기구인 컨벤션 뷰로와 함께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 최적의 선택일 수 있다.

전시 컨벤션 센터는 비즈니스 창출의 중심지인 동시에 한 도시의 랜드마크(Landmark)이다.

부디 충남 전시컨벤션 센터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지속 가능한 전시회를 부단히 발굴하여 개최하고 충남 산업과 연관된 국제회의를 다수 유치하여 충남의 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전시컨벤션 센터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관광 마이스 칼럼니스트 장태순 

필자는 천안 출생으로 한국관광공사 컨벤션 뷰로 실장, 인천 송도컨벤시아 초대본부장, 부산관광공사 마이스 본부장 및 계명대학교 마이스 담당 교수를 역임한 현장형 마이스 전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