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처럼 바다랑 함께 살아요 ‘반려해변’
반려동물처럼 바다랑 함께 살아요 ‘반려해변’
  • 천안아산신문
  • 승인 2022.11.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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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스, 송림해변 분양받아 해변 정화 활동 펼쳐

반려해변? 반려동물, 반려식물은 들어봤어도 반려해변은 처음 듣는데.

최근 심각해지는 해양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는데 반려해변 제도도 그중의 하나.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을 중심으로 시행되는 ‘반려해변 제도’는 반려동식물을 소중하게 돌보듯 해변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살피는 제도이다. 기업·단체·학교 등이 특정 해변을 맡아 해변을 깨끗하게 가꿔 해양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해변을 반려동물처럼 돌보는 반려해변제도

반려해변 프로그램은 1986년 미국 텍사스(Texas)에서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근원적이고 장기적인 대응 수단으로써 개발한 해변입양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여 국내에 적합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이다. 특정 해변을 기업 또는 단체가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아끼고 사랑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이 제도는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높이고, 발생 원인에 초점을 맞춘 해결책을 찾는 데 있다.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해변 정화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나아가 해변 정화 활동에 그치지 않고 수거한 해양쓰레기의 종류와 수량을 참가자가 기록함으로써 그 데이터를 정책 수립을 위한 소중한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제1회 반려해변 전국대회
제1회 반려해변 전국대회

반려해변과 짝꿍이 된 기업과 단체는 2년간 해변을 돌본다. 1년에 3회 이상 해변 주변에 있는 쓰레기를 줍는 등 해양정화 활동을 해야 하고, 해양 환경 보호 캠페인도 1년에 1회 실시해야 한다.

2022년 현재는 전국 8개 지역의 65개 해변을 87개의 기업과 기관이 맡아 관리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에 따르면 올해 약 100회에 달하는 반려해변 정화 활동이 이뤄졌으며, 지난 9월까지 전국에서 2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약 45t(톤)에 이르는 쓰레기를 수거했다. 반려해변은 충청남도가 가장 많은 수로 16개의 해변을 18개의 기업·기관이 돌보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송림해변을 돌보다

송림해변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가 된 지역으로 해마다 도요새·물떼새와 기러기, 오리류가 찾아오는 곳이다. 특히 알락꼬리마도요와 개리, 저어새 등 국제 멸종위기종이 도래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서천군 장항읍 송림해변
서천군 장항읍 송림해변

소중한 자연유산인 송림해변을 보전하기 위해 서천지역의 사회적기업, 환경단체가 뭉쳤다. 오르비스, 뜰앤향기, 에코새로쓰다 등은 지역의 환경단체와 함께 그린어게인을 설립하였고 최근에는 송림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지정받았다.

이들은 반려해변에 모여 정기적으로 해안정화 활동을 하고 쓰레기들을 분리하여 배출한다.

반려해변 정화활동
반려해변 정화활동

오르비스 이재훈 대표는 “한 시간가량 수거한 무게를 측정해 보니 4kg 정도 되었어요. 허리를 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뾰족한 유리 조각들이 해변에 끝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조개 캐기 체험이 진행되고 있는 해변인 만큼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 되더라고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수거된 해양쓰레기
수거된 해양쓰레기

업사이클링 전문 제작업체인 오르비스는 해양정화 활동으로 수거한 쓰레기 중 유리 조각을 따로 수거하여 세척 후 주얼리를 제작한다.

주민들에게 반려해변이란 제도를 알리고 홍보하여 주민참여 비치코밍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국 해양쓰레기 콘퍼런스에서 개최한 ‘제1회 반려해변 전국대회’ 에 참여하여 입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충남 사회적경제 임팩트 IR 경연대회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해양쓰레기에 대한 문제성을 인식하고 해양 유리 쓰레기를 수거하여 주얼리로 업사이클링 하는 사업 아이템으로 우수상을 받았다.

사회적경제 임팩트 IR대회 우수상
사회적경제 임팩트 IR대회 우수상

이 대표는 “바다에서 수거한 유리병 쓰레기들을 활용해 바다유리주얼리로 재탄생시켰다. 취지에 공감하는 많은 분께서 구매하고 계셔서 힘이 난다.”라며 “바다가 없으면 사람은 살아갈 수가 없다. 소중한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활동을 꾸준히 펼쳐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오르비스 바다유리 주얼리
오르비스 바다유리 주얼리

※ 참고자료

충남의 연간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약 1만8535t으로, 육상기인 쓰레기 1만1292t, 해상기인 쓰레기 7243t이다. 특히 육상기인 쓰레기는 금강에서 유입된 초목류가 약 78.7%로, 해상기인 쓰레기는 어선어업에 따른 발생량이 49.4%로 각각 가장 많이 차지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휴가철 해안 쓰레기 평균 수거량은 매년 약 7만8천 톤으로 전체 해양쓰레기의 69%를 차지한다. 이중 플라스틱이 전체 해양쓰레기의 약 60%를 차지한다고 한다.